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30대와 40대의 매수세가 거센 가운데, 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를 일컫는 이른바 ‘초품아’의 가치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학령기 자녀를 둔 3040이 초등학교가 가까운 아파트 단지를 선호하면서 초품아 단지가 지역 내 집값을 이끈다.
9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월별 매입자 연령대별 아파트 매매현황’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에서 매매된 아파트는 총 12만 3169건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3040세대의 매매거래는 총 6만 6014건으로 전체의 53.4%를 차지했다. 전국 아파트 매매 2건 중 1건 이상이 3040세대에서 이뤄진 셈이다. 3040세대의 아파트 매매 비중은 2023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으로 50% 이상을 나타내고 있다.
부동산 ‘큰 손’으로 떠오르는 3040세대 대부분은 초등학생이나 유아기 자녀를 둔 학부모라는 특징이 있다. 이들은 등하굣길의 안전성을 중심으로 자녀들의 돌봄 여건을 가장 먼저 생각한다. 3040 학부모에게 ‘초품아’는 주거 선택의 최우선적인 기준이 되고 있다.
실제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3040세대를 대상으로 주거 선택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영향을 미친 요인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학교·학원 등 자녀교육’이 32.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주택가격 및 임차료(24.4%), 직장 거리(17.1%)보다도 높은 수치다.
이에 ‘초품아’의 집값 상승률도 두드러지고 있다. 3040을 중심으로 풍부한 주택 수요를 형성하며 집값 상승률이 지역 평균을 크게 웃돌고 있는 모습이다. 국토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경기 용인시 수지구 신봉동 소재 ‘신봉마을 자이 3차’ 전용 84㎡ 실거래가는 7억 5000만원(9층)으로 조사됐다. 이 단지는 성복초등학교가 바로 앞에 자리한 ‘초품아’로 지난해 3월 실거래가 7억원(9층)보다 5000만원(7%)이 올랐다. 지난 1년 동안 용인시 수지구 신봉동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이 2.7%인 점을 고려하면 높은 상승률이다.
올해 4월 동탄2신도시에 속하는 경기 화성시 청계동 소재 ‘동탄역 시범한화 꿈에그린 프레스티지’ 전용 84㎡는 12억 4000만원(11층)에 매매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실거래가 11억 3800만원(17층)보다 1억 원 이상이 오른 금액이다. 이 단지는 바로 인근에 화성청계초등학교가 자리하고 있다. 반면, 최근 1년 동안 경기 화성시 청계동의 아파트 매매가는 약 2000만 원 오르는 것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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