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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아줄기세포 이용한 최초의 임상실험

세계 최초로 인간 배아줄기세포 이용한 임상실험 미국에서 실시돼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생명공학기업 제론 코퍼레이션은 올 여름 세계 처음으로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이용, 척수손상 환자를 치료하는 임상실험에 들어간다.

이에 앞서 제론은 지난 1월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4~7개 병원에서 총 8~10명의 환자에게 배아줄기세포 혼합물 GRNOPC1을 주입하는 임상실험을 승인받았다.

GRNOPC1은 제론이 배아줄기세포를 가지고 독점적으로 만든 혼합물인데, 양팔을 움직일 수 있지만 걷지는 못하는 하반신마비 증상이 발생한 지 2주일 이내의 환자들에게 1회 주입될 예정이다.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척수손상 치료는 다음과 같은 메커니즘으로 이루어진다.[그림 참조] 우선 외상이나 질병으로 인해 축색돌기로 불리는 척수 속 신경섬유가 파손되면 뇌와 전기신호가 끊어지면서 하반신마비 증세가 온다. 또한 전기신호가 끊어지면 축색돌기를 둘러싼 미엘린이 침식되고 영구적인 손상을 입게 된다.

미엘린은 축색돌기의 겉을 여러 겹으로 둘러싸고 있는 인지질 성분의 막으로 미엘린수초라고도 한다. 전선의 플라스틱 피복과 마찬가지로 신경세포를 둘러싸는 백색 지방질 물질로 뉴런을 통해 전달되는 전기신호가 누출되거나 흩어지지 않게 보호한다.

다음 달부터 제론의 연구팀은 척수손상을 입은 환자들에게 GRNOPC1을 주입할 예정인데, GRNOPC1이 미엘린을 만들어내고 축색돌기를 따라 움직이는 전기신호의 흐름을 회복시킨다면 희망이 있다.

제론은 이들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에 앞서 이루어진 동물실험에서는 GRNOPC1이 손상된 신경을 치유하고 신경이 기능하는데 필요한 물질을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 대학 어빈 캠퍼스의 생물학자 한스 커스테드는 동물실험을 주관했으며, 인간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이번 임상실험에도 참여하고 있다. 그는 쥐에게 하반신마비가 일어나도록 만든 이후 GRNOPC1을 주입한 결과 며칠 지나지 않아 쥐들의 걷는 능력이 빠르게 향상됐을 뿐 아니라 척수를 보호하는 미엘린의 재생도 광범위하게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커스테드는 이것이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의 전주곡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만일 인간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임상실험에서 확실하고 극적인 결과가 나온다면 수많은 하반신마비 환자들에게 희망의 빛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캘리포니아 주 산타 모니카에 있는 어드밴스드 셀 테크놀로지사의 수석 과학담당관 로버트 란자는 이렇게 말한다.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 분야에는 대단히 큰 성공사례가 필요합니다. FDA는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안전하다는 보증이 없는 한 더 이상 이 같은 임상실험을 허가해주지 않을 것입니다.”

일부 비평가들은 이 임상실험이 환자들의 건강을 오히려 악화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임상실험이 실패하면 여론은 줄기세포 연구에 적대적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실제 줄기세포 연구 전문가인 잭 케슬러는 이렇게 말한다. “저는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임상실험의 첫 대상이 까다로운 척수손상이라는 점이 걱정됩니다. 현재는 매우 복잡한 상황입니다. 모두의 이목이 이 임상실험에 쏠려 있습니다. 임상실험이 실패한다면 사람들의 신뢰도 사라질 것입니다.”

커스테드 역시 그 같은 위험을 알고 있다. 위험이란 통제할 수 없는 종양 성장 같은 것이다. 하지만 그는 강행해야 할 압박감을 느낀다. “우리는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습니다. 모든 과학자들은 과학적 배려와 환자의 절실한 필요에 대한 공감 사이에 균형을 잡아야 합니다. 그리고 저는 우리 팀이 그 같은 균형을 잘 맞추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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