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공포지수(VKOSPI)가 한 달 만에 안정 구간에 진입하면서 미국의 상호관세 충격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장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순매수로 전환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종가 기준 VKOSPI는 19.69로 3월 26일(19.67) 이후 한 달 반 만에 20포인트 아래로 하락했다. 지난달 8일 미국 상호관세 발표 충격 이후 매수·매도 사이드카가 연달아 발동하면서 44.23까지 급등했던 VKOSPI가 불과 한 달 만에 안정권에 진입한 것이다.
VKOSPI는 한국거래소가 2009년 시카고옵션거래소가 산출하는 변동성 지수인 VIX를 국내 상황에 맞게 만든 것이다. 코스피200 옵션 가격을 활용해 옵션 투자자들이 예상하는 30일 이후 주식시장의 미래 변동성을 측정한다. 통상적으로 공포지수가 높아지면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도하면서 주가지수가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극심했던 주식시장 변동성과 원·달러 환율이 안정되면서 외국인이 유입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외국인은 지난해 8월 이후 9개월 연속 순매도하면서 40조 원이 넘는 규모를 팔아치웠다. 이달 들어서는 2일 1668억 원을 순매도한 뒤 7일(3498억 원)과 8일(1303억 원) 순매수로 돌아섰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VIX가 20포인트까지 낮아지고 관세 리스크가 완화될 경우에는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외국인 투자 유입이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이후 외국인투자가들은 기초자산 상승을 예상한 투자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선물시장에서 순매수하면서 현물시장에선 전술적 매도를 제외하고 시장 추이를 관망하는 흐름이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VKOSPI 하락에 따른 변동성 완화로 투자심리도 호전됐다”며 “개별 주식 선물에서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대상으로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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