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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꿈 접은 반기문, 킹메이커로 나서나
정치 국회·정당·정책 2017.02.02 16:39:05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 불출마 선언 이튿날인 2일 ‘킹메이커’를 맡을 수 있다고 시사했다. 한때 유력 주자였던 만큼 확고한 지지층을 바탕으로 대선판을 흔들 변수가 되겠다는 전략이다. 반(反)패권주의와 정치 교체를 주장했던 만큼 대선전이 가열되면 중도 후보를 밀기 위해 지원 사격에 나설 수 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서울 사당동 자택 앞에서 ‘정치 교체에 뜻이 맞는 사람이 있다면 협력할 수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제가 대선의 꿈을 접었으니 좀 더 중도적인 입장에서 지켜보고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직접적인 지원에는 선을 그었다. 대신 강연, 학회 연설 등 장외 지원에 대해서는 여지를 뒀다. 그는 ‘도움 요청이 오면 힘을 실어줄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것은 일종의 정치활동인데 정치활동은 좀 자제하려고 한다”면서도 “그러나 제가 생각하는 바는 여러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분열을 통합할 만한 대선 후보가 있느냐’는 질문에 “제 나름대로 생각이 있지만 국민들이 판단해야 한다”며 “대선 과정에서 보수냐 진보냐 계속 이야기할수록 사람들을 가른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마포 캠프 사무실 인근 한 식당에서 보좌진과 마지막 오찬을 하며 사실상 해단식을 했다. 그는 오찬 직후 기자들에게 “한국 정치 사회에서 ‘정치는 이렇다. 꾼이 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정치를 배타적으로 만들고 자기들끼리 하는 건 정치가 아니다”라며 기성 정치인들을 질타했다. 한편 반 전 총장은 설 연휴께 여야 거물급 정치인들과 회동하며 불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심 시기는 정치인들과 회동을 마친 지난 1월31일로 보인다. 캠프에서 정무 담당을 했던 이상일 전 의원은 이날 입장 자료를 내 “몇몇 유력 정치인들의 표리부동하고 위선적인 태도에 반 전 총장이 환멸을 느꼈을 것”이라며 “반 전 총장이 정치 교체의 뜻을 접은 것은 기성 정치인들의 행태에 절망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반 전 총장의 체면을 깎아내리고 모멸감을 주는 말을 서슴없이 했다”며 “반 전 총장을 만났을 때와 밖에 나와 언론을 통해 얘기할 때와 판이했다”고 질타했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 -
"반기문, 유력 정치인 위선적 태도에 환멸"
정치 국회·정당·정책 2017.02.02 15:54:25지난 1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한 데는 정치권에 대한 회의가 크게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 전 총장은 귀국과 함께 국내 정치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놓기 위해 여야 정치권 인사들과 잦은 접촉을 해 왔다. 하지만 하나같이 희망보다는 절망과 환멸을 느끼게 하는 말과 태도를 보인 데 대해 크게 실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 전 총장의 참모 역할을 했던 이상일 전 의원은 2일 ‘반 전 총장의 대선 불출마를 안타까워하며’라는 글을 통해 “반 전 총장이 정치교체의 뜻을 접은 건 우리 정치 풍토, 기성 정치인들의 행태에 절망했기 때문”이라고 일갈했다. 반 전 총장은 지난 1일 불출마 기자회견에서도 ‘일부 정치인들의 구태의연하고 편협한 이기주의적 태도’, ‘인격살해에 가까운 음해와 각종 가짜 뉴스’ 등을 불출마 배경으로 꼽았다. 이 전 의원에 따르면 반 전 총장은 불출마 기자회견 후 참모들과 대화하는 자리에서 “정치인들의 눈에서 사람을 미워하는 게 보이더라”, “정치인들 중에 마음을 비우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사람이 없더라”, “정치는 꾼에게 맡기라도 하더라. 당신은 꾼이 아닌데 왜 왔느냐고 하더라”, “정치란 정말 이런 건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 등 정치권에 대한 절망과 환멸을 심각하게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 전 총장을 가까이서 지켜봐 온 이 전 의원은 “몇몇 유력하고 유명한 정치인의 말과 태도는 반 전 총장을 만났을 때와 밖에 나와 언론을 통해 얘기했을 때와는 판이하게 달랐다”며 “그들의 계산은 자기를 뽐내고, 자기의 주가만을 올리는 데 있었다. 그들은 자기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반 전 총장의 체면을 깎아 내리고, 반 전 총장에게 모멸감을 주는 말들을 서슴없이 뱉었다”고 지적했다. 평생 외교관으로 살아온 반 전 총장이 ‘유력 정치인’들이 내뱉는 모멸감 섞인 말을 쉽게 받아 넘기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반 전 총장의 ‘정치적 맷집’이 약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오지만, 정치권의 구태를 비판하는 목소리는 현역 의원들 사이에서도 나왔다. 김성태 바른정당 의원은 반 전 총장의 불출마 발표 직후 “우리 정치가 인물을 키워내지는 못할망정, 반 총장 같은 큰 인물조차 지켜내지 못하는 각박한 풍토에 물들고 있다”며 “그릇의 크기나 됨됨이를 따지기보다 미국 대선에서 나타난 것처럼 원초적인 인기영합주의로 흘러가는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런 일도 있었다. 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반 전 총장과 회동 자리에서 “사람들이 저를 두고 보수주의자라고 했다가, 진보주의라고 했다가, 중도보수라고 했다. 그러다 최근에는 ‘낙상주의’로 바꿨다”며 “나이가 들어 미끄러져 낙상하면 큰일이다. 특히 겨울엔 미끄러워서 여기저기 다니면 낙상하기 쉬워 집에 가만히 있는 게 좋다”는 농담을 던졌다. 듣기에 따라 반 전 총장이 보수도 진보도 아닌 모호한 입장을 취하면서 여야 인사들을 만나 ‘제3지대’를 추구하는 것을 두고 ‘낙상’과 비슷한 ‘낙마’를 할 수 있다는 점을 인 위원장이 지적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이에 반 전 총장은 “허허” 웃으며 “알겠습니다”라고 받아넘기는 미묘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이상일 전 의원은 “우리 정치에 큰 영향을 미치는 몇몇 유력 정치인들의 표리부동하고 위선적인 태도에 반 전 총장은 환멸을 느꼈을 것”이라며 “근거도 없는 허위사실과 가짜뉴스를 활용하면서 그를 공격하는 정치권 인사들의 야비함에도 절망했을 것”이라고도 했다. 반 전 총장의 귀국과 함께 불거진 23만불 수수의혹과 신천지 연루설, 그리고 ‘턱받이’·‘퇴주잔’ 논란 등에 휩싸여 왔다. 