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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디스플레이 '적자 보조금'도 주는데…韓은 국가전략기술서도 빠져

[차이나 공습에 흔들리는 K미래산업]

<3> 정책지원 소외된 K디스플레이

中, 토지·용수·전기 등 무상 지원

BOE '세계 첫 10.5세대 LCD' 양산

당국 지원에 투자액 10%만 부담

韓은 업계 요구에도 稅혜택 태부족

석·박사 비율도 고작 4%대 머물러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가 26일 서울 중구 뉴서울호텔에서 ‘디스플레이 발전전략 협의체’를 연 모습. 사진 제공=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국내 디스플레이 관련 기업들은 중국이 지난해부터 세계 최강자로 자리를 굳히자 한국도 정부 차원에서 대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중국 정부가 기업과 합심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분야 세계 패권까지 장악하려고 나서면서 위기의식이 더 고조되는 분위기다. 업계는 현재 반도체·배터리·바이오에 국한된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국가전략기술 등에 디스플레이도 서둘러 포함시켜 세제 혜택을 늘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0일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이 액정표시장치(LCD) 분야를 필두로 디스플레이 시장 전반에서 한국을 제친 최대 요인으로 양국 정부의 지원 차이를 지목했다. 실제로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현재 디스플레이 산업 육성을 위해 기반 시설 구축, 설비투자, 패널 생산, 판매 등 전 단계에 걸쳐 기업들을 지원하고 있다. 공장 설립을 위한 토지·용수·전기 등을 무상으로 지원하고 제조 설비 대부분도 정부 보조금으로 구매하도록 한다. 생산 목표 수율을 달성한 기업에는 격려금을 주고 적자가 발생한 기업에는 보조금을 지원한다. 2016~2020년 5년간 중국 1위 디스플레이 제조사인 BOE와 2위 CSOT는 각각 1조 6000억 원, 9200억 원의 적자 보조금을 받았다.

2018년 BOE가 정부 보조금을 바탕으로 세계 최초 10.5세대 LCD 양산을 본격 시작한 것은 한국이 중국에 디스플레이 산업의 주도권을 빼앗긴 결정적 계기로 꼽힌다. BOE가 관련 공장을 짓는 데 쏟은 투자 비용 400억 위안(약 7조 1372억 원) 가운데 45%를 지방정부인 허페이시가 부담했다. 나머지 45%도 금융기관이 초저금리 형태로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BOE가 자체적으로 부담한 금액은 투자금의 10%인 40억 위안(약 7132억 원)에 불과했다. 한중 간 LCD 시장 점유율 역전 현상은 바로 그해부터 시작됐다.



게다가 중국 정부는 이제 LCD가 아닌 OLED 기술 집중 육성으로 디스플레이 전략을 전환하고 보조금도 OLED 쪽에 집중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2014년 ‘2014~2016 신형 디스플레이 혁신 발전 행동 계획’, 2017년 ‘2018~2020 신형 디스플레이 혁신 발전 행동 계획’, 지난해 ‘2021~2030 신형 디스플레이 수입관세 지원 정책’ 등을 잇따라 발표했다. 국내 업체들이 올해부터 LCD 사업을 포기하고 OLED에만 집중하려 해도 뾰족한 수가 없는 이유다.

업계는 중국과 달리 한국 정부가 디스플레이 산업 육성에 무관심으로 일관한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현 조특법 국가전략기술에 디스플레이가 빠진 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국가전략기술로 지정되면 연구개발(R&D), 시설 투자 비용에 대해 세제 지원을 더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최근 디스플레이 패널,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 학계, 연구계 등 관련자 총 10명으로 구성된 협의체를 개최하고 관련 사항을 정부에 건의하기도 했다.

석·박사는커녕 학사 출신도 모자라는 인재난도 디스플레이 업계가 당면한 문제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에 따르면 2018년 12월 기준으로도 이미 학사급 차세대 디스플레이 관련 인재만 업계 내 619명이나 부족한 상태였다. 산업 내 석·박사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고작 4.9%에 불과했다. 고급 인력이 부족하다는 반도체 분야(16.5%)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차세대 디스플레이 분야는 올해 산업통상자원부의 11개 ‘산업 혁신 인재 성장 지원 사업’에서도 제외되는 수모를 겪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관련 학과 배출 인력은 연간 400~500명으로 700~800명 규모의 반도체보다도 훨씬 적다”며 답답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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