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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소폴리틱스 유호현 창업자 "실리콘밸리 의사결정 방식에서 정치 문제 해결책 찾았죠"

정치 커뮤니티 플랫폼 옥소폴리틱스 유호현 창업자 인터뷰

에어비앤비 개발자에서 정치 커뮤니티 플랫폼 CEO로

서로 입장의 한계점 밝히고 데이터로 '왜' 입증

정치 분야의 SaaS 기업으로 자리 잡는 게 목표

유호현 옥소폴리틱스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 /사진 제공=옥소폴리틱스




“제가 경험한 실리콘밸리의 의사 결정 방식을 정치의 영역으로 가져온다면 현재 정치 커뮤니티의 문제의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정치 커뮤니티 플랫폼인 옥소폴리틱스를 운영하는 유호현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왜 실리콘밸리에서 정치 스타트업을 시작하게 됐느냐’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의 산마테오 본사에서 서울경제와 만난 유 창업자는 “정치에 관심이 있고 다른 이들의 생각이 너무 궁금했지만 소위 ‘정치 커뮤니티’라는 곳은 들여다보기가 싫었다”면서 “고질적인 정치 커뮤니티의 문제를 풀기 위해 10년 간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며 익혔던 의사 결정 방식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옥소폴리틱스는 2019년까지 숙박 공유 기업 에어비앤비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던 그가 개인적인 ‘페인 포인트(가려운 부분)’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한 프로젝트였다. 어떻게 하면 정치 공론장이 ‘매운 맛’을 띄지 않고도 제대로 된 기능을 할 수 있을까. 이것이 당시 그의 머릿속을 지배하던 질문이었다. 소위 정치 커뮤니티로 분류되는 곳들은 일방적 의견만 내세우고 쓰는 용어도 다르다 보니 장벽이 느껴지고 무엇이 대표성 있는 의견인지도 알 수 없었다. 고민 끝에 그는 ‘내 의견이 문제를 해결하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라는 원칙을 내세운 에어비앤비의 의사 조율 과정에서 답을 구했다.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왜’를 반드시 데이터를 내세워 말하는 방식에서도 힌트를 얻었다.

유호현 옥소폴리틱스 창업자가 에어비앤비 엔지니어 시절 내놓은 옥소폴리틱스의 초기 버전은 지금 서비스의 상당 부분을 이루는 기본 바탕이 됐다. /사진 제공=옥소폴리틱스




유 창업자는 “정치의 기본은 의사결정인데 각자의 한계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서로 다른 입장의 사람들끼리 의사결정을 할 수가 없다”며 “입장에 따른 한계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부족 개념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간단한 O,X 질문에 대한 답에 기반해 소속 부족이 정해진다. 호랑이(강한 진보), 하마(약한 진보), 코끼리(중도), 공룡(약한 보수), 사자(강한 보수) 등 5개 부족이다. MBTI 결과가 다른 점을 알고 나면 서로 다른 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처럼, 애초에 다른 부족이라고 여기면 의견 차이를 덜 감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마련이다. 옥소폴리틱스에서는 가령 ‘노인복지를 확대해야 할까’라는 문제에 대해 찬반 의견을 밝힌 다음에 통계를 열람할 수 있다. 부족 의견이 우선적으로 나타나지만 다른 부족의 의견들도 열람할 수 있다.

옥소폴리틱스에서 특정 주제에 대한 질문이 올라오면 그에 따른 O,X 투표에 참여할 수 있고 자신의 부족을 중심으로 의견을 확인할 수 있다. /옥소폴리틱스 앱 갈무리


유 창업자가 꿈꾸는 옥소폴리틱스의 미래는 정치 커뮤니티 플랫폼 이상이다. 장기적으로는 정치에 대한 모든 데이터를 갖고 있는 ‘정치 분야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로 자리잡는 게 그의 목표다. 그는 “사람들이 아마존을 이용하기 쉽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마존의 사용자경험(UX)이 쉬워서가 아니라 모든 정보가 아마존에 있기 때문”이라며 정치인을 비롯해 정치적 의사결정에 관련한 모든 정보를 갖고 있는 플랫폼으로 키워가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10만여 명에 달하는 국내 직업 정치인, 정당인을 비롯해 정치에 관한 일을 하는 200만 명이 찾을 수밖에 없는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정치 분야 스타트업이 드문 현실에서 옥소폴리틱스는 지난해 12월 엠와이소셜컴퍼니, 오픈워터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20억원의 프리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지금은 블록체인 분야에 역점을 두고 있다. 유 창업자는 “위임의 대표적인 형태가 투표인데, 권력 역시 블록체인을 통해 토큰화하고 이를 쉽게 위임할 수 있는 방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누구나 자기 지분만큼 쉽게 투표에 참여하고 이를 위임할 수 있게 된다면 장기적으로는 노동조합이 구성될 이유도 사라질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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