반 전 총장의 행보가 세간의 주목을 받으면서 그의 일거수 일투족이 관심거리가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사실이 아닌 것도 사실인냥 논란으로 둔갑한 데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반 전 총장의 이 같은 불만과 답답함은 불출마 선언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반 전 총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인격살해에 가까운 음해, 각종 가짜뉴스로 인해서 정치교체 명분은 실종되면서 오히려 저 개인과 가족, 그리고 제가 10년을 봉직했던 유엔의 명예에 큰 상처만 남겼다”며 가짜뉴스를 불출마 사유 중 하나로 꼽은 바 있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반 전 총장과 관련한 나쁜 뉴스 중 7∼8건이 무려 가짜뉴스였다는 보고도 있다”며 “바른정당이 중심이 돼서 가짜뉴스의 생산과 유통을 막는 법적 정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어 “‘가짜뉴스’의 폐해가 매우 심각하다”며 “마치 언론사가 취재한 정확한 뉴스인 것처럼 형태를 포장하지만 그 내용은 가짜”라고 덧붙였다. 이 전 의원은 소설 ‘주홍글씨’를 인용하면서 “세상에서 가장 용서받지 못할 죄(unpardonable sin)은 다른 사람의 ‘마음의 성역’을 침범하는 일”이라며 “몇몇 유력 정치인이나 정당 관계자들, 진영논리에 빠져서 진실과 사실을 보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한 행동은 반 전 총장의 ‘순수한 마음의 성역’을 침범하고 손상하는 것이었다”고 꼬집었다. 그는 “그들은 그들에게 질린 반 전 총장의 퇴장에 환호성을 지를지 모르겠지만 그들이 저지른 언행은 그들의 양심에도 가책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은 “반 전 총장의 도전은 실패했지만 ‘정치를 교체하겠다’, ‘권력 독식을 막고 분권과 협치의 틀을 마련하는 헌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그의 생각은 순수했다”며 “그런 순수하고 소박한 뜻을 기성 정치권에 속한 여러 정치인들이 왜곡하고 폄하했지만 반 전 총장과 함께 일한 이들, 그를 지지했던 분들의 마음속엔 ‘그것이 옳은 길’로 남아 있다. 반 전 총장은 저를 비롯한 많은 이들의 마음속에 ‘정치교체의 씨’를 뿌린 것”이라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이 귀국 후 정치권을 어떤 식으로 바라봐 왔는지 측근 참모를 통해 알려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반 전 총장도 이날 정치권 인사들을 ‘우물안 개구리’에 빗대 비판을 숨기지 않았다. 반 전 총장은 사당동 자택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불출마 결정의 계기에 대해 “3주간 정치인을 만나보니까 그분들 생각이 모두 다르고 한 군데 끌어모아서 대통합을 이루는 게 어렵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간을 소비하기엔 내가 상당히 힘에 부치고 시간은 제약이 있고 여러 가지 현실적 어려움이 있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반 전 총장은 “지난 해 12월 하순부터는 여러 가지로 고뇌를 많이 했다”며 “그런데 우리 사회가 이렇게 해서 되겠느냐. 왜 사람들이 정신을 못 차리고 일종의 우물안 개구리 같은 (생각을 하나)”라고 지적했다. 반 전 총장은 “우물 안에서 하늘 보면 얼마나 보겠나. 그러나 바깥에서 한국을 보면 너무 적나라하게 문제점이 보인다”며 “그러나 사람들이 못 보고, 특히 정치 지도자들이 못 보고 계속 내정에만 매몰돼 있다”며 국내 정치권의 행태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반 전 총장은 또 “‘정치는 정치꾼에게 맡겨놔라’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마포의 한 중식당에서 참모진과 오찬 후 기자들과 만나 “정치는 모든 국민에게 다 열려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정치는 과학이 아니다. 과학계에는 제가 감히 들어간다고 얘기 못 하지만, 정치는 어떤 국민이든 참정권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치사회에서는 ‘정치는 이런 것이다. 정치는 꾼이 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정치를 특정한 배타적 지역으로 만들어놓고 자기들끼리 한다”면서 “이런 건 정치가 아니다”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또 “어떤 개별적 잘못을, 흠결을 끄집어내는 데 거의 혈안이 된 듯한 그런 것은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 같은 분위기가 “자자손손 대대로 갈 때 아주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우리 자손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공직자 출신으로, 특히 외교관 출신으로 이제까지 대권에 도전한 사람이 없었다”면서 “차라리 일찍 꿈을 접고 저보다 더 훌륭한 사람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꿈을 접게 된 것”이라는 소회도 밝혔다. 앞서 반 전 총장은 이날 오전 사당동 자택 앞에서 기자들과 만났을 때도 “모든 원인을 정치인이 제공하고 해결해야 하는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모두 생각이 다르니 국민이 고생한다”고 국내의 정치풍토를 비판했다. 특히 “실제 정치를 움직이는 것은 역시 정치인들이기 때문에 정치인들이 더 각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사람이 정치인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다”면서 “나도 사무총장을 하면서 분쟁 당사자 간 많은 이유가 있는데 이런 건 모두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많이 강조했다. 시리아, 이라크, 리비아 등 모든 문제가 정치인들의 싸움으로 생긴다”고 지적했다. 전날 귀가길에 기자들과 만난 반 전 총장은 “완전히 인격말살을 하고 계속 그런식으로 한다면 그건 용납 안 된다”며 “내 양심에 비춰봐도 전혀 뭐가 그렇게 문제가 되느냐. 그게 가족이나 친족, 특히 제 개인에 관해선 저는 평생을 제가 남의 모범을 되겠다고 살아온 사람”이라며 근거없는 의혹 제기에 격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반 전 총장은 불출마 결심과 관련 “지난 31일 밤에 가족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새벽에 일찍 일어나 (생각을) 다시 한 번 정리하고 초안을 혼자 잡아서 (불출마소견서를) 썼다. 그걸 가슴에 품고 김숙 전 대사를 불러서 ‘여기 가감할 게 있으면 생각해보라’고 했다”면서 “1일 정의당 심상정 대표를 만나러 가기 직전 마지막으로 소견서 손질을 본 뒤에 가지고 갔다”고 전했다. 한편 반 전 총장은 지역감정 해소와 국민 대통합을 위해 ‘합중국(United States)’ 형태의 국가를 만들고 각 분야의 최고 권위자들을 참여하는 연립정부를 세우는 꿈을 실현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 전 총장을 지원했던 정진석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근 반 전 총장과 독대에서 나눈 대화를 소개하며 “반 전 총장은 ‘철저한 지역 안배’를 원했다. USK(United States of Korea)를 꿈꿨던 사람”이라고 말해 그의 구체적인 정책 등에 대한 뒤늦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김홍길기자 what@@sedaily.com -
반기문 "정치인들의 생각이 모두 다 다르다" 심경 토로
