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증시 수익률이 지난해만 못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편입 종목 비중 조절이 자유로운 액티브형 상장지수펀드(ETF)가 패시브형 대비 호실적을 거두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정책으로 미국 달러 가치와 국채금리가 큰 폭으로 움직이며 변동 장세가 장기화하고 있는 탓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국 나스닥100을 기초지수로 삼는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TIMEFOLIO 미국나스닥100액티브’ ETF는 최근 1개월간 9.9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동일 기초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유형의 ‘TIGER 미국나스닥100’ ETF가 같은 기간 기록한 수익률 4.67%을 2배 이상 앞지르는 수치다.
기초지수를 90% 이상 추종해야 하는 패시브형과는 달리 액티브 ETF는 70%가량만 추종하면 된다. 총보수가 조금 더 비싸기는 하지만 나머지 30% 범위 내에서 운용역 재량으로 포트폴리오 조정이 가능해 지금과 같은 변동 장세에서 방어력이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다.
수익률 격차가 벌어진 건 편입 종목의 비중 차이 때문이다. 인공지능(AI) 경쟁에서 뒤처진 애플의 비중을 줄이고 AI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팔란티어의 비중을 높인 타임폴리오운용의 전략이 주효했다. 애플 주가는 올 들어 16.37% 하락한 반면 팔란티어 주가는 올해 70% 가까이 폭등했다.
빅테크 투자를 고집하지 않은 점도 수익률 제고에 기여했다. 타임폴리오운용은 올 3월 말 미국 증시에 상장한 AI 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의 편입 비중(6.37%)을 엔비디아(8.06%)와 테슬라(6.66%) 다음으로 높게 잡았다. 코어위브의 주가는 상장 이후 3개월도 안 돼 주가가 무려 250% 폭등했다. 아울러 코인베이스·로빈후드·마이크로스트래티지 등 가상자산 관련 기업들의 투자 비중을 높이며 제도권 편입 수혜 덕도 톡톡히 보고 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매그니피센트7(M7) 기업들의 순이익 증가율은 65%로 M7 외 기업들이 기록한 10% 대비 압도적으로 높았지만 올해는 M7 기업들의 순이익 전망치는 24%로 나머지 기업들과 동일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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