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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삼성' 띄운 이재용…부사장단 힘 실은 정의선…위기 속 드러난 '오너본색'

[4대 그룹 인원인사 보니]

이재용 사업부간 융합 위해 조직개편…고객경험 'X'도 강화

정의선 핵심 보직에 측근 대거 포진 시켜 차세대 리더십 육성

최태원 반도체 등 북미 투자 강화…SK㈜ 투자사로 본격 전환

구광모 70년대생 젊은 임원 대거 중용…지휘부 역동성 높여





17일 현대차그룹을 끝으로 마무리된 4대 그룹 인사에는 그룹 총수들의 미래에 대한 위기의식과 경영철학이 고스란히 담겼다. ‘뉴 삼성’을 외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사업부 간 ‘융합’을 통해 미래에 대한 돌파구를 찾았고 회장 취임 2년 차를 맞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아버지 정몽구 명예회장의 측근들을 퇴진시키며 자신만의 친정 체제를 구축하고 미래 사업 전문가들을 전진 배치했다.

삼성을 비롯해 현대자동차·SK·LG 등 4대 그룹이 올해 만족할 만한 실적 개선을 거둔 만큼 연말 인사에서 잔칫집 분위기를 기대하는 시각이 적지 않았지만 현실은 정반대였다. 재계 총수들은 산업의 대전환기를 맞아 강력한 혁신 의지와 함께 조금도 방심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인사에 담아냈다.

미국 출장에서 “냉혹한 현실을 직접 보고 오니 마음이 무겁다”고 한 이 부회장은 귀국하자마자 단행한 인사에서 김기남·김현석·고동진 ‘트로이카’를 전원 교체했다. 불확실한 대외 환경과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혁혁한 경영 성과를 고려할 때 수뇌부가 유임될 것이라는 세간의 예상이 완전히 빗나간 ‘파격’이었다.



삼성전자는 기존 모바일(IM) 부문과 소비자가전(CE) 부문을 하나로 합쳐 DX 부문을 신설하고 한종희 부회장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이번 인사는 이 부회장이 생각하는 뉴 삼성의 지향점을 엿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DX 부문의 조직 개편에서는 미래 시장 진입을 위한 삼성의 고민이 고스란히 녹아들었는데 소비자 경험(experience)의 약어 ‘X’를 DX 부문은 물론 무선사업부에서 새롭게 이름을 바꾼 MX사업부·CX센터 등에도 활용한 점이 포인트다. 정보기술(IT) 하드웨어 기기 생산을 넘어 각종 사물을 하나로 묶는 사물인터넷(IoT)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사전 준비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부회장은 최근 취임사를 통해 “기존의 사업부와 제품 간 벽을 허물어야 한다”며 ‘원 삼성’을 강조했는데 이 같은 통합을 토대로 하는 소비자 경험의 극대화가 이 부회장의 뉴 삼성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현대차그룹은 세대교체를 통해 정 회장 체제에 힘을 더했다. 정 명예회장 시절 그룹의 중심부를 지키던 이른바 ‘MK 사단’은 모두 물러났다. 지난해 인사 당시 부회장단 가운데 유일하게 자리를 지킨 윤여철 노무 총괄 부회장과 국내 생산을 이끌어온 하언태 사장이 이번 인사에서 퇴진했고 이원희 현대차 품질 담당 사장, 이광국 현대차 중국사업 총괄 사장 등도 일선을 떠나 고문으로 선임됐다. 빈자리는 차세대 리더십으로 꼽히는 부사장단이 채웠다. 윤 부회장이 맡던 업무는 정상빈 정책개발실장 부사장이, 울산 공장은 국내 생산 담당인 이동석 부사장이 맡는다. 주요 보직을 맡고 있던 수장들이 일제히 교체되면서 취임 2년 차를 맞은 정 회장의 친정 체제도 한층 견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지난 11월 대규모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구 회장은 그룹을 진두지휘하는 ㈜LG를 탈바꿈시키며 자신의 색깔을 드러냈다. 먼저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권영수 부회장에서 권봉석 부회장으로 교체한 데 이어 부사장급 이상을 기존 9명에서 5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였다. 지주회사 팀장에는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 초반 출생의 임원들을 선임했다. 지휘부를 젊고 역동적인 조직으로 만들며 구광모식 경영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SK그룹 임원 인사 역시 미래 준비에 초점이 맞춰졌다. 신규 임원 133명 가운데 67%는 첨단 소재와 그린·바이오·디지털 등 신규 성장 분야에 집중됐다. 임원 수는 지난해(103명)보다 크게 확대돼 잠재 최고경영자(CEO) 후보군도 많아졌다. 북미 지역에 힘을 싣는 모습도 눈에 띈다. 반도체·에너지 등 미국 사업 비중이 큰 관계사들이 북미 조직을 신설한 가운데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북미 사업을 강화·확대하는 조직인 ‘미주사업’ 총괄 업무도 겸임한다. 낸드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에 역량을 쏟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장동현 SK㈜ 사장의 부회장 승진도 비슷한 맥락이다. SK㈜는 첨단 소재, 그린, 바이오, 디지털 등을 4대 핵심 사업으로 정하고 ‘투자 전문 회사’로의 본격적인 전환을 선언했다. 장 부회장이 주도하는 신규 투자로 SK그룹에도 많은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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