정치 정치일반 2017.02.02 11:34:53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반기문 전 유엔총장이 그간의 속마음을 공개했다. 2일 사당동 자택 앞에서 기자들을 만난 반 전 총장은 “모든 원인을 정치인이 제공하고 해결해야 하는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모두 생각이 다르니 국민이 고생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나와 뜻을 같이하는 중립적이고 개혁적 성향을 가진 분들과 힘을 합치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고 많은 사람이 그렇게 권고했다. 그게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해 20일간 열심히 노력했다”고 말을 이었다. 하지만 “실제 정치를 움직이는 것은 정치인이기 때문에 정치인들이 더 각성해야 한다”며 “모든 사람이 정치인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다”고 비판했다. 반 전 총장은 또 “제가 진보적 보수주의자라고 한 것이 여러 논란을 일으켰는데 보수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 진보적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런 것을 확연하게 이분법으로 구분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국민을 이분하는 것”이라며 “이념으로 갈라지고 지역, 세대, 계층 간 갈라져 있는 것은 문제가 아니냐. 대통령을 하겠다는 사람은 전체 국민을 아우를 수 있는 자세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개헌협의체를 제안한 지 하루 만에 중도 하차를 선언한 것에 대해서는 “결정을 하려면 단호하게 해야한다”며 “결정을 오랫동안 숙고할 수 있지만 숙고를 하면 결정은 바로 이행하는 것이 좋다”고 전격적인 사퇴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귀국 당시 ‘정치 교체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발언에 대해 계속해서 뜻이 있냐는 질문에 반 전 총장은 “시민의 한 사람, 전직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국내 국제적으로 기회가 있을 때마다 대한민국 정치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것은 계속 강조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마지막으로 실제 대권 도움 요청이 오면 힘을 보탤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정치활동은 국내에 있으면서는 자제를 하려고 한다“며 ”제가 생각하고 있는 바는 여러 기회가 있을테니 연설을 한다든지, 학회에 간다든지, 그런 면에서 국민의 통합과 화해를 도모하기 위한 노력은 할 것“이라고 답했다./정수현기자 value@@sedaily.com -
반기문 빠진 지지율 조사에서 문재인 하락, 황교안·유승민 2배 상승
정치 정치일반 2017.02.02 09:18:41대선을 포기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덕분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지지율이 크게 올랐다. 반 전 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 직후인 1일 오후 JTBC가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한 긴급 여론조사에서 황 권한대행의 지지율은 12.1%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26.1%)에 이어 2위로 급부상했다. 같은 기관의 일주일 전 조사에서는 황 대행이 7.4%로 5위에 그쳤었다. 여권 유력 후보였던 반 전 총장이 빠지면서 황 대행의 지지율이 단기간 두 배 가까이 뛴 것이다. 다른 여권 대선주자인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도 일주일 전 2.4%에서 4.3%로 두 배 정도 늘었다. 또한 잘 모른다거나 지지주자가 없다는 응답도 10.4%에서 17.6%로 7.2%p 많아졌다. 이렇게 부동층이 늘어난 것은 그간 반 전 총장을 바라봤던 여권 지지층이 새로운 주자를 찾지 못하고 갈 곳을 잃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같은 조사에서 문재인 전 대표의 지지율은 일주일 전(32.8%)에 견주어 오히려 6%p 떨어진 것으로 나왔다. 이는 지지층이 겹치는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출마 선언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안 지사는 4.7%p 오른 11.1% 지지율로 6위에서 3위로 뛰어올랐다. 반기문 불출마 효과가 누구에게 반사이익을 줄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20.3%의 시민들이 황 대행을 꼽았다. 최근 여러 여론조사를 통해 상승세를 확인한 황 대행이 결심을 굳히고 대선 행보를 본격화 한다면 지지율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같은 질문에 16.3%의 시민은 문 전 대표도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 봤다. 그 다음은 11.4%로 유승민 의원이 꼽혔다. 그러나 이 질문에도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이 어디로 갈 지 모른다는 대답이 24%로 가장 많았다. 황 권한대행이 대선 출마를 하려면 30일 전에는 국무총리 직을 내려놓아야 한다. 이렇게 되면 탄핵 국면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이어 황 대행까지 국정을 내려놓게 돼 여러 논란이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여론조사는 1일 전국 성인 남녀 1,009명에 유무선 임의걸기(RDD) 방식으로 조사했으며 응답률은 9.8%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강신우PD seen@@sedaily.com -
신동욱 "반기문은 안 되는 X···황교안은 되는 X"
정치 정치일반 2017.02.02 09:15:47신동욱 공화당 총재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1일 대선 불출마 선언한 것과 관련해 보수 진영의 새로운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찬양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제부로 알려진 신 총재는 이날 오후 9시 50분께 개인 SNS 계정을 통해 “반기문처럼 안 되는 X은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지지만, 황교안처럼 되는 X은 넘어져도 대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신 총재는 “보수진영에 백마 탄 왕자는 반기문도 아니요. 신동욱도 아니요. 황교안이다”며 황 대행과 반 전 총장의 사진을 함께 게재했다. 이어 “박근혜 탄핵기각에 로또가 따로 없고, 보수정권 재창출에 로또가 따로 없다”고 덧붙였다. /이세영 인턴기자 sylee230@@sedaily.com -
"반기문 전 총장 지지표 다 황교안에게 가겠지만…"
