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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의 뚝심? 의도된 상업성? 트럼프 비난에도 인종차별 항의 선수 광고 공개

“무언가를 믿어라. 설령 그 ‘무언가’가 모든 것을 희생하게 만들지라도.”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유니언스퀘어에 있는 나이키 매장 옥상에는 매혹적인 문구와 함께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의 새 얼굴이 담긴 광고판이 걸렸다. 광고판을 장식한 주인공은 미국프로풋볼(NFL)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49ers)의 전 쿼터백 콜린 캐퍼닉. 그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며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유니언스퀘어에 있는 나이키 매장 옥상에 인종차별 항의 표시로 경기직전 국가연주시 국민의례를 거부해 논란을 일으켰던 미국프로풋볼(NFL)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49ers)의 콜린 캐퍼닉 전 선수의 얼굴이 담긴 광고판이 세워져 있다. /EPA연합뉴스




논란의 시작은 지난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캐퍼닉은 NFL 샌프란시스코 49ers의 쿼터백이던 2016년 8월 경기 직전 미국 국가가 울려 퍼질 때 일어서길 거부하고 무릎을 꿇었다. 당시 미국에서 흑인이 백인 경찰의 불심검문에 걸렸다가 총에 맞아 사망하는 일이 잇달아 벌어지자, 소수인종에 대한 경찰의 폭력적 처사에 대한 항의를 표시한 것이다. 그의 이 같은 행동은 ‘애국심 VS 인종차별’이란 대립구도로 비화됐다. 선수들 사이에서 인종차별주의에 대한 항의 표시로 ‘무릎꿇기’ 저항이 확산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비속어까지 써가며 이들의 행동에 분노를 쏟아냈다. 급기야 NFL 구단주들에게 캐퍼닉을 해고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슈퍼볼 우승팀의 백악관 초청 행사까지 전격 취소하며 노골적으로 선수들에게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논란은 결국 국민의례를 선수와 구단의 자율에 맞기되, 선수가 ‘무릎꿇기’를 강행하면 구단에 벌금을 물린다는 수준에서 일단락됐다. 캐퍼닉은 지난해 3월 샌프란시스코와 계약이 종료됐고, 결국 새 팀을 찾지 못한 채 무직 신분으로 1년 이상 쉬는 신세가 됐다.

지난 2016년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의 콜린 캐퍼닉(가운데)과 동료들이 소수 인종에 대한 경찰의 폭력적 처사에 항의하며 국가 연주 때 일어서지 않고 무릎을 꿇은 채 앉아있다. /AFP연합뉴스


끝난 줄 알았던 ‘무릎꿇기’ 저항은 캐퍼닉이 나이키 ‘저스트 두 잇(Just Do It)’ 캠페인 30주년 기념 광고모델로 등장하며 재점화됐다. 나이키가 그를 모델로 발탁한 것은 캐퍼닉의 시위를 지지한다는 의미로 충분히 읽힐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자신의 공식 트위터를 통해 나이키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노골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나이키는 무엇을 생각하나(What was Nike thinking)?”며 짧은 한 문장을 게시했다.



대통령의 노골적인 압박에 뉴욕 증시에서 나이키 주가는 일일 기준 최대 낙폭을 기록하는 등 온·냉탕을 오가고 있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나이키 운동화를 불태우거나 양말 등의 로고를 찢는 동영상과 사진이 잇따라 올라오는 등 나이키 불매 운동으로까지 확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도 나이키는 보란듯 ‘논란(?)의 광고’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제공=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공식 트위터 캡처


CNN은 이 같은 행보를 두고 “나이키가 정치적 갈등의 중심으로 뛰어들었다”고 평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나이키가 사회ㆍ정치적 논란을 마케팅으로 끌어들인 의도적인 행보라는 분석도 있다. 나이키의 고객 대다수가 10~30대고 흑인이 많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오히려 충성고객층을 확고히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논쟁을 통해 외려 그릇된 것에 대한 도전과 저항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한 하나의 전략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나이키의 뚝심일까? 의도된 상업성일까? 이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은 어쩌면 나이키가 내놓은 2분짜리 광고에 숨겨져 있을지도 모른다. 광고는 성별·인종·신체적 장애 등을 극복하고 경기장에서 저마다 노력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광고 말미 캐퍼닉이 남긴 메시지는 곱씹을 만하다. “설령 뭇 사람들이 당신의 꿈을 미쳤다고 말해도 그 길을 계속 가세요. 그건 모욕이 아니고 찬사입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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