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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년에 한 번 나올 수준”…‘괴물 폭우’가 할퀸 전국 상황 보니

17일 오전 충남 서산에 많게는 400㎜ 넘는 물 폭탄이 쏟아진 가운데 음암면 유계리를 지나는 도당천이 범람하면서 물에 잠겼던 한 주택 거실이 난장판으로 변해 있다. 2025.7.17. 연합뉴스




전국 대부분 지역에 이틀째 쏟아진 집중호우로 인명과 시설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18일 오전 8시 기준 수도권과 충남 북부 서해안에는 시간당 10㎜ 안팎의 약한 비만 내리는 등 소강 상태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지역에서 전날까지 물폭탄이 퍼부으며 주택과 도로 침수, 산사태, 구조물 붕괴 등 크고 작은 사고가 속출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집중호우는 우리나라 북서쪽에서 다가온 기압골 전면에서 유입된 고온다습한 공기와 그 뒤를 따르는 차고 건조한 공기가 충돌하며 서해상에 중규모 저기압이 형성돼 발생했다.

19일까지도 전국 곳곳에 최대 400㎜ 이상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돼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다음은 이틀간 이어진 집중호우로 발생한 지역별 주요 피해 상황이다.

“200년에 한 번 나올 수준” 서산 침수 사망… 청주·서산 도심 마비


충청도는 이번 집중호우로 사실상 재난 상황을 맞이했다. 기상청은 충남 서산 등에 내린 비의 양이 “200년에 한 번 나올 수준”이라고 밝혔다.

16일부터 18일 오전 8시까지 누적 강수량을 보면 충남 서산과 홍성 519.3㎜와 437.6㎜, 충북 청주는 315.6㎜ 이상의 비가 내렸다. 서해와 접한 충남 지역은 최대 400㎜ 이상을 기록했다.

이 과정에서 청주 미호강 팔결교, 병천천 환희교, 미호강교 등에는 홍수경보가 내려졌고, 청주·보은·괴산·음성 등 47개 마을 주민 297명이 인근 마을회관이나 체육관으로 긴급 대피했다.

충남 서산에서는 안타까운 인명 사고도 있었다. 석남동 도로 침수 차량 안에서 5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같은 도로에서 차량 지붕 위로 피신했던 3명은 구조됐다.

충남 서해안을 중심으로 강한 비가 내린 17일 새벽 충남 서산시 성연면 오사삼거리가 폭우로 잠겨 있다. 2025.7.17. 연합뉴스


또 서산 성연면 성연삼거리 일대와 골목, 당진시 채운동 아파트 등지에서는 차량 여러 대가 침수됐다. 서산동부전통시장, 대산종합시장, 해미읍성전통시장 등 서산 지역 전통시장에서도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청양에서는 산사태로 매몰됐던 주민 2명이 구조됐고, 공주에서는 배수로 정비 중 토사에 매몰돼 3명이 다쳤다.

충북에서는 주택 옹벽 붕괴, 낙뢰 추정 화재, 철도·항공편 지연까지 피해가 겹쳤다. 오송∼천안 KTX 열차는 토사 유입으로 20분 이상 지연됐고, 청주공항 항공편도 8편이 지연 운항했다. 청주 흥덕구, 증평, 괴산, 진천, 음성 등에는 200~300㎜ 이상 폭우가 내렸고, 도로 침수와 수목 전도 등 71건의 신고가 들어왔다.

충남에서는 전날 오후 6시 기준 총 235가구 554명이 마을회관과 초등학교 등으로 대피했다. 충남경찰청에는 평소 대비 4.3배 많은 2520건의 112 신고가 몰렸고, 경찰은 침수된 지하차도 등 36곳에서 교통을 통제하며 주민 643명을 구조했다.

금호강 넘쳐 대구 도심 침수… 청도 산사태, 안동 대피령


경상권 피해 역시 심각했다. 경남 밀양은 누적 강수량 158.0㎜대구 북구 노곡동 금호강변 일대는 도로와 주택이 1m 넘게 침수되며 주민 26명이 긴급 대피했다. 노곡동은 2010년에도 두 차례 침수 피해를 겪었던 상습 피해 지역이다.

대구 달서구 서남신시장과 죽전네거리, 야외음악당 등에서도 침수 관련 신고 60건이 접수됐다. 차량 침수와 포트홀 등 추가 피해도 잇따랐고, 대구시는 신천 진출입로 37곳과 하천 둔치 주차장, 신천동로 일대 도로를 전면 통제했다.

경북 청도군 청도읍 구미리 일대에서는 산사태로 민가 1채와 승용차 1대가 흙더미에 일부 매몰됐다. 주민 4명이 긴급 대피했으며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청도읍 원정리 중앙초등학교 운동장은 물에 잠기고 군내 주요 도로와 교량 곳곳이 물웅덩이로 변했다.

17일 오후 대구 북구 노곡동에서 119구조대가 보트를 타고 인명 수색을 하고 있다. 이날 갑작스러운 폭우로 노곡동 일대가 침수됐다. 2025.7.17. 연합뉴스


경북 안동시도 풍천·일직·남후·남선·임하·길안·임동면과 송천동 일대에 산사태 경보를 발령하고 주민들에게 사전 대피 명령을 내렸다. 산림 인근 통행도 금지 조치했다.