정치 정치일반 2017.02.02 08:49:31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1일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지지하던 표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갈 것으로 예측했다. 박 대표는 2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반기문 지지층은 박근혜 대통령을 추앙하는 일종의 박근혜 지지세력”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반 전 총장을 제외한) 여론조사에서 황교안 총리, 안희정 충남지사,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지지율이 상승했다”며 “이렇게 다 수혜를 받았지만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도는 약 6.7%p 하락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 헌재에서 인용되면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은 굉장히 하락할 것”이라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문재인 대세론’에 의구심을 표했다. 박 대표는 “지금 국민들이 문재인 후보에 대해 의심하는 바가 많다”며 “탄핵이 되면 국민들이 문재인 후보에 대해 가지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날 것”이라 예상했다. 그는 이어 황교안 권한대행의 당선 가능성도 일축했다. 박 대표는 “보수표들이 일정 부분 결집하지만 어떠한 경우에도 박근혜 잔재세력은 집권할 수 없다”며 “나와도 안 될 것”이라 평가했다. 한편 국민의당이 추진하던 ‘빅텐트론’의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문재인 비호감 세력이 국민의당 후보에게 몰려올 것”이라며 “손학규 의장이나 정운찬 전 총리 등이 함께해 강한 경선을 하면 흥행도 될 것”이라 자신감을 내비쳤다. /유창욱 인턴기자 ycu0922@@sedaily.com -
[사설] 반기문 불출마 선언...실패로 끝나버린 섣부른 도전
오피니언 사설 2017.02.01 18:28:51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대통령선거 도전을 전격 포기했다. 반 전 총장은 1일 오후 예고 없이 국회 기자실인 정론관을 찾아 “많은 분들을 실망 시킨 점을 깊이 사죄한다”며 대통령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로써 지난달 12일 귀국하면서 “정치교체와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서 이 한 몸을 불사르겠다”며 대선 출마를 강력히 시사했던 그의 대권 도전은 불과 3주 만에 허무하게 끝나고 말았다. 반 전 총장의 포기로 그러잖아도 가뜩이나 안갯속 같았던 대선 구도는 근본적인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반 전 총장의 불출마 선언은 일반의 예측을 너무 빗나가 이유가 석연치 않다는 것이 여론의 첫 반응이다. 그는 이날 “각종 가짜 뉴스로 정치교체의 명분이 실종되고 개인과 가족·유엔의 명예에 큰 상처를 남겼다”고 불출마 이유를 밝혔으나 납득하기 어렵다. 그는 지난달 귀국 당시만 해도 20%대의 지지율을 보이며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경쟁하는 보수·우파의 대안으로 평가받았다. 이후 오락가락하는 정치행보로 지지율이 급락했고 설 연휴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10%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그렇다 해도 급작스런 대선 포기에 대해 “이러려면 왜 나왔나”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그가 대권 도전을 밝히면서 내세운 것이 ‘정치교체’다. 야권이 주창해온 ‘정권교체’ 프레임을 넘어 낡은 여의도 정치를 바꿔보겠다는 것이었다. 어떻게 보면 그가 불출마 선언에서 밝힌 ‘이유’ 대부분이 정치교체를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할 필수 ‘검증 과정’이었다. 이조차 극복하지 못할 정도였다면 그의 대권 도전은 아무리 봐도 섣불렀다. -
광림, 대선불출마 반기문 동생 반기호씨 사외이사 중도퇴임
증권 2017.02.01 17:57:48광림(014200)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동생 반기호씨가 사외이사직을 1일자로 물러났다고 공시했다. 반기호씨는 지난해 3월 30일 임기를 시작해 2019년 3월 29일까지 3년간 임기였으나 일신상의 이유로 중도퇴임했다. 한편, 이날 반기문 전 총장은 대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 -
"반기문 믿었는데…" 돈 쓰고 땅 치는 사람들의 눈물
증권 국내증시 2017.02.01 17:55:05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이 장 마감 직후 대통령 선거에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자 이른바 반기문 테마주들이 시간 외 단일가에서 줄줄이 하한가를 기록했다. 예측이 사실상 불가능한 정치 테마주의 생명을 그대로 보여줬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투자 주의가 당부된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엔코(065060)·성문전자·파인디앤씨(049120)·에스와이패널(109610)·일야(058450)·케이탑리츠·광림·한일사료 등 50여개 종목이 시간 외 단일가 첫 거래부터 줄줄이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들은 기존 시장에서 반기문 테마주와 반기문 정책주, 개헌 관련주로 분류되는 종목들이다. 대표적인 반기문 테마주로 분류되는 지엔코의 경우 시간 외 단일가 첫 거래부터 이날 종가(5,030원)의 9.94%나 떨어진 4,530원에 거래가 4만~5만주 이뤄졌다. 이후 하한가인 4,530원에도 매도 물량만 1,173만여주가 쌓여 있지만 거래는 거의 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급락은 장 종료 직후 진행된 반 전 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 때문으로 평가된다. 이날 오후3시30분께 반 전 총장은 “제가 주도해 정치교체를 이루고 국가 통합을 이루려던 순수한 뜻을 접겠다”며 대선에 나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장이 끝난 직후 대선 불출마 소식이 나오며 장 마감 이후 시간 외 단일가에서 관련 테마주들이 하한가를 기록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들 종목이 반기문 테마주로 묶이며 기업 펀더멘털 대비 몇 배 이상 프리미엄을 받고 있었던 만큼 반 전 총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2일에도 무더기 하한가가 나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 -
[썸in이슈]반기문發 '대선 태풍', 20일 만에 소멸되다
