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 이후 하루 18%나 오르는 등 매수 열풍이 불었던 '국민 포털' 네이버의 주가가 갑자기 곤두박질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네이버의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조정하면서 주가가 다시 추락하고 있는 것이다.
22일 오전 10시 10분 기준 네이버 주가는 전일 대비 1.6% 하락한 23만6000원선을 보이고 있다. 전날 네이버는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24만원에 거래를 마쳤었다. 불과 한달 전 29만500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썼던 네이버의 주가는 고점 대비 16% 넘게 하락한 상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이 이달 들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이 네이버다. 4000억 원가량을 팔아치우며 네이버 주가를 끌어내렸다.
앞서 골드만삭스가 이달 17일 네이버의 목표주가를 33만원에서 28만원으로 내리며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카카오 목표 주가를 8만 5000원으로 상향 조정하면서 투자의견 ‘매수’를 재개시했다. 카카오톡 주가 5만 7500원 대비 상승 여력이 47.8% 있다고 본 것이다.
카카오톡이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를 도입하면 네이버의 핵심 수익원인 검색 부문의 경쟁력이 약해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불과 얼마 전까지 “사라”고 난리더니, 결국 개인투자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는 모양새다. 네이버 소액주주는 삼성전자 다음으로 많은 100만 명에 달한다.
이에 골드만삭스에 대한 비판도 쏟아진다. 불과 얼마 전 골드만삭스는 “네이버의 현재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다”라고 분석한 바 있다.
올초 골드만삭스 연구원은 “이커머스 업계 선두 주자인 쿠팡의 시가총액이 63조 원에 달하는데 검색 업계 선두 주자인 데다 이커머스 2위인 네이버 가치가 28조 원이라는 것은 지나치게 저렴해 보인다”고 전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도 네이버가 새 정부 출범으로 ‘소버린(sovereign·주권) 인공지능(AI)’ 전략의 큰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긍정 평가했었다. JP모건은 “네이버가 한국 AI 분야에서 우월한 입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정부의 소버린 AI 프로젝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내 증권사들도 저마다 네이버의 밸류에이션을 생각하면 비중을 늘릴 만한 시기라고 했지만 오락가락 분석 보고서에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만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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