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하남시가 미사 아일랜드 내 최대 4조 원 규모의 ‘K스타월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걸림돌이 됐던 사업부지 일대의 개발제한구역 지침개정을 이끌어낸 데다 국내외 기업들도 적극적인 투자 의사를 밝히면서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각종 규제로 투자 유치를 놓칠 수 있어 불필요한 행정절차를 줄일 수 패스트 트랙이 절실하다는 게 시의 입장이다.
8일 시에 따르면 K스타월드는 하남시 미사동 일원에 K팝 전용 공연장과 영화 촬영장, 마블의 히어로 캐릭터를 이용한 마블시티 등을 민간 자본을 활용해 조성하는 사업이다. 시는 이 사업을 통해 3만 개의 직접 일자리 창출과 3조 원 이상의 경제유발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올 1월 2000억 원의 직접투자를 포함한 3조 5000억 원 규모의 금융참여의향서(LOI)를 제출했고, 데이비드 스턴 메디슨 스퀘어 가든(MSG) 부회장은 지난 5월 하남시를 찾아 투자 의향을 밝히는 등 국내외 기업들의 관심도 높다. 미국 최대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MSG 컴퍼니는 조정경기장이 있는 미사섬 약 90만㎡ 부지에 돔 공연장과 영상산업단지, 테마파크 등이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현재 하남시장은 다음달 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MSG스피어의 초청을 받아 현장을 방문, 사업의 구체화를 위한 논의를 할 계획이다.
이처럼 국내외 투자자들의 관심도가 높은 반면 각종 규제와 행정 절차로 민간 투자에 걸림돌이 되면서 시는 행정 절차를 간소화 할 수 있는 패스트 트랙을 적용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설립된 하남도시관리공사가 300억 원 이상의 신규 사업을 추진하려면 지방공기업 평가원의 타당성 검토를 받아야 하는데 정해진 기간이 없다 보니 사전 절차까지 진행하면 길게는 1년 이상 소요된다. 여기에 그린벨트 규정 개정으로 부지 조성의 근거는 마련했지만, 각종 규제 해소를 위한 관련 행정 절차 진행에도 상당 시간 소요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기업들이 투자를 결정하고도 구체적인 사업화 논의를 주저한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는 한류문화 확산에도 K팝 전용 공연장이 없어 BTS 등 한류 스타들이 해외 공연에 치중하고 있고, 영화 제작 환경도 열악한 현실을 반영해 국가 정책 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최용헌 하남시 도시전략과장은 “국가적으로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사업이지만 기업 투자를 막는 규제와 기약 없는 행정 절차로 적기에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국가 정책으로 일부 행정 절차를 면제하거나 간소화 할 수 있는 부분들을 고려하는 패스트 트랙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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