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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영원한 강자 없다'는 진리 일깨워 준 인텔 쇼크

시가총액 기준 세계 최대 기업인 애플이 이르면 오는 2020년부터 자사 컴퓨터 ‘맥(Mac)’에 인텔 대신 자체 개발한 반도체를 사용할 계획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아직 초기 단계지만 이미 경영진의 승인까지 받은 상태라고 한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그동안 소문으로만 나돌던 애플의 홀로서기가 본격화하는 셈이다. 애플과 인텔 모두 진위를 확인해주지 않고 있지만 시장은 인텔의 주가를 6% 넘게 끌어내리며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반도체 칩 하나로 세계를 쥐락펴락했던 ‘난공불락’ 인텔의 위기다.

인텔만 어려워진 것이 아니다. 애플의 독립선언이 중앙처리장치(CPU)에서 끝난다고 보면 곤란하다. 메모리반도체·디스플레이 등 한국 기업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다른 영역으로 전선을 확대할 개연성이 높다. 이미 애플이 삼성전자의 디스플레이를 대체하기 위해 차세대 제품을 개발 중이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 현실로 나타난다면 수출의 25%를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 의존하는 한국으로서는 큰 타격이 된다.

잠재적 위험요인은 애플만이 아니다. ‘반도체 굴기’를 앞세운 중국의 추격은 더 위협적이다. 중국 정부는 15% 수준인 반도체 자급률을 2025년까지 70%로 끌어올리기 위해 당초보다 30조원이 더 많은 200조원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현재 3~4년인 우리나라와의 기술격차를 7년 후에는 없애거나 추월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다. 지난달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의 첫 질문이 ‘중국에 대한 대응’이었던 것은 우연이 아니다.



잠재위협 요소들이 점점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데 사상 최대 수출이라고, 반도체 호황이라고 마냥 취해 있을 수는 없다. 한순간에 모든 것을 다 잃지 않으려면 치밀한 미래전략을 세워 ‘반도체 이후’를 대비해야 한다. 반도체에 목매고 있는 수출과 산업구조를 혁신형으로 바꾸고 인공지능(AI)이나 전기차·블록체인 같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ICT)에 접목하려는 시도도 필요하다. 규제 완화는 이 과정에서 빠져서는 안 될 필수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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