정치 정치일반 2017.02.01 17:34:37유력 대선 주자로 꼽히던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이 ‘대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반 전 총장은 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순수한 뜻을 접겠다”며 대선에 출마할 의사를 철회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달 12일 입국 기자회견을 통해 ‘정치 교체’를 실현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지 약 20일 만이다. 이날 오찬 때까지만 해도 ‘완주’를 다짐하며 각 당 대표를 예방하고 나섰던 반 전 총장이었기에 충격은 더욱 컸다. 이번 반 전 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에 대한 해석이 쏟아지고 있다. ‘지지율 하락 등 축소일로를 걸어온 본인의 정치적 영향력을 절감했기 때문’,‘냉엄한 현실정치를 각오하지 못하고 섣부르게 뛰어든 아마추어 정치인의 예정된 수순’ ‘캠프 운영 과정에서도 잡음도 한 몫’ 등 등 입국 후 20일, 그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입국부터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1일까지, 반 전 총장의 정치 행적을 역추적해보자. ■ 1월 12일 2017년 1월 10일 반 전 총장이 10년간의 UN사무총장 활동을 마치고 인천공항을 통해 국내로 입국했다. 당시 입국 첫 날부터 공항철도냐 리무진이냐 등 오락가락 행보 끝에 공항철도를 타고 자택으로 향했다. 공항철도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반 전 총장의 실수로 인해 구설수에 휩싸이기도 했다. 티켓 판매기에 만원짜리 지폐 2장을 한꺼번에 넣고, 생수를 마시기 위해 ‘에비앙 생수’를 고르다 급히 국내 생수로 바꾸는 등 ‘반서민’적 행보가 입방아에 올랐다. 학창시절 우수한 성적으로 선생님과 학교로부터 우대를 받고, 국가 장학생으로 외국 유학을 떠나 외교관으로 평생을 살던 반 전 총장이 거친 정치판으로 나올 수 있느냐는 의구심도 많았지만, 반 전 총장은 “분열된 나라를 묶는 데 한 몸 불사를 각오가 되어있다”, “2016년 광장에서 표출된 국민의 여망을 결코 잊어선 안된다”, “국민 대통합을 반드시 이뤄야하며 오로지 국민과 국가를 위해 함께 할 것”이라며 사실상 대선출마 선언을 했다. ■ 1월 14일 지난 달 12일 반 전 총장이 귀국한 이후 촛불 집회는 14일과 21일에 걸쳐 두 차례 크게 열렸다. 입국 당시 “국민과 함께하겠다”는 뜻을 밝혔던 반 기문은 기자들이 “촛불 집회에 참여할 거냐”고 묻자 “아주 성숙한 민주주의”라며 “기회를 보고 기회가 되면 참석하겠다”고 촛불 집회 참석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내비쳤다.(하지만 지난 31일 기자회견 도중 ‘광장에서 직접 촛불민심을 듣고 해법을 내봐야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아직 가보진 않았지만 TV 화면을 볼 때 의미가 달라지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촛불집회 참석의 부정적 뜻을 내비쳤다.) ■ 1월 16일 이날 오전 반 전 총장의 캠프는 보도자료를 하나 냈다. 내용은 “반 전 총장이 오전 10시 박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귀국인사를 했다”는 것. 통화에서 반 전 대사는 박 대통령에게 “부디 잘 대처하길 바란다”고 말하며 기후협약 비준 등 유엔 주요업무 및 현안을 놓고 박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했다고 밝혔다. 이에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반 전 총장이 박 대통령에게 전화로 ‘잘 대처하라’라고 한 것은 ‘국민정서’와 다른 말이다. 함께하는 사람들 면면이 드러나고 있지만,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 사람들까지 등장해 의구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대권 주자로서 자질 논란을 빚었다. 반 전 총장은 또 이날 음성 꽃동네를 방문해 침상에 있는 할머니에게 미음을 떠 먹여줬지만 본인은 턱받이를 하고 할머니는 누워서 소화하기 어려운 상태로 죽을 받아 비난에 휩싸였다. 당시 이외수 작가는 “어이없는 서민 코스프레”라며 일침을 가했고, 반 전 총장은 “꽃동네 측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며 담당 수녀의 말을 들었다고 해명했다. 국민을 유독 의식하는 듯한 반 전 총장의 행보에 시민들은 ‘가식적이다’, ‘진정성이 없다’는 등 냉소적인 반응이 줄을 이었다. ■ 1월 17일 반 전 총장은 17일 봉하마을을 방문,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며 노 전 대통령을 추모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전 9시40분께 부인 유순택씨와 함께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았다. 반 전 총장의 지지자들은 “환영한다”, “10년간 총장으로 수고 많았다”며 반 전 총장의 방문을 환영했지만 일부 시민단체들은 ‘인권의식 박약한 반기문 대선행보 어림없다’, ‘배은망덕 기름장어 봉하마을 지금 웬일?’, ‘반기문의 업적은 한일 위안부 합의 찬성’ 등의 플래카드로 반 전 총장을 비난했다. 당시 반 전 총장은 방명록에 “따뜻한 가슴과 열정으로 ‘사람사는 사회’를 구현..”이라고 적어 ‘사람사는 세상’을 잘못 쓴 것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날 반 전 총장의 당적과 관련해 새누리당 인명진 비대위원장은 17일 “우리 당에 뭐 우리가 반기문 씨 없으면 큰일난다? 그건 아니다. 침 흘리고 우리가 러브콜하고 그럴 생각 없다”며 “썩어도 준치라고 우리 그렇게 안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도 “마치 박근혜 정권을 이어받는 듯한 그런 것으로 일관되게 가니까…변화있는 언행이 없다고 하면 문을 닫을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반 전 총장 영입을 거부하는 의사를 밝혔다. ■ 1월 19일 반 전 총장이 19일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연평해전 전사자 묘역과 천안함46용사 묘역을 차례로 참배하며 안보 행보를 이어갔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전 9시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 헌화하고 분향한 뒤 방명록에 “대한민국의 평화와 번영은 우리 호국영령들의 고귀한 희생 위에 서 있습니다. 호국영령들이여, 우리 대한민국의 평화 발전을 굽어 보살펴 주소서”라고 적었다. ■ 1월 20일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 의뢰로 12월 넷째 주에서 1월 셋째 주까지 실시간 집계한 결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반 전 총장의 지지율 추세가 바뀌었다. 1월 셋째 주 집계 결과 문 전 대표가 29.1%를 기록, 2015년 4월 셋째 주 자신의 기존 최고치 27.9%를 21개월 만에 경신했다. 반면 반 전 총장은 같은 기간 2.4%포인트 하락한 19.8%에 그치면서 지난달 첫째 주 이후 6주 만에 20% 선이 붕괴됐다. 고건 전 국무총리도 지난 2007년 대통령 선거 당시 한때 지지율이 30%대까지 치솟으며 대선후보 가운데 선두주자로 꼽혔었지만 노 전 대통령이 “고건 총리 기용은 실패한 인사”라고 평가한 뒤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결국 불출마를 선택했다. ■ 1월 21일 반 전 총장의 친동생 반기상 씨는 한국돈으로 약 29억 4,000 만원 의 뇌물 공여혐의를 받고 있어. 미 연방검찰 소속 검사는 이날 연방 법원에서 열린 심리 도중 한국 정부에 반기상 씨를 체포 송환 해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확인. 소속 검사는 반기상 씨가 아들 반주현 씨와 경남기업이 베트남 하노이에 건설하고 소유한 9,408억 원짜리 주상복합건물 ‘랜드마크72’의 매도 과정에서 비리와 자금세탁 등의 범법행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혀. 반주현씨는 뉴욕 검찰에 구속된 상태. 반 전 총장은 “친인척 문제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이 사건에 대해 전혀 아는 바는 없다”고 말했다. ■ 1월 22일 반 전 총장은 이날 오세훈 바른정당 최고위원과의 연대를 모색했다. 