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의 끝없는 추락…"LCD 패널 값 이제 원가보다 싸"

DSCC "공급 과다·수요 위축에 팔아도 이익 안 남아"

삼성·LG디스플레이 등 LCD 사업에서 잇따라 손 떼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 사진제공=삼성디스플레이

액정표시장치(LCD) TV 패널 가격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내년까지 ‘L자형’ 침체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중국의 저가 공세에 사실상 LCD 사업에서 손을 떼기 시작한 국내 업체들의 움직임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츠(DSCC)는 30일 “LCD TV 패널 가격이 8월에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고 9월에도 계속 하락할 것”이라며 “4분기에도 L자형 침체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DSCC는 “공급망 전반에서 계속되는 공급 과다, 취약한 수요, 과잉 재고라는 ‘퍼펙트 스톰’이 맞물리면서 모든 크기의 TV 패널이 사상 최저가에 도달했다”고 덧붙였다.

DSCC에 따르면 65형 초고화질(UHD) 패널의 이달 평균 가격은 109달러에 불과했다. 최고가를 기록했던 지난해 7월(288달러)보다 62%가량 급락했다. 75형 UHD 패널의 이달 평균 가격도 218달러에 그쳤다. 최고가였던 지난해 7월 가격(410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DCSS는 3분기 패널 가격이 평균 15.7%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DSCC는 “75형 미만 모든 화면의 크기에서 패널 가격이 제조 원가 아래로 떨어졌다”며 “75형 패널도 3분기에 원가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LCD 패널을 팔아 봤자 이익이 남지 않는 상황이 된 셈이다.

패널 가격 급락에 제조업체들은 설비 가동률을 낮추는 식으로 대응에 나섰다. DSCC의 조사를 보면 LCD 공장 가동률은 4월 87%에서 5월 83%, 6월 73%, 7월 70%로 하락세를 보였다. DSCC는 “가동률이 7월부터 급격히 둔화됐지만 판가 회복은 요원해 보인다”며 “2023년까지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LCD 패널의 수익성이 악화하자 국내 디스플레이업체들도 관련 사업을 중단하거나 축소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6월 LCD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LG디스플레이(034220) 재무분석차트영역상세보기도 국내 LCD TV 패널 생산라인을 내년까지 중단하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