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정찰풍선 사건 등을 둘러싸고 미중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미국이 대만 내 미군 병력을 대폭 확충하며 중국 견제에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 시간) 미 국방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향후 몇 개월 내 대만에 100~200명의 미군 병력을 배치해 대만군 훈련 프로그램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1년 전 대만 주둔 미군 장병의 수가 30명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병력 규모가 크게 확대되는 셈이다.
최근 대만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심화하자 미국이 중국의 군사력 증강 및 잠재적 침공 가능성을 견제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미 정부 관계자는 “추가 병력은 대만군에 미군 무기 체계를 훈련하고 중국의 잠재적인 공격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군사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미시간주 방위군은 캠프 그레일링에서 이미 다국적 연례 훈련과 미군의 대만군 부대 훈련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최근 미국 군사정보 당국은 중국군이 2027년까지 대만 점령이 가능한 태세를 갖추는 것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미국이 중국의 군사력 증강에 대비해 대만에 수십 년 만에 최대 병력을 배치하기로 결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마티 마이너스 미 국방부 대변인은 “특정 작전과 훈련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지만 대만에 대한 미국의 지지와 국방 관계는 현재 중국의 위협에 함께 맞서고 있다"며 “대만에 대한 우리의 약속은 견고하며 대만해협과 역내 평화 유지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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