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008770)의 4성급 프리미엄 비즈니스 호텔 신라스테이가 ‘성장동력’로 부상하고 있다. 5성급으로 최고급 호텔의 대명사로 꼽히는 서울신라호텔 수준의 룸 컨디션에다 부대시설은 최소화해 숙박비용을 낮추자 방문 수요가 몰리고 있다. 연간 매출액 측면에서도 서울신라호텔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호텔신라에 따르면 신라스테이는 올해 1분기 485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이는 호텔신라를 대표하는 서울 중구 장충동 서울신라호텔의 같은 기간 매출액(493억 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지난해 연간으로도 신라스테이 매출액은 2218억 원으로 서울신라호텔(2343억 원)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신라스테이는 2017년 매출액 1148억 원을 기록해 사상 첫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한 후 2023년 2000억 원을 넘겼다. 올해는 연간 기준으로 서울신라호텔을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해 3분기 처음으로 신라스테이 매출액(569억 원)이 서울신라호텔(548억 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호텔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히는 투숙률의 경우 지난해 연간 신라스테이가 84%로 서울신라호텔(73%)를 앞섰다.
신라스테이는 호텔신라가 2011년 론칭한 비즈니스 호텔 브랜드다. 이부진 사장이 호텔신라 대표이사에 오른 첫 해였던 당시 국내 호텔업계에서는 생소한 '세컨드 브랜드'로 기틀을 닦았다. 2013년 경기도 동탄에 1호점을 오픈했고 이후 국내 비즈니스 호텔 시장이 커지면서 2017년 서울 서초에 10호점을 개장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호캉스' 바람이 불자 사업이 탄력을 받으면서 2022년 국내 호텔 최초로 한 해 100만 객실을 판매하는 성과를 냈다. 빠르면 올해 상반기 오픈이 예정된 세종점이 문을 열면 전국에 17개 지점을 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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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스테이의 지점이 늘면서 호텔신라의 호텔 사업부 내에서의 비중도 커지고 있다. 서울신라호텔의 경우 객실 숫자가 464실로 한정돼 있지만 신라스테이는 매년 점포 확장을 하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훨씬 크다. 특히 서울신라호텔과 제주신라호텔의 경우 호텔신라가 직접 부동산을 보유한 것과 달리 신라스테이는 건물주가 별도로 있고 호텔신라가 위탁 운영하는 방식이라 투자 비용이 적고 수입이 안정적이어서 ‘캐시카우’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합리적이고 실속을 더한 상품과 서비스를 찾는 고객이 늘면서 그간의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며 “지난 12년간 보여준 안정적인 운영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 확장과 글로벌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호텔신라가 새로 론칭하는 신라모노그램도 기대작이다. 신라모노그램은 4성급인 신라스테이와 달리 5성급으로 올해 하반기 강릉에 국내 1호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신라스테이가 서울신라호텔의 하위 버전인 가성비 프리미엄 비즈니스 호텔이라면 신라모노그램은 제주신라호텔을 모태로 한 고급 레저형 호텔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결과적으로 호텔신라는 최상급 '더신라'(서울신라호텔·제주신라호텔)와 어퍼업스케일 레저호텔 '신라모노그램', 프리미엄 비즈니스 '신라스테이' 3대 브랜드 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향후 호텔신라의 면세사업이 안정화되면 호텔사업과 함께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그동안 주춤했던 신라면세점이 최악의 구간을 지난만큼 순항 중인 호텔사업부와 함께 전 부문 실적이 좋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장민지 교보증권 연구원은 "호텔신라가 면세 부문의 회복과 호텔 부문의 견조한 흐름으로 실적 개선 구간에 진입 중"이라며 "특히 호텔 사업 브랜드 라인업 다변화가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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