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대 금융지주사의 배당액이 역대 최대 수준인 4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이 전망되는 가운데 금융 당국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수준으로 배당 성향을 맞추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기 때문이다.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는 올해 배당 성향을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의 26% 안팎 수준으로 되돌리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지난해는 코로나19 특수 상황이라 금융 당국이 배당 제한을 뒀지만 금융지주의 건전성에 큰 문제가 없었다”면서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금융 당국이 올해는 2019년도 배당 성향을 참조할 것을 언급했고, 지주들이 당국의 의견에 공감하고 따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2019년도 기준 각 금융지주사의 배당 성향은 KB금융·신한지주·하나금융지주가 각각 26%, 우리금융지주가 27%였다. 배당 성향은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 비율이다.
4대 금융지주의 올 3분기 누적 총 당기순이익은 12조 2,11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증가했다. 올 4분기도 이 같은 성장세를 이어가면 4대 금융지주의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총 14조 6,00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각사가 2019년도 배당 성향 수준을 복원할 경우 연간 배당금 총액은 역대 최대 수준인 3조 8,000억 원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2019년도의 4대 지주 배당금 총액과 비교해 1조 원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4대 금융지주의 최근 3년간 배당금 추이를 살펴보면 2018년 2조 832억 원, 2019년 2조 8,671억 원, 2020년 2조 2,929억 원이다.
앞서 은행권은 중장기 배당 성향 목표를 30% 안팎으로 정하고 배당 성향을 높이는 주주환원 정책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금융 당국이 코로나19 불확실성에 대비해 배당 성향을 20% 이내로 제한하라고 권고하면서 대다수 금융지주가 배당을 일시적으로 줄였다. 당국의 배당 제한 권고의 행정지도가 지난 6월 종료된 데다 올해 은행권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돼 배당금 총액은 눈에 띄게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코로나19 신종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아 불확실성이 커진 점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