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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규제개혁 성과없어 무력감 느낀다"는 재계의 하소연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굼뜬 규제개혁 속도와 관련해 참담한 심경을 털어놓았다. 박 회장은 18일 제주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 개막식에 앞서 “제가 천 번 만 번을 얘기해도 지치지 않을 만큼 절박한데 왜 효과가 없었는지 무력감과 자괴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박 회장은 정부 주관 규제개혁회의 참석은 물론 국회도 문턱이 닳을 정도로 드나들었다. 대정부 규제 완화 건의만도 40차례나 했다.

박 회장은 “어렵게 규제를 열 몇 개 풀어도 또 다른 쪽에서는 백 개씩 쏟아내면 기업들이 어떻게 감당하겠냐”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규제총량제 도입을 제안했다. 17만 상공인을 대표하는 수장다운 현실적인 해법제시다. 공교롭게도 전날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은 의원입법도 정부입법처럼 규제영향 평가를 받도록 해 불합리한 규제 난립을 방지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실제로 20대 국회 들어 기업 관련 규제 법안만 800건이나 쏟아졌다. 의원입법 10개 가운데 7개가 기업 관련 규제라는 통계도 있다.

정부 부처별로 규제총량을 제한하는 규제총량제는 노무현 정부 때 마련됐지만 몇 년 못 가 유야무야되고 말았다. 2014년 도입된 비슷한 형태의 규제비용관리제도 같은 처지다. 국무총리 훈령이라는 결정적 한계로 규제개혁의 추진력과 실효성이 떨어진 탓이다. 관건은 규제개혁의 구속력 확보에 있다. 영국은 오래전부터 하나의 규제가 늘어나면 다른 두 개의 규제를 없애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도 집권 첫해 규제비용총량제를 시행해 규제 1건당 22개의 기존 규제를 폐지 또는 개선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규제개혁은 대통령의 의지가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성과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이 이미 과거 정부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규제의 전봇대를 뽑느니, 손톱 밑 가시를 없애느니 하면서 야단법석을 떨었지만 변죽만 울리고 말았다. 규제개혁에서 성과를 내려면 대통령의 의지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법적· 제도적 장치 마련이다. 정부도 나서야겠지만 여당의 적극적인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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