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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Who]삼성, TSMC도 눈치…美반도체 사령탑 지나 러몬도

바이든 정부 들어 '대중 견제' 최전선에서 맹활약

반도체법 통과로 막대한 예산 집행 권한 거머쥐어

상무부 위상도 덩달아 강화…내년 예산 증액도 추진

韓 투자 하려던 대만 회사 설득, 美에 공장 짓게 하기도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이 6일 백악관에서 반도체 지원법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연방 정부에서 상무부는 국무부나 국방부, 재무부에 비해 존재감이 크지 않다. 다양한 업무 기능이 섞여 있어 ‘잡동사니 부처’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 상무부가 동맹 간 공급망 구축과 수출 통제, 기술 패권 등 경제 안보를 책임지는 대중 견제의 최전선 부처로 급부상했다. 그 중심에는 정치인 출신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이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로드아일랜드주 최초의 여성 주지사’ ‘바이든 정부 지정생존자’ 등 다양한 수식어가 따라붙는 러몬도 장관이 근래 더 주목 받는 이유는 미 의회에서 520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지원법이 통과되며 이에 관한 막대한 권한을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TSMC 등 미국에 공장을 짓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미 상무부 심사를 거쳐 보조금을 지원 받게 되며, 그들의 중국 투자를 제한하는 ‘가드레일’ 또한 러몬드 장관의 소관이다. 러몬도 장관은 이날도 백악관 브리핑에서 "법 시행의 첫번째 목표는 미국의 국가 안보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기업들이 돈을 받는다면 그 돈을 중국에 투자하는데 사용할 수 없다”고 엄포를 놓았다.

바이든 정부 들어 크게 달라진 상무장관의 위상은 그가 관리하는 예산 규모만 봐도 알 수 있다. 최근 의회를 통과한 인프라 법안과 반도체 지원법을 합해 러몬도 장관 소관의 예산은 전임자보다 1,000억 달러가 늘어났다고 WSJ는 분석했다. 예산 관리 등을 위해 상무부는 내년에 최대 규모의 부처 예산 증액도 추진하고 있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이 6일 백악관에서 반도체 지원법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AP연합뉴스


중국과의 산업 기술 전쟁의 최전방에 선 것도 러몬도 장관이다. 그는 이날 WSJ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러시아에 맞서기 위한 산업 정책에 역점을 둘 것임을 시사했다. 러몬도 장관은 "우리가 중국과 경쟁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미국에서의 투자"라며 “미국이 핵심 광물,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특정 기술 분야를 지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 연장선에서 러몬도 장관은 특유의 협상력을 활용, 글로벌 기업들을 미국으로 끌어들이는데 직접 나서고 있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과거 한국에 투자하려던 대만 반도체 회사를 설득해 미국에 공장을 짓게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올 2월 독일에서 50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공장 확장 계획을 포기하고 다른 투자처를 물색하던 대만 업체 글로벌 웨이퍼스가 당초 한국 투자를 검토했으나, 도리스 수 글로벌 웨이퍼스 최고경영자(CEO)와 1시간 가량 전화 통화하며 집요하게 설득한 결과 투자처를 미국으로 돌려 놓았다는 것이다. 러몬도 장관과의 통화로부터 2주 뒤 글로벌 웨이퍼스는 미 텍사스주 셔먼에 신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벤처 캐피탈 설립자 출신으로 비즈니스 감각과 협상력이 몸에 밴 것이 그의 최대 장점으로 자주 거론된다. 진보와 보수를 아울러 미 의회의 폭넓은 지지를 받는 점이 반도체 지원법 통과에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실제 러몬드 장관은 반도체 법을 의회에서 통과시키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의 전직 국가안보 고위 관료들까지 접촉해 공화당의 지지를 이끌어 낸 것으로 전해졌다. 로저 위커 공화당 상원의원이 “러몬드 장관 임명은 바이든 대통령이 임기 중 한 최고의 인사일 것”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WSJ는 러몬도 장관이 중국의 지정학적 야심과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운전사’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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