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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압박에 결국 '백기'…KT 경영공백 현실화 될 듯

◆윤경림 대표 후보 사의

국민연금 등 대주주 설득 실패

차기 대표 선임 절차 원점으로

주총 임박해 후보 선임 불가능


윤경림 차기 대표 후보자마저 사의를 밝히며 국내 대표 통신기업인 KT(030200)그룹의 경영 공백이 현실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31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구현모 대표의 임기가 끝나는데, 후임을 뽑지 못하면 최고경영자(CEO) 자리가 비게 된다. 시간적 여유가 없어 주총까지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새 대표 후보를 선임하기는 불가능하다. 구 대표가 연임을 포기한 데 이어 윤 후보자까지 낙마하는 등 거듭되는 ‘CEO 리스크’로 KT가 휘청이는 모습이다.

윤경림 KT 대표 후보자. 사진 제공=KT




2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윤 사장은 전날 이사회 구성원들과 만나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이사들에게 “내가 버틸수록 회사가 망가질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들은 “회사를 생각해야 한다. 주총까지는 버텨야 한다”며 윤 후보자를 만류했지만 의지를 꺾지는 못했다고 한다. 윤 후보자의 대표 내정을 철회하는 안건이 이사회에 공식적으로 상정되지 않았지만 본인이 결단을 내린 만큼 사의가 수리될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자는 선임 과정부터 잡음에 시달렸다. 33인의 지원자 중 최종 4인을 압축한 쇼트리스트 발표 직후부터 정치권 공세가 거셌다.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들은 최종 후보 4인 중 KT 외부 인사가 없다는 이유를 들어 “이권 카르텔을 유지하려는 수법”이라고 공격했고, 대통령실까지 “공정하고 투명한 거버넌스가 이뤄져야 한다”며 압박했다.





윤 후보자가 선임된 후 KT는 윤석열 대선캠프 출신인 임승태 법무법인 화우 고문을 사외이사로 영입하고, KT스카이라이프 대표에 윤 대통령의 충암고 동문인 윤정식 전 OBS경인TV 사장을 내정하며 정부·여당에 제스처를 보냈으나 둘다 사퇴하면서 무위로 돌아갔다. 또 최대주주 국민연금의 비토 움직임 속에 우호지분으로 분류됐던 현대자동차그룹과 신한은행이 국민연금에 동조하거나 중립으로 돌아선 것도 윤 후보자의 입지를 좁혔다.

이런 상황에서 소액주주들이 윤 후보자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고,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가 윤 후보자의 대표 선임에 찬성 의사를 밝히면서 주총 표대결까지 갈 것으로 점쳐졌다. 이와 관련해 KT 이사회의 한 관계자는 “윤 후보자가 내정 직후 국민연금을 설득해 우호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보겠다고 했지만 최근 며칠 간 ‘노력이 전혀 안 먹히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며 “윤 후보자가 개인주주들의 찬성표를 확보하는 것도 녹록치 않은 상황이라고 판단한 듯 했다”고 전했다.

KT 광화문 이스트 사옥. 사진제공=KT


KT 정기 주총은 오는 31일 예정대로 열릴 예정이지만 윤 후보자의 사퇴로 대표 선임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당장 다음 달부터 경영 공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주총에서 차기 대표가 선임되지 않을 경우 구 대표의 임기를 연장하거나,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아울러 내달부터 새 대표 후보자 선정 절차를 시작하더라도 최종 선임까지는 최소 2~3달이 걸릴 것으로 전망돼 혼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KT는 지난해 말부터 임원 인사를 확정하지 못해 경영 계획이 계속 밀리고 있다”며 “CEO 리스크 속에 한 해의 절반을 날리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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