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대통령상을 받은 한글 서예가 서희환(1934∼1995)의 서거 30주기를 기념하는 대규모 회고전이 열린다.
서울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은 7월 11일부터 10월 12일까지 '평보 서희환: 보통의 걸음' 전시를 연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20세기 한국 서예계를 대표하는 한글 서예가 평보 서희환의 서거 30주년을 맞이해 선보이는 대규모 회고전으로 초기작부터 말년 대표작까지 총 120여 점이 전시된다.
서희환은 1968년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서 서예 부문 최초로 대통령상을 받으며 주목을 받았다. 1995년 61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평생 한글만 파고들어 독자적인 예술 세계를 완성했다.
전시 제목 '보통의 걸음'은 그의 아호 '평보(平步)'에서 따온 말로 한글 서예 외길을 걸어온 작가의 예술 여정을 상징한다. 전시는 한문 중심이던 서단에 신선한 반향을 일으킨 작가의 삶과 예술세계를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전시는 총 6부이다. △‘봄이 오는 소리’ △‘뿌리 깊은 나무는’ △‘서화동원書畫同源’ △‘꽃씨 뿌리는 마음’ △‘푸른 동해 하얀 민족’ △‘작가가 작품을 탄생시키지만, 작품이 작가를 존재시킨다’로 구성된다.
대표작으로는 1980년작 '월인천강지곡'(세종대왕기념사업회 소장)이 있다. 세종대왕이 지은 시문을 최초의 한글 활자본 형식으로 표현한 병풍 작품으로 좌우 길이만 5.5m에 달한다.
이외에도 아웅산 테러 사건 추모비문, 충무공 동상문, 주시경·방정환 비문 등 작가가 전국 각지에 남긴 현판과 비문 원본이 공개된다.
개인 수집가 고창진 씨가 약 30년에 걸쳐 수집한 평보의 작품 200여 점과 관련 자료도 함께 전시된다. 고 씨는 생전 서희환의 예술 세계에 매료돼 꾸준히 수집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전시 기간 중에는 연령별 맞춤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5세 이상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꽃씨서당'(매주 주말 운영)에서는 한글과 예절을 함께 배울 수 있다. 성인 대상 체험 프로그램인 '보통의 하루, 특별한 여백'은 매월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 열린다. 도슨트 해설은 하루 3회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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