경남 창녕과 산청 일대도 피해가 컸다. 전날 오후 3시 기준 창녕 도천에는 272㎜, 산청에는 187.6㎜ 이상의 비가 내렸다. 특히 산청군 단성면에서는 불과 1시간 만에 101.0㎜의 비가 쏟아졌다. 창녕군 도천면 송진2구와 부곡면 수다마을에서는 하천 범람 우려로 각각 70여 명, 30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



경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까지 호우 관련 구조·배수 지원 활동은 총 76건으로 집계됐다. 낮 11시 20분께 밀양 상동면 야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주택으로 들어왔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오후 1시 17분께는 창녕 부곡면 아파트 앞 도랑이 범람해 배수 작업이 진행됐다.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 하루 386㎜ 물폭탄…전남·전북 도심 침수와 정전 잇따라


광주·전남 지역에는 하루 만에 7월 한 달 치 비가 한꺼번에 쏟아졌다.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16일부터 18일 오전 6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기준 전주 125.5㎜, 장수 번암 112.5㎜, 완주 109.7㎜, 김제 심포 109㎜, 익산 함라 106㎜, 진안 105.5㎜, 정읍 내장산 102㎜, 무주 85.5㎜, 부안 새만금 83㎜ 등을 기록했다.

광주 북구 임동 광천 2교와 오룡동 일대 도로에서는 고립 신고가 잇따랐고, 로컬푸드 매장에서는 77명이 통행로가 물에 잠겨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북구 말바우시장과 남구 대남대로 일대 상가와 도로 곳곳도 물에 잠겼다.

광주에서는 도로 침수 141건, 건물 침수 78건, 인명 구조 3건 등 총 348건의 안전조치가 이뤄졌다. 동구, 북구, 남구 일대에는 하천 범람 우려로 대피 명령이 내려졌고, 전남도는 나주·담양 등 주민 187세대 313명을 사전 대피시켰다.

광주 동구 계림동에서는 도로 균열, 북구 광주공고 일대에서는 낙뢰로 인한 정전도 발생했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비상 3단계를 발령하고 하상도로, 지하차도, 둔치주차장 등 360여 곳을 전면 통제했다.

호우 특보가 발효된 17일 오후 광주 동구 학동 한 도로가 흙탕물에 잠겨 차량 정체가 빚어지고 있다. 2025.7.17. 연합뉴스


전북 지역도 서해상에서 다가온 비구름대 영향으로 이틀째 많은 비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인명 피해는 현재까지 없지만 도로 침수와 학교 건물 누수, 낙뢰로 인한 정전 등 시설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전주기상지청에 따르면 16일부터 이날 오전 6시 기준 도내 주요 지점 누적 강수량은 순창 344.4㎜, 남원 236.8㎜, 고창 215㎜, 군산 어청도 181㎜, 임실 강진 147㎜ 등이다. 전북 14개 시군 전역에는 호우주의보가 내려져 있는 상태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까지 전북에서 도로 침수, 나무 쓰러짐, 맨홀 역류 등 30건의 신고가 접수됐지만 인명 피해는 없었다.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17개 학교에서도 호우와 낙뢰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7개 학교는 건물 누수, 10개 학교는 정전 피해를 입었고, 2개 학교는 단축 수업 후 조기 귀가 조치됐다.

현재 전북도는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를 유지 중이다.

오산 옹벽 붕괴로 1명 사망… 인천 담장 무너져 차량 파손


수도권에서도 인명 피해가와 시설 피해가 잇따랐다. 지난 16일 경기 오산시 가장동에서는 고가도로 옹벽이 무너지며 차량 운전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화성에서도 주택 옹벽이 무너졌으나 인명 피해는 없었으며, 경기도 전역에서는 하천 산책로와 둔치주차장 수천 곳이 통제됐다.

인천에서는 남동구 간석동 오피스텔 담장이 무너지며 주차 차량 2대가 파손됐다. 계양구·서구·부평구 등에서는 주택 침수 등 피해가 이어졌고, 중구와 미추홀구 일대에서도 도로 침수 및 포트홀 발생 사례가 보고됐다. 인천시는 주요 하천 산책로 13곳을 차단하고 통제를 강화했다.

경기도 등에 따르면 18일 오전 6시 기준 평택 263.5㎜, 안성 251.5㎜, 안산 228.0㎜, 서울 151.4㎜, 인천 126.8㎜, 수원 111.4㎜ 등 강수량이 기록됐다. 경기도는 비상 2단계를 가동 중이며 18일 오전까지 경기 남부에 최대 200㎜, 북부에 최대 150㎜가 추가로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16일 오후 7시 4분께 경기 오산시 가장교차로 고가도로의 10m 높이 옹벽이 도로로 무너지며 차량 2대를 덮치는 사고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현재 정확한 인명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2025.7.16.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한편 제주 지역에서는 이번 집중호우와 관련해 특별한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시는 배수로와 맨홀 등 시설 점검과 도로 통제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18일 오후부터 다시 빗줄기가 굵어지겠다.

특히 제주와 남부지방은 일본 동쪽 해상에서 서쪽으로 세력을 확장하는 고기압 경계를 따라 고온다습한 남풍이 유입되면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중부지방은 정체전선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와 남부지방은 19일 밤 비가 그치겠으나 수도권과 강원내륙·산지는 20일 아침까지 비가 이어지겠다.

앞으로 더 내릴 비의 양은 광주·전남·부산·울산·경남 100∼200㎜(최대 300㎜ 이상), 충청·전북·대구·경북 50∼150㎜(최대 200㎜ 이상), 수도권·강원내륙·강원산지 30∼100㎜(경기남부와 강원중남부내륙 최대 150㎜ 이상), 제주(북부 제외) 20∼80㎜(산지 최대 150㎜ 이상), 제주북부·울릉도·독도 10∼60㎜, 강원동해안 10∼50㎜, 서해5도 5∼20㎜ 정도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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