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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충'이라던 러브버그…내년에는 '더, 더' 많아진다는데

러브버그, 일종의 '불쾌곤충'…해충 분류 가능성 제기

전문가, "대량 살충제 방제는 권하지 않아…천적 발견해야"

인천 계양산에서 러브버그를 방제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초여름 찾아오는 불청객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는 ‘익충’으로 분류된다. 러브버그가 꽃가루의 수분 활동에 기여할 뿐 아니라 전염병을 옮기는 등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행위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러브버그의 개체수가 내년에는 더 많아질 것이란 소식을 듣고 벌써 불쾌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게다가 활동 반경도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러브버그를 ‘해충’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김주일 강원대 생물자원과학부 교수는 21일 한국과학기술한림원 국민생활안전종합지원단이 개최한 설명회에서 “최근 러브버그의 발생양상을 보면 해충으로 간주할 여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한 이번 행사에서 김 교수는 “올해 성충이 얼마나 퍼져나가 알을 낳았고, 부화는 얼마나 성공했는지, 또 겨울에 유충이 얼마나 생존할지 지켜봐야 한다”며 내년에 러브버그가 더 많이 발생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현재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러브버그가 많이 발생하지만 충청권 등으로 퍼져나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러브버그의 발생 지역이 확대되고 사람들이 일상 생활에서 불쾌감을 느낀다면 러브버그를 해충으로 분류할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러브버그는 ‘파리목’에 속한다. 당초 러브버그는 중국, 대만, 일본 등에 분포했지만 2015년 인천 항만을 통해 우리나라에 처음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2022년 북한산 인근에서 온도나 환경 등이 러브버그 생존에 적합하게 조성되면서 개체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해충은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곤충으로 농산물을 해치거나 모기처럼 우리에게 병을 옮기는 곤충은 명확히 해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러브버그는 이런 명확한 피해를 끼치지 않는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러브버그와 같은 곤충은 질병 매개 등과 상관없이 불쾌감, 불결함, 혐오감 등을 곤충으로 일종의 ‘불괘곤충’이라고 한다”며 “이들을 뉴슨스(Nuisance) 라고 지칭한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러브버그에 대한 인식이 해충 쪽으로 많이 기울고 있는 만큼 개체수가 더 늘어나면 해충으로 분류할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렇다면 러브버그는 어떻게 방제해야 할까. 김 교수는 “살충제 대량 방제는 효과가 검증된 게 없어 부담이 크기 때문에 권하고 싶지는 않다”며 “러브버그의 살충제 저항성에 대한 이야기도 있는데 아직 러브버그가 만드는 해독 요소와 살충제 저항성간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러브버그는 모기와 근연관계가 깊기 때문에 급하게 방제가 필요할 때는 모기약을 뿌리는 것만으로 충분하다”며 “물을 뿌려서 방제할 경우에는 죽은 사체에서 알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러브버그의 천적은 없을까. 김 교수는 “기존 우리나라에 있던 다른 우단털파리도 천적이 있을텐데 러브버그는 종이 다르다 보니 지금은 직접적으로 천적의 역할을 못할 수 있다”면서도 “시간이 지나면 천적으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수도권 외 다른 지역에는 다양한 생물군이 존재할 수 있어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익충'이라던 러브버그…내년에는 '더, 더' 많아진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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