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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음소리가 우렁차졌어요" 선천성심장병 우즈벡 여아에 새 생명 선물한 서울성모병원

폐동맥폐쇄·심실중격결손 진단 후 수술 못받아 사망 위기

복지부 나눔문화 확산사업 지원대상 선정…치료기회 얻어

소아심장수술 권위자 이철 교수, 성공적 수술 후 건강하게 귀국

(왼쪽부터) 흉부외과 이철 교수와 우즈베키스탄 환아 바로토바 오이샤오나, 어머니 쥬라보에바 딜푸자씨. 사진 제공=서울성모병원




올해 초 우즈베키스탄에서 태어난 바로토바 오이샤오나(Barotova Oyshaona)는 출생 직후 폐동맥 폐쇄 및 심실중격결손 진단을 받았다. 폐동맥 폐쇄 및 심실 중격 결손은 정상적으로는 연결되어 있어야 할 우심실과 폐동맥이 서로 연결되어 있지 않는 선천성 심장질환이다. 출생 직후에는 동맥관을 통해 폐로의 혈액 순환이 이뤄지지만, 수일 내로 동맥관이 막히면서 전신에 산소 공급이 부족해진다. 사망에 이를 수 있어 대부분 신생아기에 수술을 받아야 하는 병이다.

당시 오이샤의 어머니 쥬라보에바 딜푸자(Juraboeva Dilfuza Berdiyor Kizi)씨는 고작 23살이었다. 어려운 경제 사정으로 수술 시기를 미루던 오이샤는 정부의 지원으로 생후 3개월째 작은 인조혈관을 이용해 체동맥과 폐동맥을 연결하는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이 역시 폐로 피를 보내기 위한 임시방편 역할일 뿐,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심장수술은 아니었다.

좌절하던 오이샤의 어머니 딜푸자씨가 희망을 품은 건 오이샤가 9개월차에 접어들던 지난 11월 15일 소아심장수술의 권위자인 이철 서울성모병원 흉부외과 교수와의 만남을 통해서다. 보건복지부 나눔문화 확산사업의 지원대상으로 선정되어 서울성모병원에서 치료 받을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나눔문화 확산사업은 우리나라의 우수한 의료기술을 도움이 필요한 이웃 국가에 나누기 위한 사회공헌사업으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주관한다.

오이샤는 이 교수의 집도로 7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받았다. 이철 교수는 이번 수술에서 기존에 있던 인조혈관을 떼어내고, 새 인조혈관으로 우심실과 폐동맥을 연결했다. 심장 안의 큰 구멍을 막아 피가 서로 섞이지 않게 하고, 판막성형술을 통해 오른쪽 심방과 심실 사이에 있는 삼첨판막의 역류가 심했던 부분도 치료했다고 밝혔다. 체내 산소가 부족해 평소 입술 주변과 손톱, 발톱이 늘 푸른색이던 오이샤는 이번 수술 후 청색증이 사라지고 여느 아기들과 같은 핑크빛 피부를 갖게됐다. 식사량이 늘었을 뿐 아니라 울음소리도 전보다 우렁차졌다.

흉부외과 이철 교수, 소아청소년과 신주애 교수를 포함한 서울성모병원 의료진이 우즈베키스탄 환아 바로토바 오이샤오나 양이 퇴원하기 전 단체사진을 촬영했다. 사진 제공=서울성모병원




수술 후 일주일 정도 심장계 중환자실(CCU)에서 집중 치료를 받던 오이샤는 일반병실에서 경과를 지켜본 뒤 이달 7일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하고 본국으로 돌아갔다.

소아 심장수술은 현대의학에서 가장 복잡하고 위험하며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하는 분야다. 병원의 수준 높은 역량을 보여주는 척도로 평가 받는다. 한 명의 심장병 환아를 살리기 위해서는 흉부외과, 소아과, 산부인과, 영상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수술실, 심폐기팀, 전문 간호사, 중환자실, 일반 병실 등의 다양한 분야의 유기적이고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다.

이번에 오이샤의 수술을 집도한 이 교수는 다양한 선천성 심장병 수술을 2000례 이상 집도했다. 폐동맥 판막 치환술의 성적 및 수술 시기에 대한 연구 결과를 심장학 분야에서 가장 권위있는 학술지인 ‘미국심장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에 게재하는 등 연구 성과도 풍부하다.

이철 교수는 “소아 심장수술은 외과 의사 혼자만의 힘으로 할 수 없고 준비된 시설과 잘 훈련된 의료진의 도움이 필수적"이라며 "멀리서 온 오이샤가 그러한 여건이 잘 갖춰진 서울성모병원에서 큰 수술을 잘 받게 되어 다행이다. 잘 회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딜푸자씨는 오이샤가 큰 수술을 받을 기회를 준 한국 정부와 서울성모병원 의료진에게 감사를 전했다. 오이샤는 향후 현지 병원에서 정기적으로 점검받을 예정이다. 오이샤 가족의 항공권 및 체재비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치료비 전액은 서울성모병원이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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