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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행동주의 펀드의 삼성 흔들기가 주목되는 이유

미국의 행동주의 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삼성전자에 사업구조 분할과 배당 확대를 요구하고 나서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엘리엇은 5일 삼성에 보낸 공개서한에서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눠 나스닥에 상장하고 30조원의 특수배당과 사외이사 확대를 수용하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삼성물산 합병을 놓고 전쟁을 벌였던 엘리엇이 이번에 지배구조 개편을 제안하고 나온 것은 주주 가치 제고라는 명분을 내세워 이익을 극대화하겠다는 계산일 것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이달 말 주총에서 등기이사에 오르는 경영체제 교체기를 틈타 자신들의 지배력을 높이고 주가 부양을 이끌어내는 여론몰이에 나선 셈이다. 하지만 삼성이 그간 이런저런 이유로 지배구조 개편을 늦추는 바람에 불필요한 논란을 빚어왔던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삼성으로서는 차제에 투명한 지배구조 개편작업을 가속화함으로써 확고한 책임경영을 다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더 큰 걱정은 엘리엇 같은 투기성 자본이 유독 한국 기업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대기업을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작금의 사회 분위기와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야당에서는 소액주주의 영향력을 높이고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이 쏟아지고 있다. 이처럼 경영권을 옥죄는 반기업 법안들이 쏟아진다면 투기자본에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다. 오죽하면 대주주 지분율이 낮고 주가가 저평가된 삼성전자가 헤지펀드 공격의 교과서라는 외신 보도마저 나올까 싶다.



해외 행동주의 펀드는 국내 기업들을 상대로 2차, 3차 공세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럴수록 국내 기업들은 투명경영과 주주친화정책을 펼쳐 외부 공격의 틈을 주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정치권도 더 이상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편에 무분별하게 개입해 경영혼란을 초래하는 월권행위를 중단해야 할 것이다. 지금은 삼성 같은 글로벌 기업도 투자와 경영에 전념할 수 있어야 주식 가치가 높아지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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