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故 이예람 특검, ‘수사 압력’ 전익수 기소…허위보고·여론조작 밝혀

164명 조사 18회 압색…8명 기소, 1명은 구속까지

“쟤 이상해” 소문…가해자 분리 안 하고 허위 보고

‘부부 문제로 극단 선택’ 기자들 여론조작까지 시도

수사 기록 유출하고 ‘휴가 간다’며 조사 일정 미뤄

전 실장, 군검사에 부당 압력…녹취록은 조작 결론

특검 “군대 낡은 문화 개선돼야…영원한 안식 기원”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의 부실 초동수사 의혹 책임자로 지목된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이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을 부실조사한 의혹으로 조사를 받던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이 본인을 수사하던 군검사에게 부당한 압력을 넣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다만 전 실장이 부실조사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게 된 계기였던 녹취록은 제보자의 '조작'으로 밝혀졌다. 특검은 그 밖에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하지 않고 '이 중사가 좀 이상하다'는 등 2차 가해 혐의를 받는 관계자들을 기소했다.

특검팀은 지난 9일 전 실장 등 공군장교 5명과 군무원 1명, 전 부사관 1명 등 7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3일 밝혔다. 공군 20전투비행단 소속이었던 이 중사 사망 사건 관련 군 내 성폭력 및 2차 피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해 구성된 6월 5일부터 100일 동안 이번 사건을 수사해왔다. 특검팀은 수사 개시 이후 164명을 조사하고 18회의 압수수색 등 광범위한 조사를 진행했다.

수사 결과 △이 중사의 직속상관이던 20비 대대장(이하 불구속 기소)과 중대장의 피해자 사망 전 2차 가해 △이 중사 사건을 송치받은 20비 군검사의 직무유기 △이 중사를 강제로 추행한 당시 선임 부사관에 대한 허위사실 명예훼손 등 범행이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20비 대대장은 이 중사와 가해자가 분리돼 있다고 허위사실을 보고한 혐의를 받는다. 또 일각에서 이 중사를 회유하려 들거나 사건을 은폐하려고 했던 시도를 한 걸 알면서도 그들에 대한 징계의결을 요구하지 않았다는 게 특검팀 결론이다. 중대장은 이 중사가 새로 전입하려는 부대에 "이 중사가 좀 이상하다"는 등 허위 소문을 낸 것으로 조사됐다.

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을 수사하는 안미영 특별검사팀 12일 서울 서대문구 사무실에서 철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특검법이 정한 수사 시한은 12일까지다.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최근 전익수 공군 법무실장을 비롯한 주요 피의자 조사를 마무리하고 수사 기록을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중사 사건을 담당했던 군 검사는 2차 가해 관련 정황을 알았으면서도 그에 관련된 수사 등을 진행하지 않고 휴가 등을 이유로 정당한 이유 없이 이 중사 조사 일정을 지연한 혐의를 받는다. 해당 검사는 본인이 조사 연기를 요청했으면서도 상부에는 이 중사가 조사를 미뤄달라고 했다고 한 것처럼 허위보고 했다. 수사 중 확보한 이 중사의 신변 비관 글을 단체대화방에서 누설하기도 했다.

그 밖에도 한 부사관은 "이 중사가 날 성추행 혐의로 거짓 고소했다"고 헛소문을 내는 등 집요한 괴롭힘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사가 사망한 후에도 공군본부 공보담당 장교는 기자들에게 이 중사가 부부간 문제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라는 취지의 허위사실을 전하는 등 여론조작에도 적극적이었다는 게 수사 결론이다.

전 실장이 '부실조사'를 했다는 의혹의 시작이 된 군인권센터의 '녹취록'은 조작된 것으로 판명됐다. 특검이 지난해 11월 공개된 '군검사들 대화 녹취록'을 음성분석과 디지털 증거분석 등으로 조사한 결과 이는 공군 법무관 출신의 한 변호사가 녹음장치와 음성합성 프로그램으로 위조해 제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구속 기소된 변호사는 법무관 근무시절 전 실장에 대해 개인적인 앙심을 품고 이 같은 행각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전 실장은 자신이 수사를 받기 시작하자 군검사에게 전화해 자신이 범행을 지시했다고 한 수사자료는 사실이 아니라고 추궁했다고 한다. 그는 이 과정에서 자신의 계급과 지위를 과시하며 위력을 행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특검은 "성폭력 피해자의 두려움과 고통을 외면하고 설 자리마저 주지 않는 군대 내 그릇된 문화와 낡은 관행이 개선되고 이 중사와 같은 비극이 다시는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꽃다운 나이에 품었던 꿈을 채 펴보지 못하고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이 중사의 명복을 빌고 영원한 안식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