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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한가지 빛깔로…뉴욕을 사로잡다

세계 화랑 누비는 원로거장들

'한국적 수묵추상 선구자' 서세옥

내달 리만머핀갤러리서 개인전

행위예술 이건용도 중국서 주목

'색채추상' 이성자 등도 활약 기대

오는 9월4일 미국 뉴욕 리만머핀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여는 서세옥의 1990년대 작품 ‘사람들’ /사진제공=리만머핀 서울




열풍 이후 숨고르기에 접어든 ‘단색화’를 대체할 원로 거장들의 활약이 세계 무대를 두드리고 있다.

‘수묵추상’을 대표하는 산정 서세옥(89)의 미국 첫 개인전이 뉴욕의 정상급 화랑 리만머핀갤러리에서 다음 달 8일(현지시간) 개막하고, 한국 아방가르드미술을 대표하는 이건용(76)은 대규모 개인전은 중국 베이징의 글로벌화랑 페이스갤러리에서 화제를 일으키며 다음 달 1일 막을 내린다. 또한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광주·부산 등지의 비엔날레 개막에 맞춰 국내외 미술계 주요인사들이 대거 입국하는 다음 달 초를 겨냥한 종로구 삼청로의 대형화랑들은 원로거장과 작고작가들의 전시를 야심차게 준비했다.

이건용 ‘신체지평선 76-2-2017’ /사진제공=페이스갤러리 서울


◇서세옥 뉴욕, 이건용 베이징 진출=현대미술의 심장부 뉴욕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화랑 중 한곳인 리만머핀 갤러리에 서세옥 화백의 196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반세기를 관통하는 작품들이 속속 자리를 잡고 있다. 대형 한지에 커다란 붓으로 서예의 힘찬 필치를 휘둘러 그린 ‘사람들’ 연작이다. 명상과 숙고 끝에 탄생한 호방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문인화적 성격을 갖고, 동시에 전통 기법에 기반을 둔 실험적인 추상회화라는 점에서 한국미술사에서 독보적이다. 먹의 흘림과 번짐, 여백의 가능성을 아우르는 작품들은 뉴욕미술계에도 신선한 자극이 될 전망이다. 리만머핀 갤러리는 현재 한남동 현대카드 스토리지에서 테이트미술관 소장품으로 국내 첫 개인전을 보여주고 있는 에르빈 부름을 비롯한 거물급 작가 다수를 전속으로 확보하고 있으며 뉴욕의 전시장 2곳외에도 홍콩과 서울 등지로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1960~70년대 한국의 실험적 아방가르드 미술을 대표하는 이건용의 개인전은 페이스갤러리 베이징에서 지난달 개막했다. 팔을 가능한 한 쭉 뻗어 반복된 행동으로 그림을 그리는 이건용 특유의 퍼포먼스가 열렸고 현지의 큰 호응을 이끌었다. 그는 1975년 10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처음 선보인 ‘건빵먹기’ ‘나이세기’ 등 숱한 퍼포먼스로 유명하다. 이른바 행위예술인 ‘퍼포먼스 아트’는 전통적인 회화·조각과 달리 기록으로 남는 작업이기에 당시에는 미술시장의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최근에는 재조명받고 있다. 2016년부터 갤러리현대가 프리즈,피악 등 세계적 아트페어에 이건용을 적극적으로 소개해 왔고 리안갤러리는 지난 3월 아트바젤 홍콩에 처음 참가하면서 이건용의 개인전을 선보였다. 또한 전시가 열린 페이스갤러리는 알렉산더 칼더·솔르윗·마크 로스코를 비롯해 데이비드 호크니·요시토모 나라·장샤오강·이우환 등 쟁쟁한 작가들을 확보하고 뉴욕에 3곳과 런던·제네바·베이징·홍콩·서울 등지에 전시장을 가진 명실상부 세계 최정상급 화랑이다.



이들의 전시는 단순한 회고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간 저평가된 작품의 가치를 시장이 눈여겨본 유력 화랑들이 적극적 마케팅에 나설 것임을 예고한다. 이에 서세옥은 한국적 수묵추상의 선구자, 이건용은 김구림·이승택 등과 더불어 1960~70년대 아방가르드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로 꼽힌다. 앞서 정상화·박서보·하종현과 고(故) 윤형근 등 이른바 ‘단색화’ 작가들의 경우 2014년 이후 이들의 작품이 국제적인 아트페어와 해외 화랑을 통해 소개되면서 1970~80년대 작품값이 3년 새 10배(국내 경매낙찰가 기준)까지 급상승한 선례를 갖고 있다.

◇아방가르드·민중미술·색채추상 등 해외미술계 겨냥=국내 주요화랑들이 비엔날레 개막이 연이은 9월 초에 맞춰 개최하는 전시들도 눈여겨봐야 한다. ‘아방가르드’ 계열의 작가로 갤러리현대의 이강소(75)와 아라리오 서울의 김순기(72)가 개인전을 연다. 이강소는 1975년 파리비엔날레에 참가해 기둥에 묶어둔 닭이 밀가루 위에 발자국을 찍는 과정과 그 결과를 전시함으로써 존재와 그 한계에 대한 의미심장한 물음을 던졌고 큰 반향을 일으켰다. 오는 4일 개막하는 이번 전시에는 73년 개인전 때 벌인 ‘선술집’ 등 작가의 대표작을 되짚는다. 30일부터 전시를 여는 김순기 또한 실험적인 작가로 꼽히고 미디어아트에서 선구자적 역할을 했지만 여성이며 재불화가라는 점 때문인지 활약상에 비해 국내 미술시장에서는 덜 조명받았다. 학고재갤러리는 민중미술로 분류되는 대표적 여성작가 윤석남(79)의 전시를 준비했다. 나무에 새긴 여성과 소외된 존재로서의 개 등으로 유명한 그의 작품은 영국 테이트미술관이 소장할 정도다.

한편 다음 달 4일부터 국제갤러리는 유영국(1916~2002), 현대화랑은 이성자(1918~2009)의 전시를 각각 개최한다. 시장에서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이들은 최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이 열리는 등 ‘안정권’ 작가들로, 단색화 이후 시장이 주목할 ‘색채추상’으로 경쟁력을 갖는다. 비엔날레 시기에 맞춰 국내외 미술관계자들의 관심을 끌면 해외 미술관 및 갤러리 전시로 확장돼 ‘도약’의 가능성이 높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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