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지표들이 잇따라 부정적 시그널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미술시장 호황기 이후의 ‘거품’에 대한 경고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대표 이호숙·정준모)는 최근 발행한 ‘2022년 1분기 미술시장 분석보고서’를 통해 “현재 시장은 호황기 이후 가격 거품이 빠지는 시점을 대비해야 할 시기”로 보고, “지난 2005년에서 2007년의 호황기 이후 겪었던 미술시장 냉각기를 선례로, 투자 대상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한 분석을 통해 시장의 파도를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센터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대규모 경매는 총 10회 열렸고 낙찰 총액은 약 9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4% 증가했다. 총액이 늘기는 했으나 지난해의 가파른 상승세와 비교하면 증가 폭이 줄었다. 총 판매 작품 수는 1045점으로 전년 1287점 대비 약 18% 감소했다. 경매회사별 분석에서는 서울옥션(063170)이 약 605.7억원의 낙찰 총액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약 2배가 조금 안되게 증가한 반면 케이옥션(102370)은 약 335.1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약 22% 감소세를 보였다. 평균 낙찰률에서는 서울옥션이 전년 대비 약 10% 감소한 80.5%, 케이옥션은 지난해보다 약 18% 증가한 81.9%로 나타났다. 하지만 단순히 총액과 낙찰률로 시장을 분석해서는 안 된다는 게 센터 측의 조언이다. 보고서는 “낙찰총액이나 낙찰률을 시장의 척도로 삼으면 안되고, 추정가·경합·포트폴리오 등 종합적인 분석시각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미술시장이 특수한 성격의 시장이기는 하나 글로벌 시장의 동향과 결코 무관하지는 않다. 보고서는 “국제적으로 부동산, 주식, 채권, 암호화폐 등 각 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고, 중국의 경제·사회 정책에 따라 중국의 미술품 구매력에 대한 기대치가 낮게 조정되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은 시장의 진짜 흐름을 파악하고 현명하게 구매 방향과 타이밍을 조정해야 할 시기”라고 당부했다.
구체적인 포트폴리오 점검도 강조했다. 보고서는 “호황기에 큰 수익을 가져다 준 신진 작가군들로 투자 리스트를 가지고 있는 투자자라면 앞으로의 하락 시기를 버텨낼 수 있는 안정적인 작가군으로 포트폴리오를 변경해야 할 시점인 것”이라며 “하락 시장에서 파산, 사망, 이혼 등 필수 처분 매물로 수준 높은 미술품들이 시장에 나오며 최고가 기록을 세우는 것을 시장의 호신호로 판단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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