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소문 동화빌딩이 시티코어·삼성SRA자산운용 컨소시엄 품에 안길 전망이다. 토지 평단가는 약 4억 원 안팎으로 전체 매각가는 2300억 원에 달한다. 도심업무지역에 속하고 인근에 지하철 2호선 시청역에 위치해 있는 등 입지가 우수해 개발 이후 상당한 매각 차익을 기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서소문 동화빌딩 우선협상대상자로 시티코어·삼성SRA자산운용 컨소시엄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도자인 마스턴투자운용은 "유력한 후보자와 세부사항을 논의 중"이라며 "아직 업무협약(MOU) 체결을 맺기 전이라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마스턴투자운용이 지난달 말 실시한 이번 입찰에는 시티코어 컨소시엄을 비롯해 코람코자산운용, 캡스톤자산운용 등 총 11곳의 기관투자가가 참여했다. 시티코어는 빌딩 개발에 특화한 부동산 디벨로퍼(시행사)다. 앞서 공평동 센트로폴리스를 개발해 상당한 시세 차익을 남겼으며 동화빌딩과 같은 구역에 위치한 중앙그룹 J빌딩 등을 매입하기도 했다. 삼성SRA자산운용은 삼성생명 자회사로 그룹사의 국·내외 부동산 투자를 주력으로 하는 곳이다.
마스턴투자운용은 2016년 사모 리츠(부동산 투자 회사)를 통해 동화개발산업으로부터 동화빌딩을 1170억 원에 사들였다. 리츠 출자자는 신한BNP자산운용과 유진드림스퀘어·하이DH전문투자·현대인베스트먼트 등이다. 마스턴투자운용은 이번 매각으로 6년 만에 약 1150억 원의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게 됐다.
동화빌딩이 위치한 서소문동 58-7 일대는 지난해 말 서울시로부터 도시정비형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돼 자산운용사뿐 아니라 부동산 디벨로퍼 등도 대거 인수전에 참여했다. 이번 매각 대상에는 리츠가 보유한 서소문동 116 외 2필지(대지 면적 약 124평)도 포함됐다. 2020년 SK디앤디로부터 110억 원에 매입한 자산으로, 역시 서소문구역 정비계획에 포함돼 있다.
향후 도시 정비를 통한 집적 효과는 물론 도심업무지구에 위치한데다 지하철 2호선 시청역이 근접해 입지 조건이 우수한 만큼 개발 이후 시세 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공격적으로 가격을 써낸 것으로 분석된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개발을 앞둔 부동산에 투입되는 자금은 단기 자금으로 볼 수 있어 시중 금리에 대한 부담이 적은 편"이라며 "특히 오피스의 경우 3.3㎡ 당 3000만 원이 넘으면 수익성이 확보된 만큼 공사비 인상에 따른 영향도 적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근에 위치한 을지로 유안타증권 사옥은 올해 초 3.3㎡당 3700만 원에 거래됐다. 도심 오피스 공실률이 역대 최저치를 이어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개발 후 신사옥의 몸값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 서비스 회사인 에비슨영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도심 지역의 오피스 공실률은 역대 최저 수준(6.6%)으로 떨어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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