반 전 총장 측 관계자는 이날 “반 전 총장과 오 전 시장을 만난 것이 맞다”며 “만나서 서로 잘해보자고 했다”고 밝혔다. ■ 1월 23일 이날 반 전 총장은 귀국 후 처음으로 방송 인터뷰에 나서 ‘개헌’ 카드를 내밀었다. 개헌을 고리로 새누리당 비박, 야권 비문을 아우르는 ‘빅텐트’를 성사시키려는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이어졌다. 대선 전 개헌에 대해 회의적이었던 반 전 총장은 이날을 계기로 개헌 찬성 쪽으로 무게 추를 옮겼다. 반 전 총장은 손학규 전 민주당 상임고문,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대선 전 개헌을 주장하는 야권 인사들을 빅텐트로 끌어들여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반 전 총장은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가능하면 대선 전에 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 1월 24일 반 전 총장은 이날 바른정당 창당과 함께 이를 발판으로 세를 확장할 준비를 마쳤다. 오세훈 바른정당 최고위원을 영입하면서 문재인 계열을 제외한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개혁공동정부’를 구성한다는 대선전략을 수립했다. ■ 1월 25일 반 전 총장은 문 전 대표에 대한 ‘네거티브’의 날을 세웠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서울 세종대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제1당의 후보가 되실 분이 개헌은 안 되겠다고 하면 제왕적 대통령제에 갇히게 된다. 박근혜 패권에서 문재인 패권으로 넘어가는 상황이 된다”며 문 전 대표를 ‘패권세력’으로 규정했다. 이어 반 전 총장은 “당에서 그렇게 하는 것인지, 문 전 대표 개인의 의사가 탐욕스럽게 적용돼서 그런 것인지…”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또한 반 전 총장은 문 전 대표를 향해 “대통령 되겠다는 분이 ‘대통령 되자마자 미국보다 평양을 먼저 가겠다’고 했다. 어떻게 이럴 수 있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 1월 26일 반 전 총장은 이날 SBS ‘2017 대선주자에게 묻는다’에 출연해 “저와 뜻을 같이하는 어떤 분들과도 같이(연대)할 수 있다”며 “최근 여러 계층, 특히 정치지도자들을 만났고 앞으로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자리에서 반 전 총장은 ‘분권형 개헌’을 제안하며 국무총리에 적절한 인사를 임명해 “경제민주화에 대한 전권을 갖고 내정을 이끌 수 있는 분이 이끌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 1월 27일 반 전 총장은 이날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과 회동을 가졌다. 서울 모처에서 만난 두 사람은 약 1시간 동안 배석자 없이 여러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회동 자리에서는 개헌 등 최근 정국 전망에 대한 서로의 의견을 나눈 것으로 보인다. 손 의장은 이날 “좀 더 분명한 정치적 입장을 세워달라”며 보수적 정치 세력에 기반한 구상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철저하게 선을 그었다. ■ 1월 28일 반 전 총장은 이날 설을 맞아 부인 유순택씨와 함께 고향 충북 음성군 원남면 선영을 찾아 부친 산소에 성묘했다. 그리고 기자들과 만나 전날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과의 회동 자리에서 손 의장이 요구한 정치 노선과 정책을 분명히 해야한다는 요구에 “(진보와 보수) 전체를 다 아우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답을 내놨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더 듣겠습니다. 더 가까이 가겠습니다. 우리는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정치교체! 반드시 해내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려 ‘정치 교체’에 대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 1월 29일 반 전 총장의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신당 창당이 필요하다는 ‘반기문 캠프’ 내부 문건이 한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이 보고서에는 늦어도 3월 초까지 창당을 해야 한다는 구체적 로드맵이 제시돼 있었다. 보고서 내용은 구체적으로 대선 레이스의 5가지 길을 하나하나 분석하면서, 기존 정당 후보로는 승리가 불가능하며 ‘반기문 신당 창당’이 해답이라며 창당 발표와 함께 바른정당이나 국민의당과의 연대를 모색해야 한다는 분석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 1월 30일 반 전 총장과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가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박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시내 모처에서 반 전 총장과 약 1시간 정도 만났다고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혔다. 박 대표는 “이번 대선에서 개혁정부가 들어서야 한다고 말했고, 반 전 총장도 동의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대표는 “(반 전 총장에게) 귀국 후 일련의 언행에 대해 우리가 납득할 수 없다는 점을 전달했다”면서 “반 전 총장이 국민의당 입당을 원하더라도 지금은 받을 수 없고 함께 하기 힘들다는 말씀을 분명히 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반 전 총장에게 새누리당에 가서 할 수 있지 않으냐고 물었더니, 거기에 대해선 부정적인 답변을 했다”고 전했다. ■ 1월 31일 반 전 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촛불 민심이 변질됐다고 주장했다. 반 전 총장은 서울 마포구의 캠프 사무실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광장의 민심이 초기의 순수한 뜻보다는 약간 변질된 면도 없지 않다”며 “다른 요구들이 많이 나오고, 그렇기 때문에 그런 면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촛불 민심이 변질됐다고 보는 구체적인 사례로 “여러 가지 플래카드나 구호가 다르다”며 “저는 가보지 않았지만 TV화면으로 봤을 때 달라지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반 전 총장은 이날 “모든 정당과 정파 대표들로 개헌협의체를 구성할 것과, 이 협의체를 중심으로 대선 전 개헌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은 “정권교체, 그 뒤에 숨은 패권 추구 욕망을 더 이상 감추려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 2월 1일 반 전 총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캠프에서도 전혀 예측하지 못한 행동이었다. 기자회견을 자청할 때만 해도 창당이냐, 기존 정당의 입당이냐 등 등의 대선 진로를 밝히는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 터였다.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가 주도하여 정치교체 이루고 국가 통합 이루려던 순수한 뜻을 접겠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은 “(정치권의) 일부 구태의연하고 편협한 이기주의적 태도에 지극히 실망했다”며 “이들과 함께 길을 가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판단에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 불과 20여일 동안 진행된 반 전 총장 대선 주자로의 행보가 이렇게 막을 내린 것이다. /이종호기자 정수현기자phillies@@sedaily.com -
