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업종 주가가 급등했다. 미국의 중국 태양광 업체 규제 정책에 따른 반사 이익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햇빛 연금’ 도입 소식이 들려오면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D현대에너지솔루션(322000)은 전 거래일 대비 1만 150원(29.94%) 오른 4만 4050원에 14일 마감했다. 파루(043200)(29.88%), SK이터닉스(475150)(13.78%), 한화솔루션(009830)(10.83%), OCI홀딩스(010060)(6.90%), 한솔테크닉스(004710)(5.72%), OCI(456040)(3.21%) 등도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태양광 업종 주가 상승은 최근 미·중 관세 갈등의 영향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중국은 관세협상에 나섰지만 이와 별개로 미 상무부는 중국산 태양광에 대한 관세는 유지하기로 했다. 미국 하원이 태양광 에너지 보조금을 전면 폐지하지 않고 2029년 이후 단계적으로 폐지한다는 소식도 태양광 업종에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태양광 발전 산업의 가치사슬은 폴리실리콘, 잉곳, 웨이퍼, 셀, 모듈 순으로 구성된다. 미국과 중국이 최근 상호 관세를 115%포인트 인하하기로 합의했으나, 이와 무관하게 미 상무부는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대한 관세를 유지하고 있다. 다음달부터 동남아시아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들어오는 중국 태양광 제품에 고율 관세가 적용되는데 반덤핑관세의 경우 최대 271.28%, 상계관세는 최대 3403.96% 부과된다.
중국 내에서 태양광 산업 구조조정이 일어나는 점도 국내 업계엔 호재다. 한승재 DB증권 연구원은 “중국 업체들의 구조조정이 가속화되면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제품 가격이 중장기적으로 반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태양광 기업들은 미국 현지에 생산시설을 지으며 반사이익 극대화를 노리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3조 원을 투자해 미국 조지아주 카스터빌에 모듈과 셀, 잉곳, 웨이퍼 등을 통합 생산하는 공장을 건설 중이다. OCI홀딩스도 미국에 태양광 셀 공장을 지어 내년 상반기부터 상업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국내에선 6·3 대선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최근 유세에서 “농가 태양광을 확대해 ‘햇빛 연금’을 지급하겠다”고 발언하는 등 태양광 발전에 우호적 태도를 보인 점도 관련주 수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농어촌주민수당의 재원조달책 가운데 하나로 햇빛연금 또는 바람연금을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는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을 보편화해 잉여전력 판매 수입을 일으키는 것으로, 지역민들이 수입을 공유하는 만큼 지역 경제공동체 또는 자급자족 개념이다. 이 자체로도 기본소득의 연장선이지만 농어촌주민수당 재원으로 활용하는 등 해당 제도를 안착시키는 데에도 쓰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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