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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건보재정 적자시대… '文케어' 속도조절 필요하다

흑자행진을 이어오던 건강보험 재정이 올해 1조2,000억 원의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건보공단의 이런 예상은 당초 알려진 적자전환 시점이 1년 앞당겨진 것이다. 만약 공단의 자체 추계가 맞는다면 건보 재정은 7년 흑자행진에 종지부를 찍고 적자시대를 맞게 된다. 적자전환은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의료비 지출 증가로 진작부터 예고됐다. 하지만 건보의 보장성을 높인 ‘문재인케어’의 본격 시행이 조기 적자시대 돌입에 결정적이다. 정부는 현재 64%인 급여화율을 2022년까지 70%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건보 적자는 정부 지원분을 포함한 수입보다 지출이 더 많은데 기인한다. 7년간 흑자로 쌓아둔 누적 적립금이 20조원 안팎이어서 그나마 다행이지만 안심할 상황은 못 된다. 건강보험은 일단 적자가 발생하기 시작하면 그 폭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속성이 있다. 문재인케어의 속도를 고려하면 누적 흑자분을 소진하고 건보재정을 거덜 내는 것은 시간문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현재의 건보정책이 유지되면 보험료율을 연간 3.2%씩 올리더라도 2026년쯤 건보 재정이 고갈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극단적인 상황에 몰리면 군인연금처럼 나랏돈으로 적자분을 벌충하거나 국민 부담을 대폭 늘리는 수밖에 없다.

급속한 고령화와 노인빈곤 문제를 생각한다면 건보의 보장성을 강화할 필요성은 분명 있다. 하지만 문재인케어 시행 없이도 저절로 적자로 돌아서는 마당에 지출 속도를 지나치게 높이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살림살이가 흑자일 때 다가올 재정고갈에 대비해야 마땅하다. 지출이 늘어난 만큼 건보 무임승차와 과당청구 관행 같은 누수 현상을 막아야 하지만 이것만으로 충분한지는 의문이다. 급여화 속도 조절은 지속 가능한 건보 서비스를 위해 불가피하다. 필요하다면 국민 부담 확대를 위한 설득에도 나서야 한다. 전 정부가 쌓아둔 누적 적립금을 다 털어먹고 생색만 내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다음 정부에 건보료 폭탄을 떠안겨서는 더더욱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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