"전부 남탓이네, 다음은 황교안 차례?" 반기문 불출마 트위터 반응
정치 정치일반 2017.02.01 17:06:37여권 유력 대선주자였던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정치교체의 순수한 뜻을 접겠다”며 1일 오후 19대 대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급작스레 기자회견을 가진 반 전 총장은 “국민들께 많은 실망을 드려 깊이 사죄한다”며 뜻을 밝혔다. 그는 불출마를 결심한 이유 중 하나로 “인격 살해에 가까운 음해, 각종 가짜 뉴스로 인해 정치교체 명분은 실종되면서 오히려 저 개인과 가족, 그리고 제가 10년을 봉직했던 유엔의 명예에 큰 상처만 남기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 전 총장의 대선 불출마로 트위터에는 ‘대선 불출마’, ‘불출마 선언’ 등 키워드가 실시간 트렌드를 장식했다. 다음은 트위터로 전해진 반 전 총장 불출마에 대한 반응들이다. 기자회견을 봤다는 트위터 이용자는 “자기 잘못은 하나도 없고 전부 남탓이다, 어처구니가 없다”며 비판했다. 한 이용자는 “그나마 10% 이상 지지를 받던 몇 안 되는 대선주자인데 GG 선언이 나왔다, 10% 넘는 게 두 명인데 둘 다 더불어민주당이야 무슨...”이라고 썼다. 다른 이용자는 “조용히 강연 돌고 했으면 좋았는데 이제 대선이 너무 싱거워질 것 같다”는 의견을 남겼다. 또 다른 이용자는 “이제 여권 대선주자는 누가 나오려나. 마땅한 인물이 없다”고 말했고, 다른 이용자도 “박근혜에 이어 반기문까지, 포장된 보수의 이미지가 까발려지는 중”이라고 비판하며 “다음은 황교안 차례인가”라고 기대하기도 했다. 한편 한 이용자는 “맞지 않는 옷을 입고 다니느라 고생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다른 곳, 다른 분야에서 세계 시민으로서 애국자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을 거라고 본다”며 아쉬워했다. /강신우PD seen@@sedaily.com -
김무성, 반기문 불출마 선언에 "충격적"…대선 출마 질문에는 '침묵'
정치 정치일반 2017.02.01 17:02:25김무성 바른정당 의원이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불출마 선언에 대해 “충격적”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반 전 총장의 불출마 선언이 전해진 뒤 의원총회장을 빠져 나오며 “너무 큰 충격이라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이어 ‘(김 의원의) 대선 불출마 방침의 번복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도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김 의원은 그간 반 전 총장과 두 차례 단독 회동을 갖는 등 반 전 총장의 영입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창욱 인턴기자 ycu0922@@sedaily.com -
[반기문 대선 불출마 선언] 불출마 회견 10분 전까지 아무도 몰라...潘캠프 '당혹'
정치 정치일반 2017.02.01 17:00:47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전격적인 불출마 선언으로 캠프 인사들도 충격에 빠졌다. 반 전 총장을 항상 수행해왔던 이도운 대변인 등 공보팀 실무진 역시 직전까지 불출마 회견 내용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 전 총장이 1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불출마 기자회견을 할 때 이 대변인 등 공보팀은 주변에서 침울한 표정으로 자리를 지켰다. 이들은 회견이 끝난 뒤 반 전 총장이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국회를 빠져나가지 못하자 “다음에 다시 인사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대신 말을 하며 길을 트기도 했다. 이날 공보팀은 기자회견 10분 전까지 회견 내용을 전혀 알지 못했다. 이날 오후 3시30분 진행한 기자회견은 공식적으로 예고되지 않은 깜짝 일정이었다. 한 관계자는 회견 직전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보통 기자회견을 하려면 메시지를 준비하라는 연락이 미리 와야 하는데 전혀 연락이 안 와서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캠프 내 인사들도 마찬가지로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 전 총장은 회견이 끝난 뒤 서울 마포에 위치한 캠프 사무실로 이동해 참모진과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반 전 총장은 “오늘 새벽에 일어나 곰곰이 생각하고 고민한 끝에 발표문을 만들었다. 중요한 결정을 하면서 여러분과 미리 상의하지 못해 너무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이어서 “순수하고 소박한 뜻을 가지고 시작했는데 너무 순수했던 것 같다. 정치인들은 단 한 사람도 마음을 비우고 솔직히 이야기하는 사람이 없더라”라며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특히 “표를 얻으려면 보수 쪽이라고 확실하게 말하라는 요청을 너무나 많이 들었다. 말하자면 보수의 소모품이 되라는 것과 같은 얘기”라며 “나는 보수지만 그런 얘기는 내 양심상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참모진이) ‘결단을 존중한다’ ‘같이 모시고 일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했다”고 전했다. /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 -
[반기문 대선 불출마 선언]제3지대, 안철수 중심으로 뭉치나
정치 국회·정당·정책 2017.02.01 16:58:58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일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를 중심으로 한 제3지대 세력의 쏠림현상이 급격히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맞서 안 전 대표와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의 연대가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중심의 야권 ‘스몰텐트’가 형성되면서 향후 대선 구도에 중요 변수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조기 대선 정국에 가장 관심이 쏠렸던 반 전 총장의 행보가 중도 포기로 결정됨에 따라 정치권의 이합집산은 더욱 가속화될 조짐이다. 그 중심은 안 전 대표가 속한 국민의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 전 총장 귀국 전만 해도 정치권은 친박(친박근혜)·친문(친문재인)을 제외한 모든 세력을 규합한 ‘빅텐트’ 구성이 화두였다. 