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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MC' 허참, 쓰러트린 간암…생존율 37% 올리는 방법은

간암은 국내 발생률 7위…3명 중 2명은 5년 이내 사망

초기 간암 치료성적 높지만 대부분 무증상…진단 어려워

B형간염 감염 시 간암 위험 100배↑…고위험군 검진 필수

MC 허참 /연합뉴스




25년간 ‘가족 오락관’을 진행하며 ‘국민 MC’라 불렸던 방송인 고(故) 허참이 지난 1일 간암으로 별세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투병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지난해 연말까지 방송활동을 이어온 사연이 알려지며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간암은 간내 담도암·간세포암·육종 등 간에서 발생하는 악성종양을 통칭하는 용어다. 간세포 자체에서 발생하는 간세포암(HCC)이 전체 간암의 90% 이상이어서 흔히 간암과 같은 개념으로 불린다. 간암은 국내에서 7번째로 발생률이 높은 암종이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19년 1만 5,605명이 간암으로 새롭게 진단 받았다. 갑상선암·폐암·위암·대장암·유방암·전립선암에 이어 7번째다.

대한간학회가 발간한 2021년 간세포암 팩트시트의 연령별 분포를 살펴보면 특히 40대 이후 남성의 간암 진단건수 증가세가 뚜렷하다. 간암의 최근 5년간(2015~2019년) 상대 생존율은 37.7%로 사망률 1위 폐암(34.7%)과 유사했다. 10년 전(2006~2010년)과 비교하면 생존율이 10%포인트 가량 상승했지만 여전히 간암 환자 3명 중 2명은 5년 안에 사망하는 실정이다.

간암은 국내 호발하는 암 가운데 폐암 다음으로 사망률이 높다./이미지투데이


특히 경제활동이 가장 왕성한 40~50대 남성에서 암 사망률 1위를 차지한다. 간은 ‘침묵의 장기’로 불린다. 바이러스·술·지방·약물 등의 공격을 받아 70~80%가 파괴돼도 위험 신호를 보내지 않는다. 간암 역시 초기엔 증상이 없다. 피로감과 쇠약감이 심해지고 황달, 우측 갈빗대 부위의 통증, 출혈 등의 증상은 간암이 상당히 진행된 뒤에야 나타난다. 종양이 커지고 혈관을 침범하거나 다른 장기로 전이된 단계에서 진단되기 때문에 치료방법이 제한되고 효과가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초기 간암에서는 간기능 등 환자의 컨디션에 따라 간절제술 또는 간이식을 시행할 수 있다. 간의 종양에 전극을 삽입한 후 고주파에 의해 발생하는 열로 암세포를 제거하는 고주파 열치료도 가능하다. 하지만 간암이 많이 진행되면 경동맥화학색전술(TACE)이나 방사선치료, 항암화학요법 등을 시행해야 한다. TACE는 간 암세포에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을 찾아 항암제를 주입하고 혈관을 막아버리는 시술이다. 최근에는 표적항암제, 면역항암제 등의 신약들도 간암 치료에 시도되고 있다. 다만 간이식 외에는 남은 조직에서 간암이 재발하는 경우가 많아 장기 치료성적이 좋지 못하다. 간암의 조기 진단율을 고려할 때 약 10~20%만 간절제술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간암은 다른 대부분의 암과 달리 위험인자가 뚜렷하다. 주요 위험인자 노출을 최소화함으로써 간암 예방이 가능하단 의미다. B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간암 위험이 약 100배, C형간염 바이러스 감염자는 10배 증가한다고 알려졌다. 따라서 예방백신 접종을 통해 B형간염을 예방하고, 아직 백신이 없는 C형간염은 주사침의 반복적인 사용과 부적절한 성접촉을 피하고 문신, 피어싱 등 혈액이나 분비물을 통한 감염에 주의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간이 딱딱하게 굳는 간경변증 유무도 간암 발생에 큰 영향을 준다. 알코올성 간경변증을 예방하려면 과도한 음주를 자제하는 것이 좋다. 알코올성 간질환이 발생한 경우에는 절대 금주해야 한다.

간암 발생률이 높은 고위험군에 해당한다면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감시검사가 필수다. 우리나라는 1995년 B형간염 백신이 영유아 대상의 국가예방접종사업에 포함되면서 B형간염 바이러스 보유율이 약 2%까지 낮아졌다. 하지만 중장년층 중에는 아직도 만성 B형간염 환자가 적지 않다. 1995년 이전에 태어나 백신접종의 혜택을 받지 못했거나 면역억제제 사용 등의 원인으로 B형간염이 재활성화되는 환자가 늘어나고 점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2021년 간세포암 팩트시트에 따르면 B형간염 관련 간세포암 환자의 연간 항바이러스 치료율은 남성이 2008년 39.9%에서 2018년 68.8%, 여성이 40.45%에서 73.2%로 2배 가까이 향상됐다. 하지만 여전히 국내 간암 환자의 약 60%는 B형간염 바이러스가 원인이다.

대한간암학회와 국립암센터는 2018년 발표한 간세포암종 진료 가이드라인을 통해 만성 B형간염, 만성 C형간염, 간경변증 환자에서 간초음파검사와 혈청 알파태아단백검사를 6개월마다 정기적으로 시행하도록 권고했다. 정부는 이런 권고에 따라 만 40세 이상 남녀 중 최근 2년간 △B형간염 바이러스 표면항원 양성 △C형간염 바이러스 항체 양성 △B형 또는 C형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만성 간질환 환자 △간경변증 등 간암 발생 고위험군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 6개월마다 간초음파검사와 혈청 알파태아단백검사를 받도록 하는 국가간암검진사업을 시행 중이다. 고위험군에 속한다면 무료 또는 10% 본인부담금으로 검진을 받을 수 있다. 초음파검사는 민감도가 높지 않으므로 혈청 알파태아단백검사를 동시 시행해야 한다는 게 국내외 간암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중국에서 B형간염으로 인한 만성 간질환 환자 1만 8,000여 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전향적 대조연구에 따르면 6개월 간격으로 간초음파검사와 혈청 알파태아단백검사를 받은 환자군은 감시검사를 받지 않은 환자군보다 생존율이 37% 높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9년 간암 검진 대상자 77만 3,453명 중 실제 검진을 받은 인원은 56만 8,559명(73.5%)으로 집계된다. 2012년 수검률 42.0%와 비교하면 약 30%포인트 향상됐다. 수검자 중 양성 판정을 받은 인원은 2012년 연간 1,000명당 4.7명에서 2019년 8.1명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현재 시스템은 간암 고위험군이라도 병원에 내원한 적 없으면 검진 대상자 선정에서 누락될 수 있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보다 적극적으로 간암 검진 대상자를 파악하고 독려하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대한간암학회는 매년 2월 2일을 ‘간암의 날’로 제정했다. 1년에 ‘2’번, ‘2’가지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고 간암을 초기에 진단하자는 뜻이 담겼다.

윤영철 인천성모병원 간담췌외과 교수는 ”간암은 대부분 위험요소가 있는 분들에게 발생한다. 예방과 조기 치료가 가능하다”며 “B형간염, C형간염 또는 알코올성 간질환을 앓고 있다면 정기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으로 완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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