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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장투’ 테마섹, 셀트리온서 손 터나

■5600억 규모 네번째 블록딜

4년새 지분 14.9%서 5% 아래로

하루만에 시총 1조8000억 증발

테마섹 추가매각 우려 확산 속

일각 “오버행 부담 완화” 분석도





셀트리온(068270)그룹이 3대 주주인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의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앞서 분식회계 논란으로 수급이 꼬인 가운데 블록딜 쇼크까지 덮치면서 하루 만에 시가총액 1조 8000억 원이 증발했다. 테마섹이 리스크 관리, 차익 실현을 위해 사실상 결별 수순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오버행(잠재 매도) 우려마저 번지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전일보다 7.18% 내린 16만 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1026억 원어치, 256억 원어치를 사들였지만 외국인이 1294억 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셀트리온제약(068760)도 각각 7.08%, 3.43%씩 급락했다. 셀트리온홀딩스와 국민연금에 이어 3대 주주인 테마섹이 전일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을 블록딜로 처분하기로 한 여파다. 예상 거래 금액은 셀트리온 3900억 원, 셀트리온헬스케어 1700억 원으로 전해진다. 할인율은 전날 종가에 6∼9%가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당분간 수급이 좋지 않으리라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이날 시장에서 매물이 쏟아졌다.



셀트리온 측은 이번 블록딜이 ‘포트폴리오 조정’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셀트리온의 한 관계자는 “테마섹이 투자 기간별 포트폴리오 조정 차원에서 이번 블록딜을 진행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테마섹과 같은 장기 우호 주주가 지분을 매각한다는 것은 피투자 기업으로서 아쉬운 일이지만 여전히 5%에 가까운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회사는 여전히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테마섹의 블록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테마섹은 계열사인 이온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지난 2010년 셀트리온 보통주 1223만 주를 취득하며 2대 주주(지분 10.13%)에 올랐다. 이후 2013년 6월 442만 주를 장외매수하며 14.90%까지 지분을 늘렸다. 그러나 2018년 3월 9일 테마섹은 1차 블록딜에 나서며 지분 224만 주를 7524억 원에 처분했으며 같은 해 10월에 362만 5000주를 추가로 매각하며 총 1조 원을 벌어들였다. 이후 2020년 4월에 3차 블록딜을 진행하며 257만 주를 처분했다. 총 네 차례에 걸친 블록딜이 마무리되면 테마섹의 셀트리온 지분율은 4.92%까지 낮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마찬가지로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은 2017년 12.67%에서 5.69%까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테마섹과 여전히 우호적 관계라는 회사 측의 발표에도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낙관보다 불안이 싹트는 모양새다. 시장 관계자들은 셀트리온이 분식회계 논란으로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잃었고 이에 테마섹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남은 지분을 처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10년 이상 장기 투자를 통해 이미 20배 넘는 평가이익을 남긴 터라 차익 실현 욕구가 클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초기 투자자이자 2대 주주였던 JP모건 계열 글로벌 사모펀드 원에쿼티파트너스(OEP)도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잇따라 블록딜에 나서며 지분 전량을 처분한 바 있다.

장기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본업인 바이오시밀러 분야의 경쟁은 격해지고 자체 개발한 코로나 치료제(렉키로나)의 수명도 다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 펀드 매니저는 “재무제표 이슈가 불거진 이상 기관투자가 입장에서는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계속 팔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최근 분식회계 우려 해소로 주가가 반등하면서 매각 적기라는 판단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테마섹이 장기 투자로 수익을 확보한 만큼 지분을 처분해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4% 후반대의 지분이 남아 있는 점을 고려해 투자자들은 테마섹이 주식을 더 팔 것을 전제로 접근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오버행 부담이 완화됐다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는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분 5% 미만부터는 공시 의무가 없기 때문에 주가가 상승할 때마다 투자자들에게 불안감을 안겨줬던 오버행의 부담도 갈수록 약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가치가 안정화되는 수순이라는 해석도 있다. 허 연구원은 “전통 제약사의 통상적인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35배에서 40배 사이인데, 셀트리온도 35배 수준으로 내려왔다”며 “이전처럼 고성장을 이어가지는 못하겠지만 밸류에이션 안정화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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