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공문서 수상한데?"… 삼계탕집 '노쇼 사기' 막은 태안군 공무원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이미지투데이

충남 태안군 공무원이 군부대 사칭 ‘노쇼 사기’ 피해를 막아 경찰 감사장을 받았다.

15일 태안군에 따르면 행정지원과 이진선(32) 주무관이 소상공인의 재산 보호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태안경찰서에서 감사장을 받았다.

이 주무관은 지난 5월 22일 태안읍의 단골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하던 중 업주에게 "군부대에서 삼계탕 30그릇 예약이 들어왔다"는 말을 들었다. 식당 업주는 군부대 간부라는 사람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보낸 '거래 확약서' 사진을 보여줬고, 이에 수상함을 느낀 이 주무관은 공문서를 확인했다. 최근 공직자 사칭 사기 피해가 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그는 국방부 등에 전화를 걸어 공문에 적힌 이름의 간부가 근무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공직자 사칭 사기의 경우 식당에 단체 예약을 한 뒤 '예산이 아직 편성되지 않아 그러니 물품을 대신 구매해주면 예약일에 가서 갚겠다'며 일당의 계좌로 거액을 송금하도록 하는 게 주된 수법인데, 이 주무관의 빠른 확인으로 실제 피해는 없었다.



지난 11일 이 주무관은 해당 공로로 태안경찰서장으로부터 감사장을 받았다.

이 주무관은 "공무원으로서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경기 침체로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 뉴스에서나 보던 사기를 막을 수 있어 다행스러우면서도 가슴이 철렁했다"라고 말했다.

태안군은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법이 담긴 부채 1000개를 전통시장 등 상인에게 나눠주고 관련 캠페인을 벌이는 등 사기 피해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군 관계자는 군민들에게 사기가 의심되면 소비자보호센터에 도움을 요청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