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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5초마다 한 개' 이케아 책장은 어떻게 국민 책장이 됐을까?





“책장 하나 그려볼래?”

이런 말을 들으면 대부분 사람들이 아마 이런 책장을 그리지 않을까요. 책 꽂는 책장을 그려보라고 하면 누구나 떠올릴 법한 이 그림. 이 그림의 실사판이 있으니 바로 이케아의 ‘빌리(billy)’ 책장입니다.

실제로 빌리 책장은 세계 모든 책장을 대표하는 제품으로 꼽을 만합니다. 상업 가구 제품으로는 아마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렸을 것으로 추정되죠. 빌리 책장은 1979년 처음 등장했는데 올해까지 40년 동안 1억 1,000만개 이상 팔렸다고 합니다. 세계 인구를 70억명으로 가정할 때 65명 중 한 명 꼴로 이 책장을 샀다는 거죠. 이케아에 따르면 빌리 책장은 5초마다 하나씩 팔린다고 합니다. 빌리 책장은 어떻게 이런 큰 인기를 끌게 된 걸까요.
빌리의 첫 번째 인기 비결은 역시 저렴한 가격입니다. 파티클 보드로 만든 80cm 너비 6단 책장의 가격은 70달러부터 시작하죠. 저렴한 가격의 비결은 이케아가 일으킨 혁신과도 연결됩니다. 빌리는 다른 이케아 가구들과 마찬가지로 이케아 특유의 포장 방식인 ‘플랫팩’에 담겨 판매돼 고객이 직접 조립하도록 설계돼 있죠. 대다수 사람들은 이케아가 고객에게 조립 업무를 떠넘기면서 비용을 절감한다고 생각하곤 합니다. 그 것도 맞는 말이지만 조립을 전제로 하는 ‘플랫팩’ 방식이 좀 더 추구하는 것은 유통·물류 분야에서의 비용 절감입니다.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면 일반 가구가 배달되는 모습을 한번 상상해볼까요. 가구란 제품은 부피가 크고 모양도 다양해 화물차로 운송할 때나 물류 창고에서 공간을 지나치게 많이 차지 합니다. 때문에 창고 적재율이 크게 떨어지고 한 번에 운송할 수 있는 가구 수도 많지 않죠. 하지만 이케아는 플랫팩이라는 규격화된 갈색 박스에 가구를 쪼개 넣음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차곡차곡 쌓아 운송하는 방식을 통해 화물차 및 창고의 공간 활용률을 획기적으로 높인 거죠. 실제 이케아 제품을 물류센터로 수송하는 차량들의 운송 적재율은 70%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빌리의 인기를 저렴한 가격에서만 찾으면 섭섭합니다. 단순하면서도 군더더기 없이 실용적인 빌리 책장의 디자인은 많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연 것으로 유명하죠. 특히 많은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은 빌리 디자인이 지닌 ‘익명성’에 주목했는데, 즉 소유자가 마음껏 채색할 수 있는 ‘텅 빈 캔버스’ 같은 역할을 톡톡히 한다는 겁니다. 인테리어하는 사람이 꾸미기에 따라 쓰임새부터 분위기까지 자유자재로 바뀐다는 건데, 실제 구글만 조금 뒤져봐도 빌리를 커스터마이즈하며 자신의 감각을 뽐내는 수 많은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죠.



아울러 이 같은 이케아의 혁신은 한순간에 이뤄진 게 아니라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이케아는 스테디셀러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사소한 수정과 개선을 거치며 물류 비용 등을 좀 더 절감하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으로 꼽힙니다. 예컨대 빌리만 하더라도 처음 등장했을 당시 너비(wide)가 90cm였다고 하는데 약 10년 뒤인 1988년 80cm로 바뀌었다고 하죠. 선반 너비가 너무 넓어 책을 많이 올리면 휘어진다는 고객 의견이 접수된 것은 물론 이케아의 이동 팔레트 사이즈를 볼 때 80cm로 줄이면 더 많은 적재를 실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겁니다. 다른 제품도 비슷한 과정을 거치는데 2010년 엑토르프 소파의 팔걸이를 탈부착 방식으로 바꾸면서 제품 박스 크기를 절반으로 줄이고 역시 물류 비용을 감소시켰다고 합니다.



올해로 탄생 40주년을 맞은 빌리 책장은 외관과 사이즈를 조금씩 변화시켜가며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이케아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사람도 있지만, 가구의 기본적인 기능에 충실하면서도 비용 절감을 위한 아이디어를 끝없이 실험하고 있는 한 이케아의 인기도 이어질 것 같다는 전망입니다. 빌리는 올해에도 4월 기준 이미 700만개가 생산됐다고 하는데요, 세계 인구 모두가 ‘1인 1빌리 책장’을 갖는 날도 그리 멀지 않겠죠?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영상제작=공지유 인턴기자 nouga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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