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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해로 전락한 '공짜 와이파이'

와이파이 개방정책에 AP 증가

수십개 신호 한꺼번에 뜨면서

속도 느리고 품질 떨어져 불만

신호 잦아 배터리도 금방 닳아

작년보다 이용량 2000TB 감소





직장인 박지성(가명) 씨는 집 밖에 나설 때면 와이파이(Wifi)를 꺼둔다. 와이파이 접속을 알리는 ‘무선네트워크 선택’이란 알림이 시도 때도 없이 뜨는데다 지하철 등에서 와이파이가 잡히더라도 모바일 메신저 하나 보내기 어려울 정도로 속도가 느린 경우가 잦은 탓이다. 박 씨는 “예전에는 무선데이터를 아끼기 위해 무료 와이파이를 찾아다녔지만 요즘은 기본 데이터 제공량이 많은데다 와이파이 신호 알림이 귀찮아 아예 신호를 꺼둔다”며 “특히 지하철이나 시내 중심가를 돌아다니면 수 십개의 와이파이 신호가 떠 스마트폰 이용이 어려울 때도 많다”고 하소연했다.

2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이통 3사의 와이파이 개방정책에 따라 공공장소 등에 와이파이 액세스포인트(AP)가 늘고 있지만 정작 속도 등 품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와이파이 공해’로 전락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곳곳에 무선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은 반길 일이지만 와이파이 접속 신호 때문에 웹서핑이 끊기는가 하면 해당 신호를 탐지하기 위해 배터리 용량도 빨리 닳아 아예 와이파이를 쓰지 않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와이파이 이용량도 줄어드는 추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1만7,004 테라바이트(TB·1TB=1,024GB)였던 와이파이 데이터량은 지난해 11월 1만5,021 TB로 크게 줄었다. 같은 기간 LTE 데이터 이용량이 29만4,160TB에서 30만2,682TB로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이통사들이 정부 시책에 따라 타사 가입자도 이용 가능한 개방형 와이파이를 늘리고 있어 이 같은 와이파이 공해는 더욱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주로 와이브로 신호를 와이파이 신호로 바꿔주는 SK텔레콤(017670)KT(030200)와 달리 LTE를 와이파이 신호로 바로 바꿔주는 LG유플러스(032640)의 경우 지하철 내에서도 비교적 빠른 와이파이를 쓸 수 있다. 이통 3사가 서비스 중인 와이파이 AP는 현재 40만 여개로 이 중 SK텔레콤과 KT는 각각 10만여개를, LG유플러스는 7만5,000여개를 개방하고 있다. 사업자들은 향후 몇 년간 기존 와이파이 대부분을 공유 와이파이로 전환해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방침에 발 맞춘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 같은 와이파이 개방 정책이 품질 보다는 양 중심으로 이뤄지다 보니 와이파이 공해를 가속화시킨다는 비판도 나온다. 타 이통사의 와이파이에 접속할 경우 개인정보 인증 등의 과정을 거쳐야 쓸 수 있게 하는 등 과정이 번거로운데다 일부에서는 광고 등을 시청해야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통사들은 AP 최신 버전의 경우 최대 512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전파 간섭 현상 등으로 출근길 지하철 등에서는 와이파이로 웹서핑이 사실상 어려운 경우도 많다.

스마트폰에 잡히는 와이파이 신호는 향후 몇 년간 더욱 늘어날 예정인데 실제 이용자들이 혜택을 느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정부가 가계통신비 절감 대책의 하나로 전국 버스 5만대에 공공와이파이를 구축하고 전국의 초·중·고등학교에 15만 여개의 AP를 구축한다는 방침이지만 품질에 물음표가 찍히는 탓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향후 3년간 와이파이 운영비를 지원하되 이후에는 각 사업자가 알아서 관리하도록 해 품질이 크게 떨어질 가능성도 크다. 이외에도 커피숍을 비롯한 대부분 상점 등이 자체 AP를 설치해 놓고 영업하는 경우가 많아 시도 때도 없이 잡히는 와이파이 공해는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무료 와이파이가 LTE 보다 빠른 경우는 집안과 같은 특수한 지역의 AP 말고는 찾기 힘들기 때문에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들 대부분은 외부에서 와이파이를 잘 이용하지 않는다”며 “정부 주도로 이뤄진 와이파이 개방 정책이 낮은 품질 때문에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효용을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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