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연일 박스권 장세를 이어가면서 자산 가치보다 주가가 낮은 소위 ‘저평가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을 밑도는 기업 중에서도 향후 실적 개선세가 기대되는 백화점·해운·보험 업종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에서 거래 중인 915개 기업 가운데 489개(53.4%)가 현재 PBR 1배 미만에 거래되고 있다. PBR은 해당 기업의 시가총액과 장부 가격을 비교한 수치로 1배 미만이라는 말은 현 주가 수준이 기업의 자산 가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말한다.
백화점주가 대표적이다. 현대백화점(069960)과 신세계(004170)는 지난해 말부터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관련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예상보다 더딘 실적 개선에 각각 PBR 0.27배, 0.56배에 거래되고 있다. 다만 올해 1분기부터는 본격적인 이익 반등이 시작됐다. 현대백화점의 영업이익은 1025억 원, 신세계백화점은 1681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 대비로는 각각 15.34%, 2.70% 증가한 수치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백화점주는) 전 세계적으로 여행이 재개되고 중국 제로 코로나 정책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며 관련 수혜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중국 양회(전국인민대표회의·인민정치협상회의)를 기점으로 발틱운임지수(BDI)가 급반등하자 해운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6일 기준 BDI지수는 1258을 기록해 1주일 전보다 34.55% 상승했다. 한국조선해양(009540)(0.58배)과 대한해운(005880)(0.59배) 등 해운주는 PBR 0.5배 전후에서 거래되고 있고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분기 한국조선해양은 영업이익 1140억 원을 기록해 흑자 전환할 예정이다. 대한해운의 영업이익은 689억 원으로 전년 대비 6.36% 악화할 것으로 보이지만 전 분기(463억 원)보다는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주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따라 기존 원가로 평가하던 보험 부채를 시가로 변경하며 기업가치(밸류에이션) 재평가가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5년간 세후 보험 영업이익 연평균성장률(CAGR)은 삼성화재(000810) 7.4%, DB손해보험(005830) 7.5%로 추정된다”며 “보험 영업이익만으로 순이익에 해당하는 증익이 예상돼 회계제도 변경에 따른 증익은 기정사실화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의 PBR은 각각 0.59배, 0.68배에 거래돼 가격이 싸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외에 롯데지주(004990)(0.31배), 세아제강지주(003030)(0.52배) 등의 지주사들도 PBR 1배 미만에 거래되고 있으며 이익 성장이 예상된다. 특히 BGF(027410)(0.28배)는 전년 대비 1397.24% 개선된 19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BGF리테일과 보유 현금만을 감안해도 시가총액을 충분히 설명하고도 남는 안전 마진을 확보하고 있다”며 “밸류에이션 매력도 우수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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