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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탐사 본궤도 진입

우주
화성탐사 본궤도 진입

화성행 비행 카메라로 물의 흔적은 물론 실종된 우주선도 찾아낼 수 있을지 모른다

화성행 우주선 역사상 가장 크고 성능이 우수한 화성 정찰용 궤도선(Mars Reconnaissance Orbiter MRO)이 내달 케이프 캐너버럴에서 발사되고 나면 화성에서 물의 흔적을 찾으려는 노력이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쌍둥이 탐사차량인 스피릿(Spirit)호와 오포추니티(Opportunity)호가 한때 물이 흐른 자취가 담긴 증거화면을 지구로 송신한 이래 첫 화성 탐사라 하겠다.

MRO는 하루 12회에 걸쳐 화성 주위를 돌며 물의 흔적이 앞서 탐사차량이 관측대상으로 삼은 2평방km 상당의 면적보다 더 넓게 분포해있는지 조사하게 될 것이다. 제트추진 연구소(캘리포니아 주 패서디나 소재)의 MRO 프로젝트 매니저인 제임스 그래프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만약 내가 로스앤젤레스와 옐로우스톤을 조사한다면 지구상의 다른 지역은 어떤 모습일 거라고 이해할 수 있을까?”

2006년 도착 예정인 궤도선은 추후 2년간 6대의 과학 장비로 화성을 관측하게 된다. 궤도선의 장비로는 지금까지 타 행성으로 발사된 촬영장비 중 가장 성능이 우수한 카메라, 얼음으로 뒤덮인 지하 단층을 촬영할 목적으로 설계된 레이더 시스템, 대기상태 분석에 사용될 기상(氣象) 카메라 등이 포함된다.

궤도선의 고해상도 카메라 역시 정찰임무를 수행하면서 차세대 탐사차량이 착륙할 주요지점을 추적하는 한편 영국의 화성 착륙선이었던 비글2(Beagle 2)호의 불가사의한 실종과 관련해 단서도 찾아낼지 모른다. 운이 좋다면 더불어 1999년 이래 실종된 NASA의 화성 극지 착륙선(Mars Polar Lander)이 추력기의 이상으로 지면에 추락했음을 알리는 새로운 증거도 밝혀낼 것이다.

실종된 우주선을 찾아서
영국의 비글2호는 2003년 말 화성 대기권에 진입한 직후 증발해버렸다. 1년간 독자적인 조사를 벌였으나 명확한 사고원인은 밝혀내지 못했다. 연구팀은 MRO의 하이-라이즈(Hi-RISE) 카메라를 이용해 NASA의 화성 극지 착륙선뿐 아니라 비글2호의 잔해도 찾아낼 계획이다. 선체의 자료화면을 통해 고장원인을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수색작업은 본래의 관측업무로부터 시간을 빼앗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애리조나대 행성 영상 연구소 소장이나 하이-라이즈 카메라에 관한 수석연구원인 알프레드 맥커윈 교수는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수색대상으로 삼을 지역만 파악하면 [비글2호]를 찾아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방대한 데이터만 만든 채 한바탕 헛수고로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이 프로젝트 전반에 대해 다소 회의적이다.”

지구로의 디지털
파이프라인MRO에 탑재된 장비는 약 CD 6,500장 분량의 데이터를 전송해줄 예정이다. 이는 화성 글로벌 서베이어(Mars Global Surveyor)와 화성 오디세이호, 마젤란호, 딥스페이스1호와 카시니호가 보내준 데이터량을 모두 합친 것보다 3배가 넘는 규모다. 또한 MRO는 2008년 도착 예정인 피닉스호와 2009년 도착 예정인 화성 연구선(Mars Science Laboratory)이 수집한 데이터를 지구로 전송함으로써 궤도선상의 중계소 역할을 담당할 계획이다.

고해상도 렌즈
3대의 카메라가 화성 지표면으로부터 255~320km 상공을 돌며 함께 지형사진을 찍게 된다. 기상 카메라 이외에 콘텍스트(Context) 카메라가 심화연구 대상으로 적합할 가장 흥미로운 지점을 찾아 저해상도로 30km 너비의 지면을 촬영할 예정이다. 반면 하이-라이즈 카메라는 피자상자도 찾아낼 수 있을 만큼 상세한 사진을 찍게 된다. 하이-라이즈 카메라의 경우 촬영면적이 고해상도 모드에서 전체 지면 1%의 1/10에 불과하겠지만 1.5m짜리 망원 렌즈 덕택에 여타 선행모델의 5배를 넘는 해상도를 선사할 것이다.

지하 수색
화성 오디세이(Mars Odyssey)호가 지표면의 몇 인치 아래서 얼음을 찾아냈다. MRO의 SHARAD 레이더 실험팀 공동리더인 로저 필립스는 얼음이 말 그대로 빙산의 일각이 아닐까 의구심을 품고 있다. SHARAD 레이더광선은 지표면의 1km 아래까지 투과할 수 있다. 광선은 지하단층을 지나가는 사이 암석과 얼음 사이의 경계처럼 지질구조상의 변화가 감지되는 대로 광선의 일부를 우주선에 되쏘게 된다. 이처럼 반사된 광선의 지도는 얼음층의 맨 윗부분이 어디에 있는지 뿐 아니라 바닥면의 위치까지 알려준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현재 화성 내부에 갇혀있는 물의 총량을 계산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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