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불리는 백사마을 재개발 사업이 본격화됐다.
서울시는 29일 백사마을 재개발 사업이 올해 하반기에 착공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백사마을 재개발은 노원구 중계본동 30-3번지 일대를 26개 동, 지하 4층∼지상 35층, 3178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4월 재개발정비계획안이 서울시 정비사업 통합심의위원회를 거쳐 확정됐다. 이달 철거에 돌입하면서 2009년 재개발정비구역 지정 이후 16년 만에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2029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올 하반기 착공 예정이다.
불암산 자락에 있는 백사마을은 1960년대 후반 서울 도심 개발로 밀려난 철거민들이 산 104번지 일대에 집단 이주해 '백사마을'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다른 이주 정착지들은 1990년대 재개발을 통해 아파트 단지로 변모했지만 백사마을은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개발이 이뤄지지 않았다. 2000년 관련 법 제정으로 개발제한구역 해제가 가능해지면서 재개발사업 추진 기반이 마련됐고, 2009년 5월 정비구역 지정과 함께 사업이 첫발을 내디뎠다.
추진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의 획지 구분으로 입주민 사이 위화감이 조성되고 기존 지형·터·골목길 등을 유지한 계획으로 사생활 침해 문제가 불거졌다. 원래 시행자였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업성 악화를 이유로 2016년 1월 사업 포기를 결정하자 이듬해 2월 주민 요청에 따라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새로운 시행자로 나서는 시행착오도 겪었다.
서울시가 2022년 4월부터 2년여 간 150회 이상 소통한 결과 주민 95% 이상이 찬성한 통합정비계획 변경안이 마련됐다. 변경 계획에 따라 확보되는 공급 물량은 기존 2437가구에서 741가구 늘었다. 분양·임대 혼합 주택 정책인 소셜믹스도 적용됐다.
서울시는 단지 조성 계획이 주민 편의성과 접근성을 높이고, 자연 친화적 경관을 살리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불암산 경관을 고려한 단지 내 공공보행 통로와 열린 공간 중심의 커뮤니티 시설도 들어선다.
김성보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백사마을 재개발사업이 수년간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에서도 주민들이 포기하지 않았다"며 "백사마을 재개발사업이 조속히 완료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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