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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근로시간단축 충격 심각하다는 기업호소 안들리나

7월 근로시간 단축을 앞두고 산업계에 ‘코리아 엑소더스’ 바람이 거세다. 서울경제신문 보도에 따르면 지역 경제단체에는 해외이전에 따른 중소기업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섬유업체를 중심으로 베트남에 공장을 이전하거나 핵심 설비를 해외로 옮기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작금의 기업 엑소더스는 과거와 달리 정책 불확실성 때문이라는 데 심각성이 있다. 산업현장에서는 최저임금 대폭 인상에 근로시간 단축까지 덮쳐오자 더 이상 버틸 재간이 없다고 하소연한다. 그런데도 정부는 노동집약 업종의 이탈이 산업구조 고도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성장통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일자리 정부를 자처해온 정부 당국자의 입에서 나올 소리인지 개탄스럽다. 그렇다면 반도체부품 등 첨단 분야의 연구개발 업무마저 해외로 나가는 상황은 어떻게 설명할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주목할 것은 기업들이 당국의 눈치를 보느라 해외이전도 소리소문없이 이뤄진다는 사실이다. 자칫 미운털이 박혀 엉뚱한 피해를 보지 않을까 우려한다는 얘기다. 이렇게 사라진 일자리가 엊그제 통계청의 제조업 근로자 감소라는 통계에서 현실로 나타났다.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민간 부문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고 하기 어렵다”며 “절박함·창의성·과감함이 부족한 탓”이라고 했다. 하지만 멀쩡한 일자리를 내쫓으면서 어떻게 창의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



기업들의 요구는 그리 거창하지 않다. 예전처럼 공장을 돌릴 수 있게 숨 쉴 틈이라도 달라는 것이다. 정부는 고용정책이 ‘안착’했다고 강변하지만 기업들로서는 딴 나라 얘기로 들린다.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편이나 탄력적 근로시간 도입 등 제도적 보완책은 한시가 급한 상황이다. 정부와 정치권은 현장의 호소를 엄살이나 적폐로 몰지 말고 기업과 함께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자면 땜질식 처방이 아니라 국내 투자에 과감한 혜택을 부여하는 등 기업 환경을 개선하고 불합리한 규제부터 바꿔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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