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해양학자들은 인간의 과학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해양생물들 만큼 바다 에너지를 온전히 활용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기껏해야 수백, 수천 년에 불과한 이력으로는 수십 억 년의 진화과정을 통해 바다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자연 생태계를 능가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렇다면 해양생물의 생체학적 특징을 최대한 모방해 해양 에너지를 이용한다면 그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지 않을까.
호주 시드니에 위치한 에너지기업 바이오파워시스템즈는 이 점에 착안, 해양생물의 외형을 본 딴 신개념의 파력 발전기를 개발하고 있다.
참치나 상어, 또는 고등어의 꼬리처럼 생긴 ‘바이오스트림(bioSTREAM)’과 다시마 등 해조류를 형상화한 ‘바이오웨이브’(bioWAVE)가 바로 그것.
바이오스트림은 심해 해저에 원통형 고정 구조물을 설치, 참치 꼬리 모양의 발전기를 연결하는 것으로 꼬리가 물결의 움직임에 따라 좌우로 움직이면 기어박스가 진동을 방향운동으로 전환, 마그네틱 발전기를 돌린다.
이를 위해 바이오파워시스템즈는 참치․상어․고등어 등을 두루 연구해 최상의 꼬리 모양을 설계했다.
바이오웨이브의 경우 연안지역의 수심 14~46m 바다에 설치되는데, 수직으로 세워진 부채꼴 형상의 구조물이 파도의 움직임에 따라 앞·뒤로 흔들리며 전기를 발생시킨다.
이들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전력량은 최대 2㎿. 웬만한 중형 아파트 단지의 3개 동에 해당하는 1,620가구에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특히 두 모델은 모두 해류의 방향에 따라 스스로 위치를 조정함으로서 끊임없이 전기를 생산해 낼 수 있다.
바이오파워시스템즈는 오는 2009년 완전 상용화를 목표로 올해 중 바이오스트림과 바이오웨이브에 대한 세 가지 버전의 프로토타입 개발을 완료하는 한편 2008년에는 실제 크기의 장비를 바다에 설치할 계획이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최소 수십 개의 파력 발전 시스템을 플랜트 단위로 설치, 해저 전력 케이블을 연결해 200MW의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 이 회사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다.
강재윤기자 hama9806@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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