한 축이 반 전 총장과 정의화 전 국회의장, 손 의장 등이 손을 잡는 그림이었다. 지난달 31일 반 전 총장이 제시한 개헌추진협의체도 그 연장선이다. 다른 측면에서는 민주당 비문(비문재인) 세력이 호남 중심의 국민의당과 손을 잡는 시나리오도 제기됐다. 출마를 포기한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까지 연대가 가능하다는 전망이 그것이다. 정계 개편 전망은 결국 국민의당이라는 플랫폼에 손 의장, 정 전 총리가 합류하는 제3지대 구성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손 의장과 정 전 총리는 친박과 친문의 패권주의를 비판하며 안 전 대표와 입장을 함께해왔다. 이미 민주당은 문 전 대표를 중심으로 경선 구도에 돌입한 만큼 범보수권을 제외한 세력이 안 전 대표를 중심으로 뭉쳐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다. 안 전 대표 역시 자강론을 앞세우며 차기 대선 구도를 “문재인 대 안철수의 싸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이들에게 손을 내밀어왔다. 문제는 이들이 실제 연대하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결국 손 의장과 정 전 총리가 국민의당에 들어와 함께 경선하자는 것인데 경선 룰 등을 놓고 손을 잡기도 전부터 파열음을 빚을 수 있다. 손 의장이 최근 국민주권개혁회의라는 정치 결사체를 조직했지만 안 전 대표가 창당을 주도한 국민의당에 들어가 경선하기에는 세력 면에서 밀린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손 의장은 지난 대선 당시에도 민주당 경선에서 친문계에 밀려 고배를 마신 만큼 이번에는 경선 룰 세팅부터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이번이 마지막 대선 도전인 만큼 쉽사리 양보할 가능성도 없다. 손 의장은 당분간 외곽에서 뜻을 함께하는 세력을 더욱 규합한 뒤에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인용되는 시점에 맞춰 당 대 당 형태로 국민의당과 연대할 방침이다. 사실상 홀로 싸우고 있는 정 전 총리 역시 그동안 가능성에만 멈추던 대선 출마를 본격화한 만큼 안 전 대표와 연대하더라도 자신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내세울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정 전 총리 측은 완전국민경선 도입을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반문 연대가 가시화할 경우 대선 구도는 범보수 후보와 문 전 대표, 안 전 대표 중심의 반문 연대 3자 구도가 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이와 관련, 안 전 대표는 향후 대권 구도를 묻는 질문에 “지금은 대선 구도에 대한 말씀은 적절하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김광수기자 bright@@sedaily.com -
[반기문 불출마] 보수결집 계기 되나...황교안·유승민 보수적통 경쟁 불붙을듯
정치 국회·정당·정책 2017.02.01 16:57:07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일 대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하면서 차기 대선 구도도 급격하게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범(汎)보수 후보로 여겨지던 반 전 총장의 중도 낙마로 여권 안팎에서는 보수 후보 단일화의 단초가 마련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동안 바른정당의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도 줄기차게 ‘보수 단일화론’을 주장해온 만큼 각 정당의 주자가 확정되면 후보 간 연대 논의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얘기다. 우선 새누리당 지도부는 연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황 대행이 10% 안팎의 높은 지지율을 보이면서 당 지도부와 친박계는 황 대행 영입에 대한 암묵적 합의를 이미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은 황 대행을 대선후보로 띄울 경우 ‘불임정당’의 오명을 떨칠 뿐 아니라 혹시 선거에서 패배하더라도 유의미한 정치 세력으로서 생명 연장을 도모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반 전 총장의 불출마로 인한 최대 수혜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얻더라도 바른정당의 유승민·남경필 후보 등도 반 전 총장의 지지 세력 일부를 가져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유 의원의 경우 최근 언론 여론조사에서 반 전 총장을 꺾고 보수 진영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만큼 합리적 보수 세력의 대안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김민전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안 전 대표가 가장 큰 수혜를 입고 보수 단일화론을 줄기차게 주장해온 유 의원도 일부 표심을 흡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반 전 총장의 불출마가 보수 단일화의 방아쇠를 당겼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이유는 황 대행과 유 의원이 각자 품고 있는 가능성과 한계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우선 고만고만한 주자들이 경쟁하던 보수 진영에서 새로운 대항마로 급부상한 황 대행은 반 전 총장이 링을 떠나면서 여권 후보 가운데 지지율 1위로 올라섰다. 공안검사로 출신으로 투철한 안보관을 갖고 있다고 평가 받는 황 대행은 법조계와 기독교 등 한국 사회의 정통 보수세력들로부터 지대한 관심을 받고 있다. 다만 황 대행이 새누리당 후보로 대선에 나설 경우 ‘친박·극우’ 이미지가 강해 확장성에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경제학자 출신으로 연일 정책 공약을 내놓으며 다른 주자들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는 유 의원은 반 전 총장은 물론 중도 진보 유권자들의 표심을 흡수할 잠재력이 충분하다. 차기 대선 국면에서 ‘정권 교체’가 이미 가장 강력한 프레임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소신을 지키다가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계로부터 핍박을 받았다는 이미지가 쌓인 점도 유 의원으로서는 손해 볼 게 없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정치 이력 때문에 극우는 물론 보수의 본거지인 대구경북(TK)에서도 유의미한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는 점은 두고두고 한계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의 후보 간 연대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안철수 전 대표는 승패를 떠나 확고한 완주 의지를 여러 차례 내비친 가운데 보수 세력이 단일후보를 내는 데 실패하면 차기 대선은 다자 구도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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