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표절 의혹 등으로 사퇴 압박을 받는 이진숙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처음으로 “자진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와 더불어 갑질 논란으로 낙마 여론이 고조되고 있는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도 여당 의원들이 “아쉬움이 크다”는 반응이 나왔다.
김상욱 민주당 의원은 17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교육부 장관으로 나오는 분이 제자의 오탈자까지 그대로 복사하는 논문을(제출한 것은), 아무리 이공계 논문의 특수성을 고려한다 해도 적절치 않다”며 “이 후보자께서 대통령께 그만 부담을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자진사퇴하는 게 맞다는 뜻이냐’는 사회자 질문에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이 후보자가) 객관적인 경력이나 이런 부분들에서는 교육 개혁에 필요한 경험을 쌓아왔다. 대통령께서도 그 부분을 믿고 기회를 주신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대통령께서도 이런 논문 표절까지 있을 줄은 몰랐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다만 강 후보자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했다. 김 의원은 “이 후보자와 강 후보자는 본질이 다른 것 같다”며 “이 후보자는 직을 수행하는 데 필수적인 부분(자질)에서 문제가 생겼기 때문에 용납할 수 없는 것이고 강 후보자는 인품의 문제로 공격이 들어온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후관계를 더 봐야 하는데 제가 거기까지 확인할 겨를이 없었다. 그래서 말을 아끼는 것”이라고 했다.
강 후보자에 대한 ‘결단’을 요구하는 듯한 여당 의원들의 발언도 곳곳에서 나왔다. ‘원조 친명(친이재명)’으로 꼽히는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인턴 비서부터 비서관, 보좌관을 거쳤던 국회의원으로서 (피해자가) 느꼈을 여러 아픔에 대해 공감하고 유감을 표한다. 미안한 마음이 크다”며 “국민 여론과 국민의 눈높이를 당사자(강 후보자)와 인사권자 이런 분들이 깊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피해를 당했다고 말하는 분들의 의견을 분명히 청취할 필요가 있는 사안”이라며 “여러 가지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같은 당의 박지원 의원 또한 KBS라디오 ‘전격시사’에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정치라는 것은 내가 생각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국민의 생각을 따르는 게 정치’라고 했다”며 “민심을 거역해서는 안 된다”고 낙마 의견에 힘을 실었다.
야당에서는 정부가 강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할 경우 오히려 야당에 유리한 일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강 후보자의 임명은) 국가적으로는 비극이고, 야당들에게는 좀 숨통이 트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천 원내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어마어마한 마이너스 활약상 때문에 국민의힘이 야당으로서의 견제력을 거의 상실한 상황”이라며 “야당 도와주는 일”이라고 했다. 수세에 몰린 야당이 국민 여론에 반하는 선택으로 견제에 필요한 동력을 다시 확보할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거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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