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만에 ‘삼성’ 브랜드를 내걸고 일본에 상륙한 갤럭시S23 시리즈가 현지 출시 첫 달에 판매 2위에 오르며 애플 아이폰14를 바짝 뒤쫓았다. 지난 달 말 정식 출시한 점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순위 상승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현지 업체들을 제치며 스마트폰 시장 2위에 안착한 삼성전자(005930)가 ‘아이폰 앞마당’으로 평가받는 일본 시장에서 점유율을 얼마나 끌어올릴 지 주목된다.
15일 일본 1위 이동통신사 NTT도코모에 따르면 4월 총 판매 순위에서 갤럭시S23이 2위에 올랐다. 3위는 갤럭시S23 울트라 512GB(기가바이트), 4위는 갤럭시S23 울트라 256GB였다. 1위는 아이폰14 128GB가 차지했다. 갤럭시S23 플러스 모델은 일본에 출시되지 않았다. 현지에 선보인 모델 3개가 모두 판매량 상위 5위 이내에 포진했다. 갤럭시S23 시리즈는 일본에 지난달 20일 정식 출시됐다. 이번 순위는 사전예약과 10일 간의 정식 판매 기간 동안 팔린 것을 합친 물량이다.
지금껏 일본에서 브랜드 없이 제품명인 ‘갤럭시’로만 마케팅을 펼친 삼성전자는 갤럭시S23 출시와 함께 ‘삼성 갤럭시’를 전면에 내세웠다. 정보기술(IT)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이폰14를 누르지는 못했지만 일본이 전통적으로 애플 제품 선호도가 높은 시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선전한 셈”이라며 “출시와 동시에 소니·샤프 등 일본 토종업체들을 제친 것도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일본 소비자들은 애플 충성도가 매우 높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애플 56.1%, 삼성전자 10.5%, 샤프 10.1%, 소니 7.3% 순이다. 삼성전자 점유율은 10%를 넘어선 수준이지만 샤프·소니를 제치는 데는 성공했고 성장 속도도 빠르다. 2017년 일본 내 삼성전자 스마트폰 점유율은 5.2%로 현재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3을 내세워 일본 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일본에서는 중급 제품인 갤럭시A53 또한 인기를 끌어 지난달 NTT도코모 판매 순위에서 아이폰14 프로에 앞선 9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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