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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부터 인재·권력체제까지 시각차…尹 선대위 '삼두마차' 살얼음판

☞삼두마차 : 윤석열-김종인-이준석

◆불협화음 커지는 '尹 선대위'

'김건희 사과' 놓고 지도부 고성

'페미' 신지예 영입엔 반발 터져

金 "내각제" 尹 "대통령제" 괴리

"시스템의 함정 빠져…원팀 위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0일 강원도 철원군 육군 3사단 백골부대 전방관측소(OP)를 찾아 전방 지역을 바라보고 있다. /권욱 기자




국민의힘 지도부가 20일 하루에만 세 차례 부딪쳤다. 지난 3일 당무를 거부하며 지방행을 택한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대선 후보가 손을 잡고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추대한 ‘울산 합의’ 이후 보름여 만에 선대위 내부에서 묘한 진동이 느껴지고 있다. 이날은 김건희 씨의 허위 경력 의혹에 대한 대응과 여성운동가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 영입을 둔 갈등이 당내에서 그치지 않고 외부로 표출됐다. 김 위원장도 윤 후보의 주장과 다른 ‘내각제 개헌론’을 들고 나오면서 선대위 ‘원팀’ 구조에 미세한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①윤석열 없는 선대위 회의에서‘김건희 사과’ 지도부 고성 싸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선대위 회의장에서는 고성이 흘러나왔다. 회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이 대표와 조수진 공보단장이 윤 후보의 부인인 김 씨의 허위 경력 의혹을 두고 말싸움을 벌였다. 이 대표는 기민한 대응을 요구했는데 조 단장이 “윤 후보의 지시만 듣겠다”는 취지로 답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윤 후보가 없는 선대위 회의에서 지도부가 공개적으로 부딪친 것이다.

김 씨 논란에 대한 대응을 두고도 지도부에서 신경전이 벌어졌다. 김 위원장은 “네거티브 전쟁은 그만하라”고 주문했다. 또 “(윤 후보의) 사과가 불충분하다고 생각해서 국민들이 새로운 것을 요구한다면 순응할 자세를 갖고 있다”며 추가 사과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하지만 전날 선대위는 지난 17일 윤 후보의 사과로 해당 논란의 책임을 졌다고 보고 가짜 의혹 제기를 반박하며 공세로 전환한 상태였다. 나아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아들 도박 의혹 등을 검찰에 고발할 계획도 김 위원장이 강경 대응에 선을 그으면서 취소됐다.

윤석열(오른쪽부터) 국민의힘 대선 후보,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으로 영입된 신지예 한국여성정치 네트워크 대표,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회 위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새시대준비위원회 사무실에서 열린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권욱기자


②이준석과 대립각이었던 ‘페미’ 신지예 영입…공개 반발도

이 와중에 선대위가 여성운동가 신 대표의 영입을 발표하면서 지도부에서 불붙은 갈등의 불씨가 당 전체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신 대표는 소위 ‘페미니스트’로 국민의힘의 새 지지층으로 분석되는 ‘이대남(20대 남자)’ 사이에서 비판을 받고 있는 인사다.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회 위원장이 20대 여성까지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 삼고초려 끝에 신 대표를 영입했다. 윤 후보도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같은 정당에 있으면서 그 안에서 토론하고 결론을 도출해야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정당이 된다”고 말했다.



윤 후보가 힘을 실었지만 반발이 터지는 것은 막지 못했다. 경선 과정에서 윤 후보 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하태경 의원은 공개 입장문을 통해 “젠더 갈등을 격화하는 페미니스트 신지예 영입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윤 후보를 겨냥해 “윤석열 선대위의 시선이 우려스럽다”고도 말했다.

홍준표 의원도 거들었다. 그는 자신이 만든 청년 플랫폼에서 신 대표 영입에 관한 질문에 “잡탕밥도 찾는 사람이 있다”고 답했다. 보수 진영이 추구하는 지향점과는 맞지 않는 인사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당원 게시판에도 이날 신 대표의 영입을 비판하는 글들이 쇄도했다. 이 대표 역시 “김한길 위원장의 의사는 존중한다”면서도 “당의 기본적인 방침에 위배되는 발언을 하면 제지·교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불편한 시각을 드러냈다.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권욱기자


③金 “내각제가 효율적” …尹 “국민은 대통령제 선호” 시각차

눈여겨볼 대목은 ‘킹메이커’인 김 위원장과 윤 후보의 화학적 괴리도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김 위원장은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내각제가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윤 후보가 공개 토론회에서 “일반 국민은 대통령제를 많이 선호한다”고 했음에도 김 위원장이 내각제를 거론한 것이다. 당내에서는 김 위원장이 ‘매머드 선대위’에서 이미 대통령이 되기도 전에 제왕이 되고 있는 윤 후보를 겨냥했다는 해석까지 내놓고 있다. 선대위의 의사 결정이 윤 후보를 둘러싼 소수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행태를 우회적으로 지적했다는 것이다.

김 씨 논란과 대응, 영입 인사 문제 또한 선대위 수장인 김 위원장조차도 ‘패싱’했다는 말까지 돌고 있다. 홍 의원은 “밖에서 보면 우리 당 선대위는 세 갈래로 갈라져 있다”며 “김종인 총괄위원장 그룹, 김한길 새시대위원회 그룹, 그리고 속칭 파리떼 그룹”이라고 저격했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도 “측근을 거쳐 윤 후보에게 보고되는 선대위는 ‘시스템의 함정’에 빠져서 신속한 의사 결정이 어려운 구조”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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