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소비자물가지수가 4.2%로 1년 만에 가장 낮은 데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두 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하자 사실상 금리 인상이 끝났다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6개월 뒤 금리가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 크게 위축되면서 소비 심리가 회복되고 집값 상승 기대도 되살아나고 있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4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4월 중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5.1로 전월 대비 3.1포인트 상승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올해 1월 90.7에서 2월 90.2로 소폭 떨어졌으나 3월 92.0으로 반등한 뒤 이달 들어 크게 상승했다. 다만 지수 수준이 100을 하회하는 만큼 부정적인 시각이 우세한 상태다.
소비 심리가 되살아난 것은 경기 부진 우려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이 지속되면서 긴축에 대한 기대가 약화됐기 때문이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물가가 안정된다고 생각하면서 오락·문화·외식 등을 중심으로 소비 흐름이 나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기준금리가 연속 동결되면서 추가 긴축 기대도 크게 완화됐다. 금리 수준 전망은 111로 전월 대비 9포인트 하락하면서 2021년 2월(104) 이후 2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물가 상승률이 둔화하는 가운데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로 금융 부문의 리스크가 커지고 경기 하방 위험도 나타나면서 금리를 더 올리지 못할 것이란 인식이 퍼진 영향이다.
1년 뒤 집값에 대한 전망을 묻는 주택가격 전망은 7포인트 상승한 87을 기록했다. 2022년 6월(98)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주택가격 하락 폭이 축소되고 주택매매 거래량도 반등하면서 집값이 오를 수도 있다고 보는 심리가 회복되는 상황이다.
물가 하락으로 기대인플레이션은 3.7%로 전월 대비 0.2%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1년간 물가 인식을 묻는 물가인식은 4.9%로 전월 대비 0.2%포인트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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