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스마트폰으로 테러로 감지할 수 있을까. 앞으로는 가능하다. 미 국토안보부(DHS)가 스마트폰에 유해 화학물질 탐지기능을 부여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기 때문이다.
실제 스티븐 데니스 박사가 이끄는 DHS 연구팀은 지난 2008년부터 이 연구에 뛰어들었다. 유비쿼터스 방식의 화학물질 탐지방법을 찾던 중 당시 큰 인기를 끌었던 아이폰 등 스마트폰의 내장 프로세서가 이런 알고리즘을 처리할 수 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에 데니스 박사는 곧 스마트폰을 화학물질 테러 경보장치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을 세웠다.
특정인의 스마트폰이 공기 중의 화학물질을 탐지하면 이 정보가 인근 공공기관에 자동 전송되고 공공기관에서는 이것이 테러 또는 위험 화학물질로 판명되면 즉각 인근지역 모든 사람들의 휴대폰에 문자메시지로 경보를 송출하는 방식이다.
이의 현실화를 저해하는 유일한 장애는 스마트폰에 화학물질 및 유독가스 탐지 센서가 채용돼 있지 않다는 점이었지만 데니스 박사는 일명 '셀-올(Cell-All)'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이는 쉽게 말해 모든 스마트폰에 화학물질 탐지장치를 장착하도록 하는 것이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NHS가 휴대폰 배터리에 큰 영향이 없을 만큼 전력소비량이 적고, 단가가 1달러 정도인 탐지장치를 제공해달라는 휴대폰 제조사측 요구를 충족시켜야 한다. 따라서 데니스 박사팀은 지금까지 미 항공우주국(NASA)의 과학자들을 비롯해 휴대폰 칩 제조업체 퀄컴, 센서개발사 리비전 테크놀로지 등과 공동연구를 실시했다.
그 결과물로서 올 겨울이면 염소(Cl), 암모니아(NH₃) 등 산업용 유독가스 탐지가 가능한 시제품 스마트폰 3종이 출시된다. 데니스 박사는 "여름이 가기 전에 셀-올 탐지장치를 40종의 스마트폰에 장착, 화학물질 탐지능력을 테스트할 것"이라며 "결과가 좋다면 3년 내 상용제품이 출시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번 테스트에서 그는 옷 속에 스마트폰을 넣어도 제대로 작동하는지, 정확한 화학물질 판독을 위해 센서에 유입돼야 하는 공기의 양 등을 확인하게 된다. 화학물질 센서가 탑재된 스마트폰은 혼자 사는 사람들의 안전지킴이 역할도 한다. 일례로 도시가스, 일산화탄소 등이 감지되면 사용자의 안전을 확인해달라는 문자메시지가 지인들에게 발송된다.
1. 표본 수집 셀-올 스마트폰이 공기 속의 유해 화학물질을 감지한다. 단 초기버전은 염소, 암모니아 등 공업용 유해가스만 탐지할 수 있다.
2. 위험성 분석 센서의 다공성 실리콘 칩은 특정 유해물질에 반응해 색깔이 바뀐다. 카메라로 이 변화를 파악해 화학물질의 종류를 판독한다.
3. 경보 통지 위험물질로 판명되면 공공기관에 그 종류와 유출위치를 메시지로 알린다. 기관에서는 동일지역의 다른 스마트폰을 통해 이 메시지의 진위를 파악할 수 있다.
4. 경보 전파 위험물질 유출이 확실하면 해당지역 사람들에게 문자메시지로 대피명령을 내린다. 119 전화와는 정반대의 시스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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