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미국에서 연례행사로 개최해온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포럼을 축소하고 반도체 패키징과 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 협력사들과 파트너십 강화에 집중하기로 했다. 3㎚(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공정에서 수율 개선이 최우선 과제인 만큼 첨단 기술 홍보를 위해 열었던 ‘삼성 파운드리 포럼’은 제한적으로 열면서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일(현지 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의 삼성 반도체 캠퍼스에서 ‘세이프(SAFE) 포럼 2025 US’를 개최한다. 세이프 포럼에는 신종신 삼성전자 디자인플랫폼개발부문장이 파운드리 사업 현황을 설명하고 인공지능(AI) 팹리스 기업인 그로크의 조너선 로스 최고경영자(CEO)가 ‘추론 컴퓨팅의 미래’를 주제로 발표한다.
또 존 코에터 시놉시스 수석 부사장이 ‘엣지 AI: 보편적 지능 추진’에 대해 연설하고 폴 커닝햄 케이던스 수석부사장은 ‘칩 설계를 위한 에이전트 AI 활용’을 주제로 발표한다. 2019년 처음 열린 세이프 포럼은 삼성이 파운드리 사업 파트너들과 최신 기술 동향을 공유하고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삼성 측은 하지만 세이프 포럼과 함께 개최해온 파운드리 포럼 규모는 축소하기로 했다. 삼성 파운드리 포럼은 빅테크 등 핵심·잠재 고객사를 상대로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공정 기술과 사업 전략 등을 홍보하는 데 중점을 둬왔다. 삼성 측은 3나노 이하 최첨단 공정에서 수율 부진을 겪고 있는 만큼 신규 기술 및 사업 로드맵을 제시하기보다는 파트너 회사와의 협력에 집중해 고객 신뢰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파운드리 포럼 규모는 작아지지만 미국 빅테크 기업의 물량을 수주하기 위한 영업 활동은 지속되고 있다. 삼성전자 미주법인(DSA)은 올 초 대만 TSMC에서 21년간 재직한 경험이 있는 마가렛 한을 파운드리 총괄 부사장급 임원으로 영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최근 테슬라와 퀄컴 등 미국 내 유력 기업들을 파운드리 고객사로 모시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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