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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 묻은 돈' 옛말…장난 아닌 캐릭터 전쟁

롯데가 개발한 분홍빛 '벨리곰'

더현대 서울 전시 이어 獨·美로

롯데월드타워엔 초대형 피카츄

오프라인 매장 고객유인 '효자'

편의점도 제휴·상품 경쟁 치열


서울 여의도의 더현대 서울 5층. 평소 2030 세대를 겨냥한 매장과 다양한 행사로 인기 있는 장소답게 평일임에도 많은 이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5층의 인파는 크게 두 곳으로 갈렸다. 한 곳은 인기 걸그룹 블랙핑크의 신곡 발표를 기념해 마련된 팝업 공간, 또 다른 한 곳은 ‘귀여운 핑크빛 매력’을 내뿜는 ‘벨리곰 팝업 매장’이었다. 셀프사진·소품 판매사 ‘플레이인더박스’는 매번 컬래버 대상을 바꿔가며 색다른 콘셉트의 매장을 선보이는데 이번엔 벨리곰과 손잡고 오는 14일까지 셀프사진, 소품, 디저트 등을 판매한다. 이번 협업은 현대백화점(069960)의 야심작 ‘더현대 서울’에 유통 경쟁사 롯데의 캐릭터가 들어온 것이라 더 화제를 모았다. 벨리곰은 롯데홈쇼핑에서 개발했다. 경쟁자의 심장부는 물론이요, 독일과 미국에서도 전시가 예정된 분홍색 곰돌이의 저력은 ‘캐릭터’가 더는 ‘애들 홀리는 장난감’ 아닌 ‘사람 모으고 돈 모으는 사업’으로 성장했음을 보여준다.





4일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이 편의점이 지난달 16일부터 잠실 롯데월드타워 광장에 세운 15m의 대형 피카츄를 보러 방문한 인원이 지난 3일 기준 270만 명을 넘어섰다. 세븐일레븐은 최근 포켓몬 간편식을 출시하고 이를 홍보하기 위해 롯데월드타워 광장에 대형 피카츄와 30여 개 포켓몬 조형물로 꾸민 플레이존을 마련했다. 이처럼 최근 유통가에서는 캐릭터를 활용해 친숙하게 소비자의 시선을 끌고, 그들의 지갑을 열려는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캐릭터 활용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크게, 더 크게’다. 초대형 조형물을 백화점이나 쇼핑몰 내·외부에 설치하는 ‘대형 조형물 공공전시’다. 그 시초로 꼽히는 게 롯데물산이 2014년 석촌호수에 띄운 ‘러버덕’이다. 당시 야외에 등장한 대형 오리가 이목을 집중시켰고, 정해진 기간에만 볼 수 있다는 희소성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문화 확산과 맞물리면서 31일간 500만 명이 다녀갔다. 이후 2016년 슈퍼문 프로젝트(33일, 590만 명), 2018년 스위트 스완(38일 650만명) 등도 큰 인기를 끌었다



캐릭터 공공전시 성격이 변하기 시작한 것은 코로나 19 직후다. 오프라인 유통사들은 리오프닝 이후 ‘온라인 쇼핑’에 친숙해진 고객을 매장으로 다시 유인하고,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큰 캐릭터’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나섰다. 지난 4월 롯데월드타워 메인 광장에서 진행된 15m 초대형 벨리곰 전시에는 24일간 325만 명이 다녀갔다. 더현대 서울도 지난 7월 실내에 13m 높이의 초대형 월리 조형물을 세우고 전시와 고객 체험형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이틀 간 30만 명이 넘게 몰렸다. 업계의 관계자는 “전시를 보러 와서 사진 한두 장만 찍고 가는 사람은 많지 않다”며 “온 김에 매장을 경험하고, 직접 소비하는 기회를 만들 수 있고, 사진의 SNS 게시가 자연스레 홍보로도 연결된다"고 공공전시 마케팅 효과를 설명했다.

편의점 업계에서는 ‘작지만 강한 캐릭터 상품 발굴'이 화두다. 자체 제작 상품(PB)으로 차별화를 꾀했던 편의점들은 SPC삼립의 ‘포켓몬빵’ 열풍 이후 고객의 소장 욕구를 자극하는 캐릭터를 적극적으로 발굴, 제휴를 맺으며 다양한 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GS25와 CU는 넥슨 온라인 게임 메이플스토리와 함께 각각 ‘메이플스토리빵’, ‘쿠키런빵’을, 세븐일레븐은 캐릭터 마이키링 3종(포켓몬·짱구·산리오) 등을 출시해 높은 판매고를 올렸다. 주 판매 대상이 아동·저연령 학생에만 국한하지 않고, 캐릭터 수집이 취미인 성인까지 확장하면서 관련 상품이 더는 ‘코 묻은 돈 노리는 장난감’이 아닌 시대가 된 것이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SNS 이용자가 늘면서 트렌드에 대한 관심과 경험의 인증 욕구도 커지고 있다”며 “이 모든 것을 충족시킬 수 있는 효율적인 수단이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제품 출시 주기도 짧아지면서 ‘될 것 같은 캐릭터'를 선점하기 위한 편의점 상품 기획자(MD)들 간의 경쟁도 치열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1 캐릭터 이용자 실태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3200명(3~69세) 중 62.4%는 캐릭터가 상품 구매를 결정하는데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유통업계에서는 당분간은 캐릭터를 활용한 경쟁적인 상품 출시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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