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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리포트] 사랑의 타이브레이크 ‘챌린저스’

미워할 수 없는 악녀 타시 던컨(젠다야)이 자신을 흠모하는 아트(마이크 파이스트)와 패트릭(조쉬 오코너) 사이에 앉아 있다. 사진 제공=Amazon MGM Studios




“대본이 그냥 재미있어요. 코미디는 아닌데 웃게 만들고 드라마가 있죠. 테니스가 소재인데 스포츠 영화 같지도 않고. 이 모두가 한꺼번에 아름답게 펼쳐진다는 느낌이 두려움으로 다가오면서 짜릿한 전율을 느꼈어요”

영화 ‘챌린저스’에서 비운의 테니스 천재 타시 던컨을 연기한 젠다야가 제작까지 맡은 이유다.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챌린저스’는 테니스 밖에 모르는 세 남녀의 스릴 넘치는 삼각관계를 다룬다. 경기 세트 마다 수시로 바뀌는 타임라인에서 얽히고 설킨 관계를 보여주는데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네트를 오가는 테니스공 마냥 머릿 속을 꽤나 분주하게 만든다.

패트릭 즈바이크(조쉬 오코너)와 아트 도널드슨(마이크 파이스트)가 타시를 만난 지 13년 만에 남자프로테니스 대회 챌린저에서 맞붙으며 영화는 시작된다. 패트릭과 아트는 12살 테니스 기숙학교 시절부터 ‘환상의 복식조’로 활약한 절친이자 라이벌이다. 주니어 테니스 서킷에서 ‘불과 얼음’으로 알려져 있는 둘은 어느 날 여자 단식 경기를 보다가 테니스 ‘신성’ 타시의 매력에 푹 빠진다. 그렇게 타시가 그들의 삶에 들어오고 그녀의 애정에 대한 경쟁심이 둘을 갈라 놓는다.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은 테니스 경기를 하는 듯한 세 남녀의 사랑을 감각적인 스타일로 그려냈다. 사진제공=Amazon MGM Studios


20일 더 메이본 베버리힐즈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은 “구조가 너무 영화적이어서 (프로듀서) 에이미 파스칼과 젠다야, (작가) 저스틴 커리츠케스와 함께 하면 좋은 예술작품이 될거라 본능적으로 예감했다. 원래 통제광 기질이 있어 세트장을 특히 싫어하는데 이 영화는 일종의 놀이 같았다. 촬영 내내 장난기가 감돌아 정말 행복했다”고 밝혔다.

시나리오를 쓴 극작가이자 소설가 저스틴 커리츠케스 작가는 2018년 우연히 보게 된 세레나 윌리엄스 vs 나오미 오사카의 US오픈 여자 단식 결승 매치에서 영감을 얻었다다. 이 경기에서 ‘테니스 여제’ 세레나 윌리엄스는 심판으로부터 코칭을 받았다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경고를 받았다. 일반 대회와 달리 그랜드슬램 대회에서는 코칭이 금지되어 있다.



커리츠케스 작가는 “(테니스팬이 아니어서) 이 규칙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었다. 세레나 윌리엄스가 ‘그런 일은 없었다. 절대 그러지 않았다’고 격분하는 모습을 본 순간 강렬한 영화 같은 상황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철저히 혼자인 테니스 코트. 하지만 이 거대한 테니스 경기장에서 선수만큼이나 선수에게 일어나는 일에 신경을 쓰는 사람이 더 있다. 하지만 선수는 그들과 대화할 수 없는 상황 아닌가. 커리츠케스 작가는 “정말 뭔가 이야기하고 싶은 게 있다면, 테니스가 아닌 다른 문제라면,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다면. 만약 상대방이 네트 반대편에 있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대화를 나눌 수 있을까. 이 같은 상황의 긴장감을 영화로 전달할 수 있을까. 바로 그 지점에서 이 영화의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고 설명했다.

경기 도중 입은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그만둬야 했던 타시(젠다야)는 아트와 결혼해 코치로 삶을 살지만 남편의 절친이자 전 남친인 패트릭(조쉬 오코너)을 만나 혼란에 빠진다. 사진 제공=Amazon MGM Studios


‘챌린저스’라는 제목은 챌린저 대회 포스터에 타이(젠다야)가 복수를 뜻하는 s를 붙인 것이다. 이 영화의 백미인 마지막 10분, 테니스의 키네틱 체인을 멋지게 보여주는 시퀀스에 도달하면 그 의미를 깨닫게 된다.

젠다야, 조쉬 오코너, 마이크 파이스트는 촬영이 시작되기 전 약 6주 동안 보스턴에서 체육관 합숙훈련을 했다. 젠다야는 “우리에게는 ‘여름 캠프’와 같았다. 그 자체로 상징적인 레전드 브래드 길버트의 조언과 지도를 받았다”며 “테니스에 대해 아는 거라곤 비너스와 세네라 윌리엄스 뿐이어서 테니스는 도전하는 것 자체가 두려움 중 하나였다”고 밝혔다. 이어 젠다야는 “루카 감독이 만들어내는 테니스 시퀀스의 모든 샷은 스토리보드에 맞춰져 있었다. 루카 감독은 이 장면을 만들기 위해 안무를 짜기 시작했다”며 “(나는) 댄서니까 테니스를 춤으로 풀어보려고 집중했다. 그녀의 풋워크, 패턴, 움직임을 이해하고 최대한 완벽하게 따라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숨막히는 긴장감이 감도는 키네틱 시퀀스에 관해 루카 감독은 “리허설을 많이 했다. 영화의 극적인 부분을 특히 많이 했다. 매일 몇 시간씩 코트에 나가서 포인트를 지켜봤다. 스포츠 액션이 캐릭터 간의 역동성을 어떻게 반영해야 하는지 이해해야 했다. 기본적으로 유닛 턴에서 시작했다. 작은 제스처 하나하나까지. 마지막 순간은 무음 시퀀스, 즉 대사가 없어야만 관객 모두가 감정 고조를 이해할 거라 생각했다”며 마지막 10분에 8일이 소요됐다고 밝혔다.

/하은선 미주한국일보 편집위원·골든글로브협회(GGA)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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