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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기업결합 지연·신규 플랫폼 진출 제동 '작심비판'

[최태원, 공정위에 쓴소리]

M&A 심사 등 까다로운 규제

시장 탄력 대응 걸림돌로 작용

"기업 이해 폭 넓혀달라" 요청

최태원(오른쪽)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조성욱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을 초청해 개최한 정책 강연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이번 작심 발언 키워드는 ‘탄력 운영’이다. 업계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의 타이트한 규제가 국내 기업들 간 기업 결합이나 신규 플랫폼 사업 진출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최 회장은 공정위에 융통성 있는 의사 결정으로 자유로운 기업 활동을 보장해 달라는 의견을 적극적으로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13일 “공정거래법이 40년 만에 전면 개정돼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제정안’과 ‘전자상거래법 개정안’ 등 중요 법안이 입법 추진 중에 있다”면서도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서 불리한 점이 없도록 공정거래 정책의 탄력 운영을 바라는 목소리가 많다”고 주장했다. 또 “오늘 강연은 기업들이 ‘공정거래 정책’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려 마련한 자리지만 정책 당국에도 기업들 입장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조성욱 공정위 위원장은 이날 강연에서 2022년 비전을 소개하며 △온라인 플랫폼 불공정 행위 감시 △대기업 총수 일가의 사익 추구 및 대기업 부당 거래 제재 △기업 결합으로 발생하는 독점화 제재 등으로 공정 경쟁이 가능한 평평한 운동장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최 회장 발언대로 공정위의 방향성과 규제가 국내 기업들이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을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국내 산업계에서 시도되고 있는 대기업 간 결합이 공정위의 까다로운 심사 절차로 ‘타이밍’을 놓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의 예가 대표적이다. 양 사가 추진해오던 인수합병(M&A)은 끝내 결렬됐다. 공정위가 양 사의 M&A 심사를 유예한 가운데 유럽연합(EU) 경쟁 당국이 최종 반대로 입장을 정리하면서다. 이로써 공정위는 저가 수주, 과당 경쟁의 원인으로 꼽혔던 국내 조선 업계의 빅3 체제를 빅2 체제로 개편할 절호의 기회에 제 역할을 못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EU 경쟁 당국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독과점을 우려하며 양 사의 M&A를 막을 것이라는 우려는 오래전부터 나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공정위가 나서 먼저 합병 결론을 내줘 양 사의 M&A 당위성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근 화두가 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기업 결합도 지지부진하다. 양 사 통합은 공정위가 심사 1년 만에 조건부 승인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9부 능선은 넘었다. 하지만 당국은 1년 넘게 시간을 끌고도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한 데다 통합 이후에도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한 조건을 내걸었다.

공정위는 이달 말 전원회의를 열고 조건부 승인을 위한 심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다만 조건부 승인을 담은 공정위 심사 보고서에 슬롯 반납과 운수권 재분배와 같이 경쟁 제한성 해소를 위한 구조적 조치들이 부각된 점은 부담이다. 항공 업계는 공정위의 판단이 최종 확정돼도 세계 10위권 글로벌 네트워크 항공사의 등장이라는 초기 목표 달성이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한다.

공정위가 ‘디지털 공정 경제’를 내세우며 온라인 플랫폼 규제를 추진하는 것도 기업에는 부담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플랫폼 사업자와 입점 업체 간 의무적으로 계약서를 작성하고 교부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인데 빅데이터가 핵심인 국내 플랫폼 기업들이 영업 비밀을 공개하게 될 것을 걱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국 플랫폼을 규제한다고 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며 “정부 때문에 디지털 경제가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와 기업인들의 목소리를 종합한 최 회장은 공정위에 융통성 있는 정책을 만들어 달라는 의견을 직접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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