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최근 가수 겸 화가 솔비(본명 권지안)의 국제예술상 대상 수상을 두고 일각에서 비판이 나오는 것에 대해 “미대 나온 걸 신분으로 이해하는 게 문제”라며 “작가는 신분이 아니라 기능”이라고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말했다.
앞서 솔비는 이달 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2021 바르셀로나 국제 예술상’에서 대상 격인 ‘그랜드 아티스트 어워드’를 수상했다. 그러나 솔비의 수상 소식이 전해진 이후 미술계 일부 작가들은 이번 행사의 권위와 수상 경위, 표절 등 여러 의혹을 제기하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홍대 이작가’로 활동하는 이규원 작가는 지난 9일 유튜브 채널 ‘정영진 최욱의 매불쇼’에 출연해 “아트페어는 전시가 아니다. 작품을 사고 파는 곳이다. 한국 아트페어도 1,000명이 훌쩍 넘은 아티스트들이 참여하는데 솔비가 대상을 받은 아트페어에는 60명 정도 참여했더라”라고 지적했다. 그는 “보통 아트페어는 부스에 갤러리나 개인이 부스비를 내고 참여한다. 참가비를 내면 몇가지 혜택이 있다. 어워드 후보에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직 화가 이진석씨도 유튜브 방송을 통해 “작가한테 부스비, 참가비를 뜯어내서 딱 전시 이틀하고 주는 상이 무슨 권위가 있겠나. 권위 있는 상은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솔비의 작품을 두고 "가나아트에서 전시했던 시오타 치하루의 작품과 너무 비슷했다"며 표절 의혹도 제기했다.
이러한 의혹에 대해 솔비 측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트페어 조직위에서 초청하고 싶다고 정식 공문을 보내와 초대되었으며, 초청을 받았기 때문에 참가비를 내지 않았다고 해명한 바 있다. 또 ‘권위 없는 행사’라는 주장에 대해 “올해 전시까지 10년이 된 바르셀로나에선 권위 있는 예술 행사”라며 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도 출품됐다고 전했다.
이에 이규원 작가는 “솔비는 초청받아 갔다고 했다. 그렇다면 더 문제다"라며 "모든 참가자들이 부스비를 내고 수상 후보에 올라 기대를 하고 있는데 초청받은 솔비가 대상을 받았다면 대상이 내정되어 있었다는 의혹이 생긴다”고도 말했다.
한편 솔비는 '2021 바르셀로나 국제 예술상’ 메인 작가로 초청받아 ‘저스트 어 케이크’(Just a Cake) 시리즈의 ‘피스 오브 호프’(Piece of Hope) 작품 총 13점을 선보였다. 심사위원 로베르트 이모스는 "그의 작품은 그리움과 함께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며 역동적인 표현성과 독창성 부문을 높게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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